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수술]이란 무엇인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안녕하세요, 외과의사 베리굿서젼입니다.

제가 아는 영역의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스티머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래서 고심끝에 선택한 첫 주제는 바로 [로봇 수술이란 무엇인가].

[바야흐로 로보메디(Robomedi) 시대!]

제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다가올 미래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머신 러닝, 인공 지능, 블록체인 등 요즈음 핫한 이슈들이 주로 소프트웨어 분야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에 못지 않게 로봇을 필두로 한 하드웨어 분야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족보행 로봇이 백덤블링 하는 시대니까요...ㄷㄷㄷ
(참고 : 유투브 동영상)

그래서 오늘은 의료용 로봇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로봇 수술이라니요.. 이젠 로봇이 직접 수술도 하나요?.. 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초큼 앞서가는 사람 >_<;;;
현재 의료산업에서 '로봇 수술'이란 한마디로 '사람이 로봇팔을 조종하여 정교하게 수술하는 기법'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현대 외과의 트랜드는 바로 최소절개수술(Minimal Invasive Surgery)]

로봇 수술을 이야기 하려면 먼저 최소절개수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수술방법인 개복수술은 시야가 넓고 수술자가 양손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지만, 수술 상처가 커 회복이 늦고 통증도 심하며 미용상으로도 흉터가 많이 남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고자 점점 최소절개수술법이라는 영역이 개척되었고,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복강경 수술법입니다.

복강경 수술은 쉽게 얘기해서 피부에 구멍 몇 개만 뚫어 긴 막대 카메라로 복강내를 들여다 보면서 '작대기 집게' 같은 복강경 수술 기구로 수술을 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복강경 수술의 발달로, 기존 개복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게 되어, 더 적은 상처, 더 빠른 회복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점점 복강경 수술법이 확대되어가는 추세이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긴 작대기 집게 같은 수술기구를 이용하다보니, 조작법이 불편하고, 어렵고, 섬세한 부분 처리가 힘듭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바로 넥스트 제네레이숀, 로봇 수술이 되겠습니다.

[다빈치코드?? No, 다빈치 로봇수술!]

현재 시행되고 있는 로봇 수술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먼저 환자 피부에 4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하고, 수술자는 Console이라는 기계 앞에 앉습니다. 이 기계에 머리를 집어넣으면 3D로 눈앞을 가득 매운 생생한 화면이 보이고, 조이스틱같은 부분으로 로봇팔을 직접 직관적으로 움직여서 조종 로봇팔을 의사가 무선으로 조종하여 수술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바로 이렇게요.

이 둘을 조합하면 처음에 보여드렸던 이미지처럼 되는데 실제 수술방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수술용로봇은 아직까지는 Da VinCi라는 미국의 수술로봇제조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시스템입니다.
Da VinCi 수술로봇은 1999년에 처음 개발되었고(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세계최초의 로봇 고안자라는 놀라운 사실에서 착안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세브란스병원에 처음 도입된 이후 2016년에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45개의 병원에서 56대가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상 이미 2014년에 8840건(실제로는 만여 건이 넘을 것이라고 하네요)의 로봇 수술이 시행되었다고 하니 정말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죠.

장점

개발사의 말을 들어볼까요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의사들은 탁월한 정밀도, 넓어진 동작 범위, 개선된 동작 민첩성, 선명한 시각 정보 및 개선된 접근성 등을 들고 있습니다. 다빈치 로봇 수술을 경험한 환자들은 장점으로 입원기간 단축, 통증 감소, 감염위험 감소, 출혈 감소, 수혈 필요성 감소, 흉터 축소, 빠른 회복 및 신속한 일상 복귀 등을 꼽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 탁월한 정밀도
(<-맨눈보다 10배 이상 확대되는 카메라에, 로봇팔은 절대 손떨림이 없답니다.)
- 넓어진 동작 범위
(<-복강경기구 보다 관절이 많아 더 잘 움직여져요)
- 개선된 동작 민첩성
(<- 조작이 훨씬 직관적이여서 쉬워요, 마치 3D 게임하는 느낌)
- 선명한 시각 정보 및 개선된 접근성
(<- 좋은 카메라가 달려있거든요)
- 입원기간 단축, 통증 감소, 감염위험 감소, 흉터 축소, 빠른 회복 및 신속한 일상 복귀
(<- 다 같은 말입니다. 상처가 적으니 덜아프고, 회복 빨리되고, 퇴원 빨리한다.)
- 출혈 감소, 수혈 필요성 감소
(<-그만큼 정교하다는 자랑;;)

