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렌트의 영화리뷰]intimacy - 선정적인 문구 뒤에 숨겨진 관계에 대한 통찰
맨날 차량관련 글만 올리다가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하나 이야기 할까 합니다
포스터를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제가 생각하는 영화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잘 나와 있지 않은 포스터 입니다
한글로 번역된 제목은 감상에 방해가 되는 것 같고
원제목인 intimacy가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를
좀 더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포스터를 제작하는 사람이였다면 이 장면을 가지고
표현했을 것 같은데 제가 이 영화에서 왜 이 장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뒤에 잘 나와 있습니다
영화는 런던의 우울한 날씨를 배경으로
제이(마크 라이런스)라는 남자와 이름 모를 여자(캐리폭스)의
약간은 비정상적인 관계를 통해 극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둘은 서로에 대해 알지 못 합니다
단지 수요일날 만나서 관계만 가질 뿐 이죠
재미난 점은 이 관계를 표현하는 감독의 표현방식입니다
섹시하지 않지만 긴장감이 없는 것은 아니고
아름답지 않지만 천박하지도 않습니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두 남녀가 아무 이유 없이
수요일날 만나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텍스트만 보면 굉장히 건조하고 욕구만을 해소한다는
쿨한 이미지를 의식적으로 떠올리게 될텐데
실제 영화 상에서 표현되고 있는 모습은
순식간에 스쳐지나가지만
적당히 깊은 눈빛과
일말의 주저함
그리고 약간은 어색한 대화로
어쩌면 극적이고 감정이입하기 힘든 이 설정을
현실로 자연스럽게 옮겨놓습니다
극적인 감정을 유도하지도
극단적인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시종일관 영국의 날씨와도 같은
그레이톤을 잘 유지하고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거의 30분 동안 큰 사건 없이
이 둘의 기묘한 관계와
제이의 일상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 때 보여지는 제이의 일상이
조금 재미있는데
제이는 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답게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주도해 나갑니다
오만하고 확신에 차 있으며 행동에 거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이가 회상하는
(극 중 시점에서 제이는 가정을 벗어나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의 가정생활은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무기력함이 화면 가득합니다
일상의 바다에서 혼자 부유하고 있는 모습이
제이의 과거였던 거죠
제이는 서로 다른 세 명의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1 현재 매주 수요일 이름 모를 여인을 만날 때의 어색하지만
감정의 선이 살아 있는 모습
2 감정의 섬세함은 없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주도하고
공격적이며 자신감 있는 모습
3 과거 속에 존재하는 특별히 모난 곳은 없지만 공허함 속에
부유하는 모습
제이는 이런 본인의 현실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름 모를 여자와 관계를 지속합니다
그들의 관계도 점점 intimacy(친밀) 해지죠
여기가 말하는 관계는 성적인 관계만 한정해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 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들의 행위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횟수가 반복 될수록 조금씩 티나지 않게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아직까지는 육체적인 부분에 한정되어 있지만 말이죠
이러한 섬세함을 캐치하는 것도
감상에 있어서 좋은 포인트입니다
인물의 배치, 조명, 구도를 통해
끊임없이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으니깐요
그리고 이제 시간이 27분정도 지나면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을 담담하게 연출합니다
관계를 마친 그녀가 나가면서 닫은 문이
우연히 열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냥 문이 덜 닫혀서 벌어지는
일상의 작은 해프닝이지만
그 문 너머로 보이는 열려진 공간을
우연히 바라보게 되는 제이는
그 곳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열려진 문 너머에 존재하는
그녀의 공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가 정말 감독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영화 시작 27분만에 말이죠
이제 제이는 그녀의 공간으로 들어가
그녀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얻게 됩니다
클레어라는 그녀의 이름과
연극배우를 하고 있으며
남편과 아이가 있는 유부녀라는 것
심지어 그녀의 남편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죠
그렇게 제이는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사실 이 영화의 결말은 중간에 예측할 수 가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클레어가 연극하는 장면이 있는데
테네시 월리암스의 유리동물원이라는 작품에서 로라역을 맡죠
유리동물원이라는 연극에서 로라라는 인물은
섬세하고 나약한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캐릭터입니다
감독은 로라랑 클레어의 캐릭터성을 동일시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 속의 유리동물원이라는 연극을 넣어야만 했고
결국 이는 영화의 결말을 예민한 관객에게 미리 암시하고 있는거죠
몇 번의 작은 사건들을 통해
제이는 이제 완전히 클레어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러한 행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확인할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는
끊임없이 제이와 클레어 두 사람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파국으로 치닫게 합니다
결국 마지막 순간이 오게 되고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클레어가 찾아오는 순간
둘은 서로의 진짜 마음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제가 클레어랑 유리동물원의 로라의 캐릭터성이 같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결말에 잘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섬세하고 연약하기에
진정 자기가 원하는 길이 있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캐릭터죠
클레어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더 이상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제이 역시 부인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죠
영화 속에서 두 사람 모두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클레어의 남편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부인의 꿈을 지지하는 것 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 지지 하지 않습니다
그의 캐릭터가 가장 잘 들어나는 사건이
영화 후반부 발생합니다
어떻게 제이를 알게 되었냐?
