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나쁜사람들이 많았다 4부(얘들아 나는 무슨 심판을 받은거야?)

in #kr6 years ago (edited)


제 나이또래에 학창시절 학원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입니다.
저 역시 많은 학원들을 다녀보았습니다. 그래도 학원은 학교보다 저의 위치가 괜찮았습니다.
학원은 학교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저를 나쁘게 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고작해야 하루 3시간정도를 함께 하니까요.
그리고 다른 학교 학생들이 많았기에 저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역시도 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친해지면 날 괴롭히겠지라는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어쩌면 학원에서의 외톨이는 저 스스로 벽을 쌓아서 만든 것일수도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학교근처에 학원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학교근처면 모두 우리 학교 아이들이 다닐테고 그러면 곧 저를향한 괴롭힘은 계속될테니까요. 그래서 일부러 거리가 멀더라도 다른 학교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을 다녔습니다.
어머니에게는 그 학원이 좋다고 말씀드렸지만, 어쩌면 어머니도 아셨을것 같아요. 제가 왜 가까운 학원을 안다니려 하는지.

나는 학원버스를 탈수 없었다.

그렇게 좀 멀리있는 학원을 다니던 어느날, 학원에 저희 학교 아이들 7명정도가 등록을했습니다. 그것도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저를 괴롭히던 아이들이요. 학원을 또 옮겨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학교가 아니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학원이라고 다를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학교와 달리 규제가 덜해서 그런지 더욱 심했습니다. 학원 가는길, 집에가는길 모두 학원버스를 타야했는데(거리가 좀 있었으므로) 버스 안에서 특히 괴롭힘과 놀림이 심했습니다.

버스를 타면
뒤에서 귤껍질 같은것들이 날라옵니다.
뒤돌아보면, "야ㅋㅋㅋㅋ 뒤돌아보니까 더 못생겼엌ㅋㅋㅋ"

버스를 타면
아이들이 코를 막습니다.
"아 코딱지 냄새난다....아.....xx~"

버스를 타면
뒷자리에서 딱밤을 날립니다.
반응을 안하면 반응을 할때까지 날립니다.

누군가에게는 학원에 빨리가고 집에 빨리 돌아올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었지만 저에게는 밀폐된 곳에서 집중적으로 괴롭힘 당할수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버스로 가려면 엄청나게 돌아가야했고 저는 이를 악물고 버스를 탔습니다.
괴롭힘 당하지 않으려 기분안좋은척 타보기도 하고 일부러 멀리 떨어져서 타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것은 걸어서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버스를 타도 됬는데 많이 돌아가기 때문에 걷는것과 10분정도 밖에 차이가 안났습니다.
걸어서 30분.

학원버스를 타면 훨씬 적게 걸리는 거리였지만, 버스안에서의 5분은 저에게 50분 같았기에 걸어다니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버스를 탈 수 없었습니다.

학원에서의 에피소드

쉬는시간에 복도에 나가면 1,2,3학년 아이들이 모두 있지요. 그래서인지 더 수치스러웠던 놀이가 하나 있습니다.
학원 복도에는 기둥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은 기둥으로 저를 끌고가서 팔, 다리를 꽉 잡고 지우개 똥을 던집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기둥을 심판의 기둥, 저를 지우개 귀신이라고 불렀죠.
그들에겐 하나의 놀이가 되었습니다.

이 놀이의 유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 아이의 잠자리표 지우개가 없어졌는데, 그것이 어떻게 된일인지 제 필통에서 나왔습니다.
그뒤로 벌을 받으라며 저에게 지우개똥, 지우개를 자른것을 던지기 시작했고, 그것이 번저서 놀이가 된 것이지요.

"심판의 기둥" 그곳에서 저는 어떤 심판을 받은 것일까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심판? 아이들을 피해 멀리 학원을 온 심판?
좀 더 자신감있게 살지 못한 심판? 못생긴 것에 대한 심판?
그때 제가 받았던 심판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얘들아, 나는 무슨 심판을 받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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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정에서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이렇게 글로 풀어내기까지 위드미님이 어떤 과정을 거치셨을지... 감히 저로서는 상상도 못하겠네요ㅠㅠ
앞으로의 삶은...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우리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음.....

저도 어릴 때.. 어쩌면 지금까지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데요..

저도 마찬가지로 자신감이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요.. 아주 조용하고 그렇답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때 괴롭힘(연필로 손바닥을 찍히는)을 당했는데..

