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많았다 7부(우리집 초인종이 부서진 이유)

in #kr6 years ago


2일만인가요? 반가워요.

많은 분들이 저의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많았다'를 좋아해주셔서 이제는 마음의 치유가 많이 되고 알수없는 책임감 까지 생긴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스티밋을 이용하고 있는 것 입니다. 철저히 저를 위해서요. 이곳에 저의 과거 이야기를 함으로써 잊고싶던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때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다른 목적도 생겼습니다. 저로인해 저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분들도 함께 치유하시고, 저같은 일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가족에게, 친구에게 전파해주는 분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철저히 저를 위해 스티밋을 하려했던 처음과 달리 목적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회를 맞아 @smartcome님께 10,000스팀파워를 임대받게되었습니다.
(@hearing님의 양보로)
언제까지고 과거의 기억만 포스팅 할수는 없지만 당분간은 저만의 과거를 글로 계속 써보려고 합니다.

우리집 초인종이 부서진 이유

여러분들 '벨튀'를 아시나요? 벨 누르고 튀기의 약자입니다. 남의집 벨을 누르고 튄다고해서 벨튀입니다. 벨튀를 하면 많은 스릴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도둑질보다는 약하지만 나쁜짓이고, 집주인에게 잡힐까 무섭지만 잡힐 확률을 적은 스릴있는 행위죠.

요즘 아파트는 아파트동 입구마다 비밀번호가 있어서 외부인들이 못들어가지만, 제가 14살때 저희 동네에는 그런 아파트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누구나 아파트에 들어갈수 있었죠. 즉 누구나 벨튀를 할수 있었죠.
저희집은 4층이었습니다. 벨튀를 하고 계단으로 도망처서 아파트 밖으로 나가기에는 딱이었죠.

학교에서의 괴롭힘은 아이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나봅니다. 저희 집까지 그 괴롭힘이 따라온것을 보면요.
저희 집을 알아낸 몇몇 아이들은 벨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짜피 엄마,아빠는 회사에 갔다가 저녁에 오시기 때문에 낮에 하는 벨튀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그냥 늘상 있는 괴롭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계신 오후 7~8시에도 벨튀를 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못난 아들을 두어 함께 고통받아야 하는 부모님 생각에 슬펐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저녁을 먹고 집밖에 나가서 저희집을 지키곤 했습니다.
그날도 다른때와 같이 저녁을 먹고 집밖을 지키는데 아무도 오지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오는데 저희 동에서 몇몇 아이들이 후다다닥 튀어나오는것을 봤습니다.

저는 그때 너무도 충격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아이들이 아닌, 비교적 저를 생각해주던 아이들도 거기에 섞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얼굴은 굉장히 순진무구 했고, 무슨 놀이라도 하듯이 행복해보였습니다. 우리집이, 우리 부모님이 저 아이들에게는 놀림에 대상이었구나. 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화가났습니다.

고자질을 잘 하지 않는 저이지만, 다음날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고, 담임선생님은 그 아이들을 조사해 깜지 10장을 쓰게 했습니다. 막상 이르고나니까 좀 무섭기도 헀지만 이제 저녁마다 벨튀를 안당해도 된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초인종이 부서지다

그런데 그날 저녁 벨튀보다 무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집에서 TV를 보고있는데 갑자기 집 밖에서 팍! 소리가 났습니다. 마침 혼자였던 저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아이들이 콩알탄을 던젔나? 아니면 엘리베이터가 고장났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5분 뒤 용기내어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저희집 초인종이 부서저있었습니다. 누군가 망치로 저희집 초인종을 부순것 같았습니다

벨튀를 못하니 벨뿌(벨 뿌시기)를 한것입니다. 아마 오늘 쓴 깜지10장에 대한 복수였겠죠...
회사에서 돌아오신 어머니는 너무 화가나셨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달랬습니다. 어머니는 범인을 잡겠다고 하셨지만 CCTV가 많지않은 아파트에서 범인을 잡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범인은 잡지 못했지만 마음속의 범인은 잡았죠.
우리집 벨을 누르고 해맑게 웃으며 도망치던 아이들에게 그때 저희집 벨은 어떤기억으로 남아있을까요?
재미있던 놀이? 스릴있던 게임? 괴롭히던 수단? 기억안나는 과거?

