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는 뭐하는 과입니까?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verygoodsurgeon입니다.

저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합니다.
"전공이 뭐에요?"
"외괍니다."
"외과? 무슨 외과에요? 정형외과? 성형외과?..잘됫다. 저 무릎이 좀 아픈데.."
"아..음..전 '일반'외과에요"
"아....일반외과는 뭐하는 과에요?"
옆에 계시던 아저씨가 여기서 도와줍니다.
"거참, 드라마에 나오는 심장 수술하고 하는 과 맞지요?"
(그건 흉부외과인데 ^^;;)

의외로 많은 분들이 '외과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오늘 포스팅을 준비해보았습니다.


[외과는 머하는 꽙니꽈?]



5글자 요약 : 수술 하는 과
(?다른 과들도 수술하는데)

7글자 요약 : 주로 배를 가른다
(?갑상선, 유방, 혈관, 항문 등 배 밖에 있는 장기 수술도 함)

이번엔 : 대부분의 암수술과 양성질환의 수술을 담당한다.
(?뇌종양, 자궁암, 전립선암 등은 외과에서 수술하지 않아요)

요약이 별로 안되네요 ㅠ

그럼 주저리주저리 한번 써볼께요

[외과가 걸어온 길]

외과는 내과와 더불어 의학의 발전 초창기부터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분야입니다.
내과, 외과를 의학의 엄마, 아빠라고나 할까요.
주로 약물치료를 담당하는 내과와는 다르게 외과는 수술로서 질병을 치료하는 분야입니다.

외과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고, 의학의 발전, 마취, 수술의 발전사 등 알고보면 쓸데없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다음 기회에 소개해 드리는 것으로 하구요.

어느덧 20세기에 들어서 2차세계대전을 지나면서 의학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외과 자체의 영역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세부 분야 였던 정형외과(주로 팔다리 골격과 근육 관련 수술을 시행함) , 신경외과(뇌와 척추 등 중추신경계 수술을 담당함), 마취과(수술에 필수적인 마취과 통증 분야를 담당함), 흉부외과(폐와 심장 등 흉부 수술을 담당함) 등이 자연스럽게 분리 독립하게 되었고, 그 모태가 일반외과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일반외과'는 올바른 명칭이 아닙니다. 1990년 이후에는 정식 명칭이 '일반외과'에서 '외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방사선과 -> 영상의학과
임상병리학과 -> 진단검사의학과
정신과 -> 정신건강의학과
다른 과들도 명칭이 바뀐 과들이 많지요?

그렇다면 여기저기 '고급지고 전문적인' 영역을 떼어주고 '일반'적인 수술만 하는 과로 전락하였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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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외과의사들을 소재로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와 '하얀거탑'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간이식이나 외상수술 처럼 엄청나게 화려하고 고급지고 대단한 영역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보면 General Surgery를 번역할 때 '일반'외과라기 보다는 '종합'외과나 '전반적인'외과라고 부르는게 더 맞지 않냐는 것이 저의 억지주장
그리고 그런 자부심으로 외과의사들을 알파벳 앞글자 GS를 따서 Great Surgeon(위대한 외과의)이라 불러 주기도 한답니다.

(사실 제 닉네임도 Great 까지는 아니고 Good Surgeon이 되도록 노력하자 근데 이왕 하는 김에 very Good Surgeon 까지 가보자 뭐 그런 아무말대잔치^^;;;;;;)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전공 분야를 선택할때 '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 바로 선택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수술하는 과들의 뿌리인 '외과'를 수료하고 '흉부외과'나 '성형외과'로 fellowship을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어요. (..제가 아는 한은요;;)

[외과의 세부 분야]

그럼 이제 진짜로 외과가 어떤 질병들을 다루는지 살펴 볼께요. 최근에는 외과 자체의 영역도 더욱 세분화 되어 세부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그 카테고리로 나눠보겠습니다.

1) 간담췌외과

  • 간, 담낭 및 담도, 췌장 등에 발생하는 종양, 결석 및 농양 등의 질병
    예) 간암, 간세포암, 간내담관암, 간농양, 만성 및 급성 간부전, 간경화, 담낭결석, 담낭용종, 급성담낭염, 총담관 결석증, 간내결석증, 담관낭, 급성췌장염, 만성췌장염, 췌장가성낭종, 팽대부주위암, 간외담도암, 췌장암, 십이지장암, 담낭암, 췌장의 낭종성 종양

=> 간절제술, 담낭절제술, 간이식, 췌장절제술, 휘플 수술 등
shutterstock_666147148.jpg

2) 위장관외과

  • 위 및 십이지방의 궤양, 종양 등의 질병
    예)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원발성 위림프종, 위용종, 위간질성 종양

=> 위절제술, 십이지장 수술, 비만수술(위소매절제술)등
위.jpg

3) 대장항문외과

  • 대장의 양성 질환 및 종양, 항문의 양성 질환 등의 질병
    예) 충수돌기염, 서혜부 탈장, 결핵성 장염, 궤양성 결장염, 크론병, 결장직장암, 결장직장 용종, 가족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 유건종(desmoid tumor), 결장염전, 치핵, 치열, 항문직장농양, 치루, 장폐쇄

