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39. '개새끼' 라는 육두문자의 역사
"야이~~ 개새끼야" , "이 개씨발놈아" , "개자슥아~" , " 개 같은 놈"
이렇듯 한국인들에게는 개와 연관된 욕소리는 아주 익숙하다. 교양있는 지식인들이야, 욕을 하지도 않고 욕을 들을 행동도 하지 않으니, 이런 욕짓거리는 천박한 시장바닥에서나, 혹은 빈천하고 생각 짧은 무식한 사람들끼리나 주고받는 아주 천박한 말 일뿐이다. 그런데, 왜 한국인들 욕에는 남을 경멸하는 의미를 가진 말로서 '개'를 인용하는 것을 그렇게도 좋아하였을까?
어제자 '시대만평 16 - 개판오분전 https://steemkr.com/kr/@yangmok701/mrpnz-16 ' 이라는 포스팅을 올리고 나서, 방문자들의 댓글을 읽어보던 중에, 갑자기 개와 관련된 욕이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었다. 오늘 이 포스팅을 올리는 이유도, 한국인으로서 상스럽고 천박한 욕짓거리라고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그 역사와 유래는 알고서 사용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나름대로 관련 자료들을 조사하고 정리해 보는 것이다.
먼저, 전세계적으로 개와 연관된 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영어에는 "Son Of a Bitch" 가 대표격이고, 러시아의 비슷한 욕에는 сукин сын 가 대표격이다. 영어의 bitch는 암케를 상징하고, 러시어의 сукин 는 Cyka가 어원인데 이것 역시 암캐를 의미한다. 그러고 보면, 전세계 개의 나쁜 습성을 빗대어서 욕을 하는 것은 공통적인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개새끼'는 '개세기'라는 말에서 유래를 했고, 이것은 세상을 열 기회를 갖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개세기(開世機)는 개국을 뜻하는 의미라고 한다. '개세기'의 유래는 66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31대 의자왕 20년 때다. 그해 7월 18일 의자왕은, 황산벌에서 백제의 주권을 되찾고 혼을 지켜 백제를 다시 세우기 위해 만나는 사람마다 ‘너는 장차 나라를 다시 일으킬 사람이 되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또한 ‘세상을 여는 그릇이 되어라’는 뜻으로서 휘하장수들에게, "너는 개세기다, 장차 개세기가 되어라" 라는 식으로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개세기’라는 말이, 세월이 흐르면서 끝말(기)이 경음화되면서 ‘개새끼’로 바뀐 것으로 보는 학설이 있다. 그러므로 역사적 유래를 본다면, 예전에는 욕이 아니라 친한 벗이나 자손들에게 귀여움과 반가움을 나타내고 사랑을 전하는 뜻으로 쓰인 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에도 개새끼와 관련된 기록이 등장한다. "내가 나라의 후한 은혜를 입었고 나이 70이 넘었는데, 어찌 개새끼 같은 너희를 따라 반역을 하겠느냐?(吾受國厚恩, 年過七十, 豈從汝輩狗子叛耶?)" ㅡ 《조선왕조실록》영조 4년, 3월 15일 -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개새끼' 라는 말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이 때에는 남을 비천하게 경멸하는 저속어로서 등장함 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고상하고 품격있는 말로 사용되었던 '개세기' 가 남을 경멸하고 비천하게 천대하는 의미의 '개새끼' 로 변천된 것이, 최소 조선시대 이전부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전세계 어디를 가든지 공통적으로 개를 빗대어서 욕을 만들어 낸 것은, 모두가 비슷한 역사적 유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역사적 기록에 의해서 고매한 품위를 가진 단어로서 사용된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에서야 상대를 낮추어서 천대하는 저속어로 사용되고만 있으니, 결국은 세상사람들 눈에 개의 나쁜 습성이 인간의 천박하고 품위낮은 말이나 행동과 흡사하게 보이는 것은 같은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개라는 동물이 참 불쌍하기도 하다.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가장 천대받는 욕짓거리의 상징적 대표격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개의 습성들 중에서, 책임감과 충성심이 강해서 우직한 성품의 상징이 된다는 것은 좋게 받아들일만한 측면이기는 하다. 그러나, 개를 빗대어서 욕을 하는 것이 어디에서나 가장 흔한 것을 보면, 개의 나쁜 습성 역시 가장 두드러지게 심한 모양이다. 특히, 그 나쁜 습성들 중에서도, 자기보다 강한 놈 앞에서는 눈치만 설금설금 보면서 움츠려들고 자기보다 작고 약해보이면 큰 소리로 짖어대는 꼴을 보면, 인간군상들 중에서도 개새끼 같다는 소리 들을법한 무리가 많기는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 개의 나쁜 습성들 중에서도,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않고 무작정 약한 놈한테는 달려들고, 강한 놈앞에서는 눈치만 살피는 꼴불견을, 꼴불견이라는 그 말 그대로 경멸하고 경계해야 할 하는 인간의 성품으로 파악한 것은 세상 어디에서나 비슷한 것 같다.

아...욕에도 다 뜻과 의미가 있네요..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yangmok701님 덕에 똑똑해지는 느낌이드네요감사합니다
그래도 욕은 가급적 안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지식인들도 욕을 달고 살더군요.
욕이 아니면 말이 안되는 청소년들을 보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가장 좋은건 욕 안하고 욕 안먹는 거죠.^_____^ ㅎㅎ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D
개세기의 좋은 의미가 변해서 이렇게까지 바뀌다니, 의미차이로 보면 완전 극과 극이네요...오늘도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
욕도 알고 쓰면 더 나...을까요?ㅋㅋ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ㅎㅎ
그러게요. 개가 들어간 말들이 많은데 요즘 아이들은 한단계 더 진화시켜서 사용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단어 좀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 빠져드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