그때 웃으며 도망치던 친구들아. 너희가 부순것은 우리집 벨 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이기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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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이면 아주 어리지도 않은 아이였을텐데 그 아이들이 마음에는 어떤 분노가 있었을까요? 상처를 드러내시며 글을 쓰시는 withme님 여기서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시니 곧 말끔히 치유되시리라 봅니다.

감사합니다.

하루빨리 나쁜사람시리즈가 끝나고 좋은사람시리즈로 가득차게 되는 @withme 님의 포스팅 시리즈를 보고싶네요

넵 노력하겠습니다~~

벨튀도 심각한데, 뿌수기까지 하다니. 진짜. 확 잡아서 기물파손죄를 물었어야 했는데 그래야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텐데 말이예요.
부모님에게 알려지는 것 같아 많이 속상하셨겠어요. 집에서는 강하셨다는 말을 들으니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어하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저 같음 들킨 것 같아서 엉엉 마음으로 울었을 것 같아요.

그때는 울지는 않았는데 정말 화가났습니다.

그들이 벨을 누르고 도망가던 순간이나 벨을 뿌셨을때 어른들의 눈에 딱 걸렸다면 호되게 혼쭐이 났을텐데, 매 순간이 안타깝습니다. 하긴 학교에서도 막지 못하는 일을 어찌 학교 밖에서 막을 수 있었을까요~ 왜저리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지... (하긴 저도 항상 바른 마음만을 지니고 살고있진 않으니 더욱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될것같네요. )

그때는 어찌나 미웠던지~

세상엔 나쁜사람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많죠...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하는 세상이니...

그렇죠...

나에겐 놀이였으나 당하는 사람에게는 불상사였던 일들.. 그것이 철 모르는 아이들이 저지른 일이라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폭력일 수밖에 없다는 걸 사람들이 이해하기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겠죠. 씁쓸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맞팔 부탁 드려요~

맞팔했습니다.^^

아이고 저놈들!
저 일이 얼마나 오래된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저들은 지금쯤 기억에서 지웠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쁜놈들

smigol님 감사합니다~

@withme님 댓글 감사합니다 다만 전 sismaru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시스마루님...

저도 어렸을 때 이런 장난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동네 어른들을 모두 알고 지냈기에 장난을 쳤다 하면 검거율이 90% 이상이었어요. 그러면 그 집에 불려가 혼나고 나서 과일이나 과자를 얻어먹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이들의 장난이 점점 거칠고 도를 넘어서기 시작함을 느낍니다. 어른을 무서워하지도, 또 배움의 대상이라고 여기지도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른들도 더이상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대상, 인도해야 할 후학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마을 동네 어른들은 모두 이모같고, 삼촌같고, 형 같고 누나같았었는데, 그래서 혼도 많이 나고 칭찬도 많이 듣고 했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어가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30년 전 느꼈던 그 느낌이 너무나 그립다는 것입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데... 끈끈했던 이웃간의 정과, 어른과 아이 사이의 따듯함 넘치던 그 애정이 정말 많이 그립습니다.

kakaelin님이 사시던때와는 많이 변했죠~

그런가봅니다ㅜㅜ 나이를 먹어가나봅니다. 이런게 씁쓸하고 슬퍼지니... 제 아이는 정말 잘 교육시켜야겠어요.

분명 잘 교육시키실것 같습니다

용기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디가서 폐 끼치는 사람은 만들지 말아야지요!ㅎㅎ

하다하다 집에까지 와서 장난을 치다뇨.
벨을 부순건 장난을 넘어선 엄연한 범죄인데...
부모님이 속상해하셨을때 위드미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요..

부모님이 속상해하셔서 더 마음 아팠던것 같아요..

스팀잇을 통해 과거의 안좋았던 추억들을 정면으로 마주침으로써 더 서장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좋은 활동 부탁드리며, @withme님의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도 어서빨리 듣고 싶네요 ^^

아직은 무리지만 곧 표현해보도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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