=> 대장암 수술, 게실염 수술, 치질수술, 충수절제술(맹장수술) 등
대장.jpg

4) 유방내분비외과

  • 유방의 종양, 갑상선의 종양, 부갑상선의 종양 및 부신의 종양
    예) 섬유낭성변화, 유관확장증, 섬유선종, 지방종, 과오종, 관내유두종, 경화성 선종, 유방통, 유방암, 엽상종양, 갑상선 유두암, 갑상선 여포암, 갑상선 여포성 종양, 갑상선 수질암, 갑상선 역형성암, 그레이브스병, 부갑상선선종,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부갑상선 과형성, 부갑상선암, 쿠싱 증후군, 알도스테론분비선종, 갈색세포종

=> 유방암 수술, 갑상선암 수술, 부신 수술 등
유방갑상선.jpg

5) 혈관이식외과

  • 정맥 및 동맥의 질환, 신부전 등
    예) 하지 정맥류,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 혈전증후 증후군, 급성 하지 허혈증, 동맥 색전증, 만성 하지 허혈증, 대동맥-장골동맥 폐색증, 복부대동맥류, 장허혈, 만성 신부전

=> 대동맥박리 수술, 신장이식, 췌장이식, 동정맥루, 혈관우회수술 등
shutterstock_401415217.jpg

6) 소아외과

  • 소아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술이 필요한 질환
    예) 임파관낭종, 갑상설관낭종, 선천성식도폐색증, 비후성유문협착증, 선천성십이지장폐쇄증, 선천성공장-회장폐쇄증, 신생아괴사성장염, 장중첩증, 선천성거대결장증(히르쉬스프룽씨병, Hirschsprung’s disease), 쇄항(imperforate anus), 선천성횡격막탈장, 담도폐쇄증

=> 대부분의 선천성 기형 수술, 소아 탈장 수술 등

7) 외상

  • 복강 및 혈과의 각종 외상
    예) 위 외상, 대장 및 직장 외상, 간외상, 십이지장 외상, 췌장 외상, 비장 외상, 혈관 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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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와 외상팀, 출처 : 한겨례 신문

아이고, 참..버라이어티 하죠? 다루는 질환이나 장기가 많은게 외과를 지망하는 의대생들에게는 '멋있음'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배울게 너무 많아 힘듬'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러나.. 이렇게 중요한 일들을 하는 외과가 한국에서는 '힘들고 돈 안되서 기피하는 과'라는게 참 슬픕니다. 차암 중요한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지금까지 [외과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정말 공교롭게도, 이 글을 마무리하는 중에 저녁을 먹다말고 식탁에서 누나가 물어보더군요, "근데, 외과가 뭐하는 과야??"
아이고, 친동생이 외과의사인데도 외과에 대해 잘 모르는 정도이니.. 이 글을 쓰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그나저나, 누나한테 이 많은걸 또 어떻게 요약해서 설명하면 좋을라나요 ㅠ


이상 @verygoodsurgeon이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으로 뵐께요^^


*글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외과 [general surgery] (서울대학교병원 진료과정보,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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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일이지만 힘들고 돈 안되면 인기가 없는건 당연지사인 것이지요 .. ^-^ 신경외과는 그런면에서 참 꾸준해요...

네 ㅋㅋ앞으로 정책이 바른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ㅋㅋㅋ

외과 선생님 늘 존경합니다ㅎㅎ 멋진 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때는 외과를 지망하였으나 현재 공보의로..흑..

ㅋㅋ모든 분야엔 다 멋진 구석이 있어서
고민해보시고 가장 원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것 같습니다 ㅋㅋㅋ

오 저도 사실 외과를 잘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 알게되니까 신기하네요!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넵ㅋㅋ 아이디 예쁜 @todayis님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네^^ 반갑습니다 ㅋㅋ

외과는 그레이 아나토미 드라마로 배웠습니다ㅋㅋㅋ 아실련지 모르겠네요. 앞으로도 자주 찾아오겠습니다:)

네 ㅋㅋ 아주 유명한 연애(?)드라마죠 ㅋㅋ 의대생때 조금 봤었습니다 ㅋㅋ

수가 문제로 힘드시다고 들었는데 ㅠㅠ 전국의 외과의사분들을 응원합니다 ㅠㅠㅠ

감사합니다^^ㅋㅋ

알기 쉽게 정리를 잘해놓으셨네요~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다고 하던데..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wabangcute님 다채로운 일상 포스팅 잘 읽겠습니다^^

우와.. 이런 상세한글.. 감사합니다~~! 글을 정말 쉽게 잘쓰시네요~ 덕분에 이해가 잘되네요. ^^ 외과는 정말 중요한 분야인것 같아요!

넵 앞으로 자주자주 소개 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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