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qrwerq, essay] 수선의 쾌감

in #kr6 years ago

으아아니 상위 0.04%면 도대체 얼마나 책을 많이 구입한 것이며 그 많은 책은 다 쟁여 놓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집이 거의 도서관 수준일 듯한데요. 아니면 읽으시고 중고로 파시는 건가요? 여튼 대단하십니다. 책탐은 있어도 책 구입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 학교 도서관이나 온라인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가방이 망가질 때를 대비한 예비 가방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손때가 묻은 가방을 버리는 것은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궁상맞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궁상맞고 안 맞고는 그 가방의 낡음이나 수선의 유무가 아닌 그것을 가진 사람의 생각과 살아내는 태도에 달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 대학 다닐 때 정년을 훌쩍 지났음에도 명예교수로 강의를 계속 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 나이만큼이나 낡았을 거 같은 손 때 묻고 군데 군데 가죽이 떨어진 가방을 들고 다니셨죠. 그 가방이 절대 궁상맞아 보이지 않았죠. 되려 오래된 가방이 그분의 검소함과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드러내는 거 같았습니다. 사람으로 인해 그의 소유물이 빛나야지 그의 소유물로 인해 그 사람이 판단되어서는 안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부디 수리하신 가방이 더 고장남 없이 사용되길 바랍니다.

Sort:  

진지하게 1 평당 미터 당 견디어야 하는 하중을 계산해본 적이 있습니다. (...) 아무래도 책은 대체로 책장에 꽂히게 되니, 집중적으로 하중을 받는 곳을 살펴보게되곤 합니다. 물론 이미 그러기에는 이미 늦어서,
책이 바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

중고로 팔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고로 파려고 내놓고 주문이 들어온 순간, 다시 읽어보고 너무 아깝다 싶으면 취소한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두고두고 볼 책들은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도서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유'하고 싶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더군요.

'소유물로 인해 사람이 판단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저도 책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제가 많이 읽은 것은 아닙니다.(?) 농담이고요, 소유물을 다루는 태도에서 삶의 여러가지 존재들을 다루는 태도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쓰는 물건이라는 것은 결국, '손길'을 나타내주는 가장 큰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30
BTC 68425.65
ETH 2646.01
USDT 1.00
SBD 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