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에 대한 가벼운 농담같이 시작한 글이 점점 무거워져 스팀잇에 대한 포지셔닝에 대한 성찰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글이네요. 이야말로 상전이가 일어난 글이 아닌가 합니다. 가벼운 표지판 하나로 이렇게까지 이어지는 사고의 과정을 더듬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물론 글을 재미로 읽은 것은 아닙니다.
결국 당신의 글보다 당신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한 시기가 오게 될 것이다.
꾸준함? 그 것은 그 글이 정말로 잘 쓰여진 글이라서 누군가와 감응하거나, 환산된 수치의 힘이 커서 가만히 있어도 계속해서 누군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졌을때나 가능한 것이다. 라벨을 배제한 평가가 가능한 것인가? 최소한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니 꾸준함만으로 무얼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스팀잇을 하며 꾸준한 글쓰기가 스팀잇에서 성공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글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꾸준한 글쓰기에도 (심지어 제법 잘 쓰여진 글임에도) 보상이 시원치 않고 사람들에게 읽혀지지 않고 묻혀 버리고 마는 일도 목도해 왔죠. 어떻게 보면 글도 글이지만 스팀잇은 모두가 작가이자 소비자 이므로 인맥 놀이일 수 있겠다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죠. 저야 스팀잇이 밥벌이의 수단은 아닌지라 가볍게 그것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 때문에 좌절하고 스팀잇을 떠나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글이 아닌 자신에 대한 홍보가 더 중요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qrwerq님이 말한 라벨을 붙여 나가는 것이겠지요. 저 역시 익명을 벗어 던지고 쌍둥이의 아빠임을, 교사임을 라벨로써 붙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덕분에 스팀잇을 하며 변하고 있는 저의 생각과 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스팀잇에서 @qrwerq님을 만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스팀잇 자체도 그렇고 글도, 사진도 그런 거 같습니다. 일단 밥벌이의 수단으로 스팀잇을 보지 않으니 현실에서는 이렇듯 쉽게 만나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스팀잇의 매력이자 계속 포스팅을 하게 되는 이유인 거 같습니다. 문다, 때린다, 들이받는다, 돌진이 아주 우아한 형태로 이미 벌어지고 있는 글을 보았었는데 왜 저러지 하며 그냥 지나쳤었는데 조금은 신중히 보아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제가 스팀잇을 하는 것이 단순히 여행을 하는 수준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죠.
쉽게 접근하게 하고 점점 깊이 들어오게 하고 결국 몰입하게 하고는
정말로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 장난이 불장난되고, 화르르 타오르는 수가 있다.
라는 말로 글의 비상구까지 만들어 놓음에 글 구조에 대해서도 배우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라 사슴공원에 갔을 때, 표지판이 참 인상적이었고 실제로 사슴이 그러한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나니, 참 신기하더군요. 물론 사슴들이 귀엽다고 느낀 감정이 1순위 이긴 했습니다 :)
스팀잇을 포함한 블로그의 목적은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의 SNS나 블로그는 1,3 정도의 측면이 강조되었던 반면, 스팀잇은 2,4의 목적이 더 뚜렷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물론 1,3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의 글쓰기 혹은 활동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어야 하고 많이 노출되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그들이 보팅을 많이 눌러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안을 시행하는 것은, 시스템이 허용하는 한 모두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라벨링일 것입니다. (저는 스팀잇 내에서 라벨을 붙이는 것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합니다. 스팀잇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결국 우리는 라벨을 스스로 붙이니까요) 제가 경계하는 것은 오로지, 스팀잇에서의 활동이나 결과물이 그러한 라벨들이 지시하는 수준과 합치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제가 스스로 경계하는 것일 뿐, 합치된 완벽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이상주의적인 시선에 불과하겠지요.
2,4의 목적에 따라, (플랫폼 자체의 룰의 설계가 그렇습니다.) 좀 더 부담 없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봅니다. 라벨이 사실 재미있는 형태로 작동하는 세계입니다.
저도 아직 한참 부족하고 배워야하는 것이 많습니다. 제 글 또한 잘 쓰인 글은 아닙니다. 어떠한 글은 이러한 구조로도 작성될 수 있다 정도만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닿아서 다행입니다. 좋게 보아주셔서 다시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