그 외에도
- 원격수술도 가능하다
(현재 다빈치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향은 아니지만, 실제로 린드버그 수술이라고 2001년에 미국 뉴욕의 수술진이 원격조종 수술로봇을 이용해 대서양을 건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환자의 손상된 담낭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

이러니 로봇수술을 복강경수술의 장점과 개복수술의 장점을 취합한 수술법이라고 이야기하는 의사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갑상선 수술, 위암 수술, 담낭질환 수술, 췌장 수술, 신장 수술, 부인암 수술, 전립선암 수술 등 다방면에 이용되고 있고, 점점 더 확대되어 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점

제가 생각했을 때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볼 때 로봇 수술의 단점은 오로지 비용 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 환자 100% 부담하고 있고,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비용이 1000만원이 넘어가기도 합니다ㅠ. 으마으마하죠 ㅠ..
그나마 실비보험이 있는 분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들 선택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앞으로 기술의 진보가 있고, 병원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은 쭉쭉 내려가지 않을까 합니다.

[의료용 로봇의 미래]

다빈치 수술로봇은 로봇팔이 좀더 경량화되고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지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아직 시판되지는 않았지만 구멍 하나만 뚫어서 수술할 수 있는 버전이 곧 출시될 듯합니다. 마치 스네이크처럼요;;

(관련 영상 출처 : 다빈치 로봇 개발 회사)

)
이전 로봇들과 비교해보면 아주 혁신적인 것을 알 수 있겠죠?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네요. 대표적으로 아직 working range(로봇팔이 뻗을 수 있는 범위)와 Standing force(무거운 장기를 잡아 지탱하는 힘)가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곧 극복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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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빈치 수술로봇 이외에 개발중인 의료용 로봇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봉합 로봇
  

이젠 봉합도 로봇 혼자 할 수 있게 되었구요

마이크로 로봇

아주 작은 로봇을 주사기에 넣어서 혈관으로 삽입한 후 혈관치료에 이용하기도 하구요,
체외무선조정캡슐내시경이라고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캡슐내시경도 개발중이네요.

참고로 현재 임상에서 사용중인 캡슐 내시경은 의사가 속도나 방향을 조작할 수 없는 수동형 캡슐 내시경으로, 막대형 내시경이 진입할 수 없는 소장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확인을 할 수도 없이, 다 녹화하고 나오면 녹화된 영상을 돌려보면서 아 소장에 문제가 있구나 이렇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중요 부위에서 캡슐에 장착된 카메라가 반대방향으로 향하여 내려오고 있었으면 병변을 놓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 개발 단계에 있는 능동형 캡슐내시경은 속도나 방향을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 있고, 심지어는 약물을 주입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 박테리아 로봇

전남대학교에서 개발중인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박테리아 로봇은 실제 박테리아와 로봇을 결합하여, 혈관에 주입하면 암세포까지 박테리아가 찾아간다음 로봇에 있는 약물을 뿜어내 정확하게 암덩어리에만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미래형 의료로봇들이 한창 개발 중이라고 하니, 설렘설렘하지 않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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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이쯤에서 조심스럽게 제 머릿속에 있는 미래의 수술로봇을 꺼내 볼까요.

제가 볼 때 현재 로봇수술의 한계는 한마디로 '만질 수 없다'입니다. 아무리 정교하고 빠른 최첨단 젓가락을 움직여서 콩을 옮긴다고 한들 손으로 한웅큼씩 집어 옮기는 것과 같을 순 없겠죠.

그래서 제가 상상하는 궁극의 수술용 로봇은 바로 '느낄 수 있는 로봇 손'입니다.

피부에 하나의 작은 절개만 시행하고 분리된 로봇손가락들을 하나씩 집어넣습니다. 10개의 로봇손가락이 모두 복강 속으로 들어가면 그들끼리 결합을 척척하여서 배안에서 양 손이 만들어지고 카메라까지 세팅되면 수술 준비 끝입니다. 각각의 로봇손가락에는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센서가 있어, 실제로 로봇 손이 장기를 잡으면 모듈에 있는 의사의 손으로 촉감이 전달되죠.
10배이상 확대된 카메라로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고 손떨림 없이 촉감까지 느낄 수 있으니 아마도 그 모습은 마치 의사가 직접 뱃속에 얼굴을 파묻고 양손으로 수술하는 모양새가 될 것 같네요.

누가 아이디어 사갈 사람 없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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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의학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이상 베리굿서젼이었습니다. 빠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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