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잡담 #1

in #kr-pen8 years ago

2015.12. 서울. 넥서스5

한동안 사진에 푹 빠지면서, 결국 사진이라는 것은 담을 수 있는 정보의 극한치를 내포하거나 셀프-포트레이트와 같은 작업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미지로 담을 수 있는 정보는 글보다 많을 수 있다. 디지털 사진에서의 픽셀, 혹은 필름에서 화합물의 그레인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 정보의 집합체 - 그 것을 해석하는 것은 감상자의 마음이겠으나.

결국 보기 좋은 사진이라는 것은, 외부 세계와 내 시선의 감응이 일어날 때 셔터를 누르고 그러한 감응이 자신을 포함하여 여러 사람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 때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한 의미와 더불어, 내 자신의 모습을 풍경으로 투영시킨다는 측면에서 사진은 결국 자화상의 다른 형태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금은 서랍장에 잠자고 있지만, Nikon F801s나 Voigtlander R3a 와 같은 필름 카메라들로 누비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무겁지만 한번 담을 때 세련된 표현을 하는 것, 가볍지만 그만큼의 장비가 가진 능력은 조금 떨어지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할 때가 왔고 결국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아무리 좋은 바디와 렌즈를 가지더라도, 내가 담고자 하는 세계가 찰나에 지나가는 것이라면 - Henri Cartier-Bresson의 말을 빌자면, 결정적 순간을 놓치는 결과를 얻는다면 결국 나는 그 순간을 놓친 것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교하게 조작된 세상이 아닌 이상 말이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지만,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때가 많다.
찰나를 손에 꼭 쥐고 놓치지 않기에 아주 좋은 세상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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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를 손에 꼭 쥐고 놓치지 않기에 아주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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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젝트 흥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사진이란 취미 자체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표현하기도, 추억을 기록하기도, 남들과 교류를 시작할수도 있는 취미죠
요즘 폰카메라가 좋아져서 언제든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그래도 가끔은 장롱속 무거운 카메라를 짊어지고 나가서 사진을 찍으면 그 나름의 재미가 있더라구요.

저도 그러한 매력에 빠져 사진을 시작했었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편은 아니지만 살아오는 궤적을 남기고 추억하고 공유하는 것이 좋더군요. 오랜만에 말씀주신대로 들고 출사 나가봐야겠습니다 :)

결정적 순간을 잡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죠. 크롭은 안 된다, 연출은 안 된다 주장했던 그 Cartier-Bresson옹마저 크롭에 연출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저도 그 가벼움을 선호해서 한동안 RF카메라를 들고다니곤 했습니다.

맞습니다. 가벼움이 주는 매력은 무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SLR -> RF -> 스마트폰카메라 이렇게 사용이 달라진 케이스 입니다. 가끔 각 렌즈들이 주던 다채로운 발색이 그리워질 때가 있더군요. 스마트폰의 화질이 좋아져도 처음 들어오는 색깔의 raw 값은 어떤 렌즈를 투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테니까요.

연출이라는 것에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진이란 것은 신기하게도 그 순간의 감정 그리고 오감을 담고 있습니다. 저에겐 그게 사진의 매력이죠 !!

동의합니다. 저는 게다가 그 순간에 제가 가졌던 감정이나 느낌이 항상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이 저에게는 좀 더 자화상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 자신의 모습을 풍경으로 투영시킨다는 측면

이 말이 너무 멋지네요.ㅎ
이제까지 뭔가를 담으려고만 했었는데...
응원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자주 찾아와서 좋은 사진 많이 보고 갈게요. ^^
보팅 팔로우 하고 가요~~~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저도 종종 들르겠습니다. 좋은 시선 많이 담으시길 기원 합니다 :)

한동안 사진이 좋아 출.퇴근길에 항상 사진기를 담고 다녔던 때가 기억납니다.
마음은 항상 '오늘은 출.퇴근길에 나만의 멋진 사진을 담게 될지도 몰라'라고 했지만..
끼워 구겨져 탑승하는 지하철 안에서 멋진 사진은 커녕 사진기나 부서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ㅎㅎ

지금은 맘 편하게 핸폰 카메라에 적응하게 되었지만
카메라 보관함에 잠자고 있는 Nikin F3와 Fuji X-T1을 잡고 다닐 날을 상상합니다.

그러려면 얼렁 회사부터 때려치워야 하는데 말이죠 ㅋㅋ

잘 지은 글 한 편 행복한 맘으로 읽고 갑니다~

방문 주셨네요. 장문의 답글 감사합니다. 적어주신 카메라 기종을 보면서, '남자라면 니콘이지' 라고 허세부렸던 제가 생각나네요. 사실 니콘 마운트 계열의 카메라로 사진을 시작한 계기가 제가 가졌던 허세(?)였습니다. Nikkor 의 쨍한 색감이 너무 좋았거든요.

행복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점점 욕심이 생겨서 기기를 더 좋은 것으로 사놓고 결국 평상시 사진을 찍게 되는 것은 스마트 폰이 되더군요. 구도나 사진의 질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결국 놓치기 싫은 찰나를 손에 꼭 쥐게 되는 것은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 폰일 테니까요. 그런면에서 좋은 세상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

맞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스마트폰의 사진기를 높게 평가합니다. 순간의 대중화 라는 측면에서요.

이런 좋은 글을 너무 늦게 읽었네요.
어느 한 쪽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양쪽을 병행하는 사람도 꽤 많을 거구요.
그런데 카메라를 경험했던 분이 폰카로 유턴하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한 결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찰나를 잡는 결정, 응원합니다!

저도 여러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더 관찰자적인 시선을 견지하기에, 아무래도 가볍게 찍는 것으로 선회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는 상당히 좋은 화질을 보여주기에, 상당히 유용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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