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찌질이지만 어두운 추억도 추억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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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지나간 일을 떠올릴 수 있다. 유치원에서 소풍간 일, 장난감을 미끼로 포경수술한일, 지나가다가 만원을 주웠던 일 같이 짧은 기억도 있지만 가족들과 경포대에로 놀러가서 1박2일로 놀았던 일, 글라이더를 한달 동안 열심히 만들어서 3등 했던 일, 할머니 댁에서 보낸 행복한 2주 같이 길게 기억 나는 추억도 있다.

인류는 오래전 부터 타임머신 개발에 대한 환상을 품어왔다. 그와 관련된 영화 부터 관련 의혹이나 루머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는 타임머신에 대한 인류의 갈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추억이라는 것은 위대하다. 추억은 인류가 개발하지 못한 타임머신의 역할을 어느정도 수행할 수 있다. 지나가다가 아이스크림 콘 하나만 봐도 우리는 추억을 통해 그와 관련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짠돌이인 엄마가 절대 안사줄 거라고 생각하고 딱 한번 사달라고 했는데 길거리에서 바로 아이스크림 콘을 사줘서 정말 달콤하게 먹었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
나는 경험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옛연인들과 함께했던 장소나 물건을 통해 과거로 돌아간다.
이처럼 추억은 공짜로 시간여행을 하게해주는 위대한 것이다.

요즘은 덜 하지만 한때 과거에 얽매여 제대로된 삶을 살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잠을 자면 꿈에서도 맞았고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가위에도 자주 눌렸고, 깊은 잠을 자지못해 만성 두통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나는 여전히 학창시절 찌질이였다.
꿈이라면 조금 다를 줄 알았지만 여전히 저항한번 못하는 찌질이였다. 어쩔때는 선생님까지 나를 같이 놀렸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그때를 떠올리지 않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그때가 생각나려고 하면 다른 생각을 하는것이었다.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치료를 받고 내가 선택한 방법은 그때의 기억을 하나의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추억도 계속해서 회상하면 그때의 아련함이 무뎌진다.
집안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옛 친구의 편지는 가슴 따듯해지는 아련함을 주지만 책상위에 올려놓고 매일보면 몇달 뒤 그 편지는 그냥 종이가 된다.
이런 원리로 나는 학창시절의 아픔을 일기로 기록하고 스팀잇에도 썼다.
효과는 충분했다. 조금만 떠올라도 회피했던 그 기억을 자세히 보자, 그렇게 최악도 아니었고 그 속에 좋은 기억도, 배울점도 고칠점도 많았다. 이제는 꿈에서 괴롭힘 받는것이 많이 줄었다. 깨어있을때 그 추억을 바라봐서 그런 것 같다.

이제는 그때의 기억을 감히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다. 어두운 추억도 추억이다. 그리고 그 어둠을 계속 바라보면 그곳에서도 무엇인가 보인다는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꾸준히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싫든 좋든 기억할 수 있다면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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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좋죠
특히 여행에 대한 추억이 좋은거 같아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제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힘들 텐데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시는 withme님이 정말 멋집니다.
오늘부터의 하루하루는 더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시는 여정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딥블루님도 즐거운 여행 행복한 인생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멋지십니다!

잘 하셨습니다....추억 맞습니다. 나쁜 추억이든, 좋은 추억이든, 그런 것들이 풍성할 수록, 특히 나쁜 추억들이 풍성할 수록 인생이라는 책의 퀄리티는 올라갑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

어쩜 이리도 비유를 잘하세요?
저의 인생을 책에 비유해보니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찌질이라고 했지만, 우리 중의 찌질이 아닌 넘이 있나요? 없습니다. 허나, 더 찌질이와 덜 찌질이의 차이는 나 자신이 찌질이라고 아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찌질이라고 인정한다고 해서 나 자신의 퀄리티를 낮춘다는 뜻은 절대 아니겠죠. 소크라테스가 그랬나요, 니 자신을 알라~ 라고? 찌질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엄청난 것입니다.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찌질이란 매트릭스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가 찌질이라고 불렀든, 세상이 불렀든에 상관없이 지금 현재의 내 찌질이 모습을 인정하는 순간, 이미 우리는 비상을 시작합니다. 님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일들, 그리고 상처, 님을 더욱더 큰 사람으로 만들려는 하늘의 계획입니다. 무수한 담금질과 망치질을 통해 명검이 탄생되듯이, 당신도 분명히 명검이 아닌 명인(?)으로 만드려는 하늘의 계획이 있었으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을지 모르지만, 잘 견뎌내리라 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사랑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수고했다며 스스로를 토닥거리고 사랑해주세요. 가끔씩 울분도 토해내고. 포장된 당신이 아닌, 당신 안에 쌓인 분노와 울분, 억눌린 감정도 다 토해내고요. 그렇게 하는 겁니다

안 좋은 기억과 고통스런 기억위에 좋은 기억을 덮어쓰기 하는 것이 좋은 방법같습니다^^

덮어쓰기도 좋은 방법이네요
삶을 사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것 같아요

누구나 잊고 싶은 기억일텐데... 그 기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 위드미님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앞으로는 즐겁고 행복한 추억만 가득 쌓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노력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든만큼 성과도 있습니다.
마르스님께서 저에게 좋은 추억 쌓아주고 계십니다.

맞는 방식이지만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인데 잘 견뎌내셨군요.

제 전문이 버티고 견디는 것이거든요^^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도 학창시절때 경찰에 신고해버리고 싶은 인간말종이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죠. 왜 그때 본때를 보여주지 못했나 하고 저도 열받고 분통터지네요. 하지만 이제는 다 털어버리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의 선생같지도 않았던 선생을 지금 다시 만난다면 욕이라도 날려주고 싶지만 뭐 어쩌겠나요. 이제는 과거를 조용히 묻어두는것말곤 없겠죠.

좋은 추억.. 으로 남기는 건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부끄러워하며 숨기기 보다는 꺼내서 자꾸 마주하면 무뎌진다는 건 정말 일리 있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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