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많았다 8화 [나는 범죄자가 아니야]
어린시절 한창 유행했던 놀이.
사회적으로는 심각한 문제였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많이 했던 놀이.
신창원 놀이.
희대의 탈옥수, 살인범 신창원을 빛대서 만든 이 놀이는 엄청난 인기였다.
놀이방법은 간단하다. 술래잡기의 반대이다.
보통 술래잡기는 1명의 술래가 여럿을 잡는것이지만 신창원 놀이는 다수가 1명의 신창원을 잡는다.
경찰 역할도 있고, 시민역할도 있다.
그리고 나의 역할은 늘 신창원이었다.
신창원의 역할은 딱 1개이다. 그냥 냅다 뛰어야한다.현실 세계에서 신창원처럼 숨고 뛰며 살아남아야 한다. 경찰역할을 하는 아이들에게 잡히면 여기저기 맞는다. 맞기싫으면 뛰어야한다.
아이들은 점심시간이면 토끼몰이 하듯이 나를 몰아붙인다.
신창원이라는 나쁜 사람을 잡는다는 역할극에 빠져서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그냥 토끼몰이였다. 몇몇 아이들은 역할극에 심취해 나를 때리는것에대한 죄책감조차 잊은듯 했다.
그들의 표정에서는 사뭇 진지함과 함께 정의감까지 엿볼수 있었다.
원래 신창원 놀이에서 신창원은 시민역할을 하는 사람을 감염시켜 함께 탈옥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신창원인 우리반에서는 그런것이 없었다.
맞거나 도망가거나 둘 중 하나였다.
신창원놀이를 하고나면 여기저기 멍들거나 다친다. 그렇지만 덜 서러웠고 덜 슬펐다. 아이들과 '놀이'를 한것이니까. 놀이하다가 다친거니까 덜 서러웠다.
약을 발라도 덜아프고 왠지 빨리 낫는것 같은 기분이었다. 단순히 아이들과 놀았다는 기분이 더해졌을 뿐인데..
그당시 신창원 놀이는 나를 때리는 아이들의 죄책감을 덜어주기도 하였지만 나 스스로 맞은것이 아니라 논것이라는 합리화의 수단이었다.
그 당시 신창원으로써 뛰면서 했던 생각.
'내가 지은 죄는 무엇이며 저들은 나를 심판할 자격이 있는가?'
죽기살기로 뛰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니?
얘들아 나는 범죄자가 아니였어.
나도 경찰역할 한번 해보고 싶었어.
지난일이지만 나는 그때 함께 논것인지 아니면 놀이의 수단이었는지 알고싶어진다.
<신창원놀이를 하고나면 여기저기 멍들거나 다친다. 그렇지만 덜 서러웠고 덜 슬펐다. 아이들과 '놀이'를 한것이니까. 놀이하다가 다친거니까 덜 서러웠다.
약을 발라도 덜아프고 왠지 빨리 낫는것 같은 기분이었다. 단순히 아이들과 놀았다는 기분이 더해졌을 뿐인데..
그당시 신창원 놀이는 나를 때리는 아이들의 죄책감을 덜어주기도 하였지만 나 스스로 맞은것이 아니라 논것이라는 합리화의 수단이었다.>
음.. 성인이 되서도 나를 놀림감으로 여기는 사람을 만나고 내가 그가 나에 대해서 하는 언행에 대해 불쾌감을 표현하면 “난 장난이었어.”하며 놀이이니 죽자사자 뛰고 싶지 않은 저에게 잘못한 범인이 되어 뛰기를 강요하는 사람이 있었던거 같아요..
‘이건 그저 놀이야.’ 라는 그들의 태도.
말씀하신것처럼 그래야만 그들이 자신들의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태도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덜 가질 수 있고 나아가서 상처 받는 사람도 계속 상처를 받아야만 하는 정당한(?) 이유를 갖게 되니까요..
상처 주는 사람이 최소한 비겁하게 “이건 놀이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알려주기 위한, 또한 상처를 주고 싶은 상대방이 상처를 피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상처 주는 사람도 상처 받는 사람도 직면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제 두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에게 상처를 주면서 “이건 널 위해서야” 라고 본인을 변호하고 아이가 저항할 수 없도록 교묘하게 스스로를 속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을 해요..
내가 누구에게 교묘하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가 나도 모르게 상처를 받아야만 했던 상황이었던 것은 아닌가 곰곰이 생각하고 직면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테레사 수녀같은 마음을 지니닌것같아요 메가스포어님...
처음으로 댓글에 풀보팅해봅니다..
테레사 ㅜㅜ 당치 않으십니다 ㅜㅜ
하지만 저도 타인으로부터 배척 당한 경험이 많이 있기에..
제가 잘못이라 생각했어요... 내가 문제가 있기에 이런 대우를 받는거라고..
근데 크고 나서 그게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각자의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고 스스로가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고의든 아니든 나를 통해서 그것을 해소하려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들을 딱히 용서하고 싶지도 딱히 이젠 괜찮다고 포용하는 척 맘 넓은척 하고 싶지 않아요.. 그들이 저에게 상처를 남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젠 누가 나한테 어떻게 하든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굳게 믿고 싶어요.. 그리고 스스로를 보호할만큼 내 자신이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항상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우리에게 대하는 것이 우리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어쩌면 체념하듯 당연하게 난 이런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우리에겐 잘못이 없었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고통스러웠던 그들의 희생양이 되었을 뿐이에요..
이제는 컸으니 우리 스스로 그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의 힘은 그래도 우리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는 사람들에게서 얻게 되는거 같아요..
사람에게 상처 받은 마음 사람에게 치유 받을 수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마음이 많이 성숙해졌다고 믿었는데 메가님 말들어보니 저는 아직 멀었네요. 감사합니다
아... 어린날이 이런 고통은 평생가는데ㅠㅠㅠ 몇번을 봐도 반 친구분들이 잘못됬네요ㅠㅠ
지나간것은 지나간대로~~~~~
저런. 아이들은 원래 잔인하지만 유독 그게 한 사람에게 몰리면 참 상상 이상이네요.
ㅜㅜ
안타깝네요.. 가끔이라도 아니, 한번쯤이라도 @withme님 포스팅에서 행복한 글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곧 보여드릴게요~
나쁜 녀석들이네요 정말.
그랬었죠..
신창원놀이, 아주 가학적인 놀이문화였군요.
그런문화도 있었답니다~
@withme 님 글을 읽으며 마음이 너무 아프고 씁쓸합니다. 저희 학교에도 왕따가 있었어요. 그아이에 대한 글을 용기내어 써보았습니다. 부디 윗미님이 그 글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저처럼 마음에 안고 살아가는 친구도 있을거라고... 그때 윗미님의 편이 되주지 못해 미안한 아이가 분명 있을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https://steemit.com/kr/@ccodron/547p2k
아픈 기억들을 꺼내 글을 쓰시면서 그 기억을 극복할만한 힘과 응원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했던 이야기가 나오길 기다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