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req, photo] trees

in #kr-writing8 years ago

trees.jpg

Seoul, Apr. 2018, Nexus 5x


가끔 글 대신 사진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단어의 조합만으로 이미지를 표현하기는 어려울 때가 있을 것이다. 글이 나름의 영역을 가지고 있듯 이미지도 고유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정보의 양이 다르기보다는 다룰 수 있는 정보의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씩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 지식을 모두 정보로 치환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

땅의 입장에서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뻗는 손. 뿌리로 지탱하고 있지만 땅에 완전히 속하지는 않는 이질적인 존재들. 하지만 하늘의 입장에서 나무들은 땅을 향해 뻗는 손. 대기에 부유하는 존재들. 공기의 결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나는 선예도가 좋거나 색감이 다채로운 사진들을 그다지 즐겨 찍는 편은 아니다. 상업용 사진이나 전문적인 사진에서는 그러한 덕목들이 중요하고 강조되겠지만, 우리의 일상이 항상 또렷하고 화려한 색상을 띠는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적당히 뭉개지고 적당히 날아가고 적당히 흔들리는 사진들이 좋다. 일상은 잘 정제된 채로 지나가지 않을 때도 많으니까. 돌이켜 보았을 때, '그 때 그랬지' 라고 회상하며 새롭게 시선과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일상을 받아들일 때에, 감각에 들어오는 완전한 정보의 총합을 계산하기 보단,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잊어버리기도 하고 압축해서 기억하는 느낌이 든다. 내가 찍는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불완전한 느낌이 좋다. 센서가 가지는 좁은 다이나믹 레인지가 좋다. 서툴게 깎은 렌즈의 구면이 가지는 왜곡의 느낌이 좋다. 작은 센서의 면적으로 인해 더 긴 셔터의 노출을 원하거나 그 것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생기는 노이즈의 느낌이 좋다. 흡사 이러한 요소들은, 내가 가지는 일상의 불완전함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진폭과 요동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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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qrwerq님! 오지라퍼@honoo입니다! 사진의 중요성을 느끼고 갑니다! 띠용!

네. 반가워요. 아무래도 이미지가 가지는 힘 같은게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사람이 가지는 각각의 감각에 대한, 다양한 방향과 힘들이 존재하는지도 모르지요 :)

가끔은 말이나 글이 아닌 시각에 의존한 것들이 더 마음에 와닿을 때가 있어요. 저는 qrwerq 님의 글도 좋지만, 사진도 너무 좋아요. 아이디 맞게 쳤나? 왼손으로 톡톡톡톡.. 리드미컬하게 ^^

부족한 사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각으로 인해 사진을, 청각으로 인해 오디오를 포스팅하는 것이 그러한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보고 들어야 닿을 수 있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제 아이디는 여러번 치다보면 익숙해지긴 합니다 물론 가끔 오타가 납니다. qrewrq 이런 식의 오타면 저도 가끔 헛갈립니다. @_@

흔들리면 흔들린대로.. 그것은 그것 또한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흔들림에 외부의 움직임이나 저 자신의 움직임이 포함된 것 같아, 약간의 시간의 흔적이 보인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들곤 합니다. 완전한 정지 같은 느낌이 아니라서 좋아요.

와~저 사진 직접 찍으신 거 맞죠?
서울이라고 나와있는데 어디가 저렇게 좋은가요?
글 대신 사진으로 말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공감합니다.

네. 맞습니다. 언제나 스마트폰 카메라 사진이고, 이 글과 마찬가지로, 남산한옥마을입니다. 멀리 보이는 불빛은, 서울타임캡슐이 담긴 자리입니다. 400년 뒤에는 무엇이 남아있을까요-

링크해주신 글 잘 봤습니다.^^
전형적이라는 것도 정말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림만 하더라도 옛날에는 원근감도 없었는데 당시에는 그게 전형적인 거였겠죠.^^
근데 남산한옥마을 정말 멋있네요. 사진도 잘 찍으시네요.^^
불과 몇십년 전 서울 모습과도 많이 달라져있는데 400년 뒤야 어찌 알겠습니까..ㅋ

바쁜 와중에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진폭과 요동'을 즐길 수 있는 감성과 여유 참 좋아 보입니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성과 여유를 찾아야하는데, 사실 쉽지는 않네요- ㅠㅠ

저도 참...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기술이 표현을 다채롭게 하다니, 가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이 요즘에는 정말 사진이 잘나오는것 같아요:-) 좋은 사진에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직업으로서의 사진을 하는 것은 아니다보니, 스마트폰 카메라에 만족하게 되더라고요. 아마 저는 어설픈 사진에 어설픈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게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땅 의 입장에서본 나무..
하늘 의 입장에서본 나무..
좋았어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는 땅의 관점, 혹은 사람의 관점에서만 나무를 보기도 하는데, 하늘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한번 뒤집어서 생각해보게 되더군요.가지들이 쭉쭉 뻗은 모습을 보니 말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스마트폰의 불완전한 느낌이 좋다고 하셨지만 제 눈에 저 사진은 완전해보입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저도 넥서스 5x 유저라는 것이죠. 살면서 처음 만나봅니다. 제 핸드폰으로도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아니 제 핸드폰 카메라가 표현하는 일상의 불완전함을 더듬어보길 바라며 오늘은 카메라 대신 핸드폰을 꺼내야겠습니다.

보기드문 5x 유저시군요! 반갑습니다. 넥서스 5x의 카메라는 꽤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일상의 불완전함이 결국 완전한 것이 아닐까 하는 묘한 느낌을 생각해봅니다. 일상이 렌즈를 통해 오롯이 드러나길 기대해봅니다.

글과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나루님통해서 여기까지 왔네요.

불완전의 여백

작가님의 글은 그런데 정제된 느낌이 듭니다. 어찌보면 불완전을 피하려는 강한 강박이 느껴지기도하내요. 참 아이러니죠?

불완전을 피하려는 완전의 여백

예리하시네요. 사실 저는 완전함을 모든 가능성의 포괄로 여기곤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여백은 가능성을 담은 공간이자 가능성의 경계를 가늠하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동적인 여백을 추구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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