라는 클레어의 질문에
그는 갑자기 클레어가 형편없는 배우라고
폭언을 합니다
그가 클레어의 활동을 지원했던 것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였지
클레어를 진심으로 믿고 있지는 않았던거죠
결국 클레어는 자기 스스로 간통을 한 것을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차에서 내려버립니다
하지만 남편은
그 뒤로 제이에게 가서
비아냥 거리거나
자신의 사랑은 갈수록 더 깊어진다는
뜬끔없는 이야기를 할 뿐 더 이상 어떤 행동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관계를 항해 나아가는 행동이
결국 관계를 파멸 시켰기 때문입니다
제이는 클레어에게 다가갔습니다
열려진 문으로 클레어를 따라 나가는 그 장면이
그 것을 상징하는 것이죠
만약 제이가 클레어에게 다가가지 않았다면
그 열려진 문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관계는 지속 되었을 것 입니다
결론적으로 클레어에게 다가가고자 한
제이의 행동이 둘 사이를 파멸시킨거죠
클레어와 남편은 서로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들은 관계를 유지할 뿐이죠
대신 끝나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생각나는 연극이 있습니다
에드워드 올비의 zoo story 입니다
센트럴 파크 공원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가 얼마나 어렵고
참담한 결과로 끝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절망스러운 묘사이지만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영화 intimacy 로 돌아와
인터넷상에서 위 영화로 검색을 해보면
무삭제(!!) 전라 섹스 성기노출처럼 자극적인 내용의 포스팅이 많습니다만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관계맺기에 대한 수준 높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더 많은 사람과 빠르고 쉽게 관계를 맺죠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해볼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100팔로워 이벤트]에 당첨되셨으니 확인부탁드립니다.
https://steemit.com/kr-event/@badasori/3ctcau-100
즐거운 금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English version !!
귀찮음.... use google
Thanks
good luck!!
포스팅 관련 댓글 쓰려다... 밑에 댓글 보고 빵터졌습니다. ㅎㅎㅎ
ㅋㅋ 저렇게 답글을 계속 달아주는게 더 신기합니다^^
깊게생각하면 한없이 깊고 복잡해지는게 관계가 아닌가 싶네요.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 나죠
문제는 그렇다고 스님이 될 수는 없어서 ㅠㅠ
사람도 만나고 수다도 떨어야 하는게 삶의 재미죠
눈 많이 내린 어느 날, 좋은 영화 감상평이었습니다. ^^
글 솜씨가 없어서 두서가 없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긴 내용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드네요.
영화속에서 이런 의미 있는 것을 찾으시는 수준 높으신 autorent님 ㅎㅎㅎ
수준이 높기는요 ㅋㅋ 벌써 퇴근 시간이시네요!! 칼퇴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문의 글 잘 보았습니다.
글솜씨가 대단하십니다.
아닙니다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고 그렇죠
자주 뵙겠습니다:)
관계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
그보다.. intimacy 야한영화군요?! ㅎ 안봤는데.. 봐야겠...;;
야한장면을 기대하시면 차라리 다른 영화를 예를 들어 나인송...(소근소근)
100% 실망합니다
갠톡주세요.... ㅋㅋㅋㅋ
단순하면서도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영화인가봐요
감독의 해석을 안다면 단순한 영화도 좋은영화가 될수있는것같아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관점이 틀려서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
다소 나쁜영화같지는않네요
보기에 따라서는 불쾌감이 느껴질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보통 관계에 대해 서술하는 영화들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의도된 불쾌한 감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임팩트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같은 메시지를 남들과 다른 언어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하구요
누군가는 행간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행간 안의 의미를 놓치기도 하고
영화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나 확인해봐야겠네요
관계라는 것은 참... 나이를 먹어도 힘들고 뭐 죽을때까지 힘들 듯 합니다
autorent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죠!!
관계가 참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