이렇게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트라우마가 좀 큰거 같아요.. (저는 집에서는 아빠 때문에 괴롭고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내 자신때문에 괴로웠지요.. 현재는.. 대인관계에 대해 깊이 해결책을 생각해보고 있답니다..)

심판의 기둥....

그들을 묶어놓고 지우개똥을 입에 넣어주고 싶지만...
그들이야말로 하늘의 심판을 받을겁니다..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는거 같아요.. 무언가 자기랑 달라보이는 사람에 대한 이질감이라고 할까요....

자신감은... 다른 사람에게 , 특히 나빠보이는 사람(나에게 피해를 줄것 같은 사람)에게는 내가 아무리 자신감이 없어도 자신감이 있는 척 강한 척 해야하는 것 같아요...

진실은 통한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진실을 말하는게 더 나에게 해가 될수도 있어요..

정말 믿는 사람에게만 나의 진실된 모습을 털어놓고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감의 가면을 쓰고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미리 막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들은 하늘의 심판을 받을겁니다...
인과응보라는 것을 저는 믿어요...

지우개똥보다 더 못한 것을 먹고 평생 맘고생하면서 살겁니다.

정말 메가님의 댓글을 볼때마다 간직하고 싶어지고, 계속 생각이 납니다...ㅠㅠ 제가 스팀파워가없어서 보팅은 못드려도 정말 감사의 말씀은 드리고싶어요
감사합니다.

심판이라고 생각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게하겠습니다.

학원 폭력에 화가 나네요.
성적 우선의 인성 교육을 하지 못한 폐단중 하나가 튀어 나왔네요.
지금은 모두 극복해 내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극복하고있습니다 ^^

요즘 정의가 사라진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에는 의리가 있었는데..옆에서 아무도 안 도와주다니...

그냥 제 자체의 문제도 있었던것 같아요

아니에요 위드미님은 어쩔 수 없었던 거에요.
괴롭혔던 사람과 방관했던 사람들이 문제있는거에요..

그런데 그걸 보고도 학원 선생님이나 버스기사 아저씨는 가만히 계셨나요? 아무리 쉬는시간에 몰래 한다 그래도 선생님들이 모를수는 없을 것 같은데...

선생님들의 블로킹들이 완벽히 이루어진다면 이세상에 괴롭힘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은 없을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또다시 생각해보면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내가 그 아이들을 불러 어떤 방법으로던 얼르고 타일르고 설득하고 윽박지르고 했다한들, 선생님의 그 행동이 그 아이들에게 더 심한 괴롭힘을 초래할수도 있게다 싶기도합니다. 저는 영어강사로 일해온지라 고민하게 되네요. 알면서 방관하고 있지는못할거고 어떻게 아이들에게 접근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줘야할지. 엄밀히 말하면 선생님이 해결할순없겠죠. 도와주는건데 참 어렵네요. 저에게도 깊게 생각해볼문제네요. 이렇게 @withme님이 글로서 토해내는 이 과정이 다른 스티미언님들에게도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구요~ 감사해요 @withme님.

감사합니다 심스님

위드미님이 쓰신 글들을 읽어보니 정말 심각하게 괴롭힘을 받고 자라셨네요... 처음에 하나 읽었을 때는 이렇게까지인지는 몰랐는데 아주 오랫동안 지속적이었군요....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힘내시고 더 좋은 미래 만들어 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드리겠습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길황님

넵, 감사합니다.. 힘 내세요..~!!

@withme 님 제가 글을 썼어요. 님의 용기에 좀 더 힘을 냈어요. 감사해요. 같이 극복해봐요, 우리.

저는 캐치볼을 하는데 저를 세워놓고 야구공을 전력투구 했어요, 애들이. 그런 경험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https://steemit.com/kr/@sirin418/6r47qe-sirin-s-essay

아.....ㅠㅠ 시린님도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제 글 꼭 봐주셨으면 합니다.

세상에 나쁜 사람 많습니다.
더불어 좋은 사람도 많습니다.
이 곳 스팀잇만 봐도 그렇습니다.

아픈 추억들은 이제 묻어 두시고 (힘은 들겠지만)
여기서 좋은 추억 만들어 갑시다.

속상하네요.

반구리님 감사합니다. 좋은추억 만들겠습니다.

짱짱맨 부활!
호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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