(이대용 장군의 사이공 억류기) 20, 3층의 악랄한 경비원들

감방을 옮기고 나서 이대용을 담당하는 경비원들은 매우 악랄한 사람들로 바뀌었다. 어느날 경비원이 이대용에게 식수를 주고갔다. 1리터밖에 주지 않아서 좀 더 달라고 했더니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지르면서 이대용을 감방구석으로 몰아 넣기도 했다.

며칠후에는 다른 경비원이 하나 오더니 이대용의 캐시미어 이불을 뺏어가려고 했다. 이대용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포기했는지 그냥 돌아갔다.

물을 긷기위해 감방을 잠시 비우면 그 틈을 타고 들어와 이대용이 차입으로 받아놓은 식품, 치약, 비누 등을 몰래 짚어가기도 하고 또 이것저것 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대용은 이순흥 회장과의 비밀접촉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이불, 신발, 가방 등 중요품은 내주지 않았지만 식품같은 것은 그리 까다롭게 굴지않고 내 주었다.

1977년 1월 24일 아침 옆의 2호감방에서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고함소리가 들렸다. 영어였다. 이대용에게 외국인이냐고 묻고 있었다. 이대용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저녁에 해가지고 어두워지면 변소쪽 철창문쪽으로 편지를 보낼테니 받을 준비를 하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옆감방에서 철창문쪽으로 편지를 보낸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쇠꼬창이에 달린 편지가 달려서 철창문쪽으로 배달이 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들은 형무소에 있는 철조망을 몰래 잘라서 쇠꼬창이를 만든 것이었던 것이었다.

옆의 제2호 감방에는 2명이 수감되어 있었는데, 한명은 중국계 말레지아인 림 셍 핀이고 다른 한사람은 구월남군 육군대령 호 반 키엩이라고 했다. 그 이후 서로 심심하거나 하면 신호를 주고받고 편지를 교환했다. 편지를 주고받다 보니 3층 감방의 식사를 담당하는 경비원이 매우 악랄했다.

그는 말레지아인인 림 셍 핀에게 밥과 국을 남보다 적게 주었다. 정량대로 주어도 굶어 죽을 판인데 거기서 훨씬 모자라게 식사를 주니 살 수가 없었다. 하루는 그가 림 셍 핀에게 라이타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라이타를 줄테니 식사를 제대로 달라고 했다고 한다. 약 5일정도 그렇게 주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래서 림 셍 핀은 다음에 차입이 들어오면 줄테니 밥과 국을 제대로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경비원은 외상은 안되고 림 셍핀이 입고 있던 좋은 옷을 벗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옷을 벗어줄 수는 없는 법이라 그냥 굶기로 했다고 한다.

1월 30일 불쌍한 림 셍 핀은 심장기능에 이상이 있어서 형무소 병원으로 옮겨갔다. 신발도 밥과 바꾸어 먹어서 맨발로 병원에 갔다.

Sort:  

잘읽고갑니다. 감방생활자체도 힘든데 경비원들이 더 힘들게하군요.

신발마저 밥과 바꾸어 먹을 정도로 악랄한 경비원들이었군요~^^

약자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비열한 인간들이네요...ㅠㅠ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3
JST 0.030
BTC 66945.54
ETH 3515.79
USDT 1.00
SBD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