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연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믿습니까?

in #kr7 years ago

[하루키와 연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믿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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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혹시 신뢰와 신용의 차이는 알고 있는지. 나의 경우에는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그거 아냐?" 정도의 생각이었지만 막상 찾아보니 미묘하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신뢰란 굳게 믿고 의지함이며 신용은 사람이나 사물이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이라고 나와 있다.

이렇게 말하니 더 비슷해 보이는데 주로 신뢰는 어떤 대상을 감정적으로 믿는것이라면 신용은 어떤 대상에 대해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믿는것이라고 보면 조금 더 쉽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은 감독 시절 "나는 선수를 신뢰합니다만, 신용하지는 않습니다"라고 인터뷰했다. 그때는 '또 의미 없는 말장난이라니'싶었지만, 시간이 지나 내가 그 나름의 입장이 돼보니 그 뉘앙스가 마음 깊이 이해됐다. 주위 사람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무턱대고 신용하여 서로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정말 그랬다. '신뢰하지만 신용하지 않는다', 명언이다.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이른바 미트 굿바이, 무라카미 하루키



이 야구감독의 명언을 풀어보자면 이런거다. "나는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할것이라고 신뢰하지만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성적을 내줄거라고 신용하지는 않습니다." 정도랄까?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할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감독은 불필요하게 선수들을 압박하고 괴롭히게되고 선수와 감독사이의 관계는 극도로 나빠질것이다.

또한 무턱대고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내줄것이라고만 믿는다면 (어떻게 선수들이 매번 한결같이 좋은 컨디션과 좋은 성적을 낼수 있겠는가!?) 감독이 짜는 작전은 매번 실패로 돌아가버릴것이다.

그동안 연애상담을 하며 느꼈던것을 돌이켜보면 하루키 말처럼 "신뢰는 하지만 신용하지 않는다"는 정말 명언이다. 상대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자꾸만 상대를 구속하려고 하고 의심하고 집착을 하며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망치게 된다.

또한 상대를 무턱대고 신용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무턱대고 믿고있다가 상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식으면 엄청난 배신감에 휩싸이거나 상처를 받아 버린다.

혹시 당신이 이전의 상처 때문에 사람을 못믿겠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다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 감독이었던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의 명언을 머릿속 한편에 세겨두자. "신뢰는 하지만 신용하지 않는다"라고 말이다.

지금까지 상담을 하며 느낀것이지만 확실히 일부러 연인에게 상처를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할 수 있다면 자신의 연인에게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연인과 함께 행복한 연애를 하고 싶어했다. 다만 문제는 우리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야구선수가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언제나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도 언제나 우리에게 최선의 모습만을 보여줄수는 없는거다.

하루키가 지적했듯 기본적으로 상대를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안 될 수가 있다. 당신이 연애를 이미 시작했다면 적어도 상대를 신뢰하자. 상대가 의도적으로 당신에게 상처를 주려고 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당신이 상대를 신뢰하지 않으면 상대와 당신은 절대로 안정적인 연애를 할수 없다.

하지만 신용은 좀 다른 문제다. 상대가 일부러는 아니겠지만 인간이다보니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자연히 변할 수 도 있고, 어쩌다 유혹에 넘어갈수도 있다. 이건 상대방이 일부러 그러는것이 아니라 인간이다보니 그럴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니 상대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줘야 한다는건 아니다. 다만 상대를 미워하거나 상대의 행동에 분노할 필요는 없다는거다. 일단 상대를 신뢰하되 상대의 행동에 따라서 당신은 선택하면 된다. 만남을 이어갈지 아니면 그만할지를 말이다.

바쁜 스티미언을 위한 요약

혹시 사랑하는 사람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고민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100% 믿고 있는가? 어느쪽도 정답은 될 수 없다. 그 사람의 됨됨이는 믿을 수 있겠지만 그 사람이 내 뜻대로 움직여줄 지는 아무도 알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신뢰하지만 신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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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와닿이는 글이네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신뢰와 신용~ 아리까리 하네요. 설명해주신 부분 충분히 이해하고 저의 얕은 의견을 보태자면,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고 좋은 성적을 내 줄 것을 믿는다.. 까지가 신뢰 아닐까요? 사전적 의미를 보태서 이해해 보자면 그건 다분히 감정적인 측면이니.. 흠.. 말하고도 계속 아리송하네요ㅎㅎ 신용이란, 그렇게ㅜ영심히ㅡ해서 좋은 성적을 내서 그들이 떠나지 않고 팀에 남아, 개인의 이익보다는, 팀의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 줄것이라는 것, 그것이 신용 아닐까요? 감정적인 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는... 흐흐. 사랑한다면 그 두가지가 동반되어야 하겠지요. 야구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는 그 두가지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면,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는 그 두가지가 같이 이해되고 작용되어야 한다고 봐요. 사랑해서 가정을 이루고 가족이 되었다면, 그 미묘한 차이보다 백만가지가 넘는 감정들과 실제적인 이해 사이의 미묘함들이 생기고든요. 머리 아픕니다 갑자기 ㅋ 주말 잘 보내세요^^

좋은 성적이라는 것은 열심히한다고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니 신뢰 보다는 신용에 가깝지는 않을까요? 머리가 아파도 한번쯤 음미해볼만한 주제인것 같아요~

이상보다는 현실을 콕 찝어주는 듯한 글이네요..! 연애에서의 명언..기억하겠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어려워요. ㅠㅠ
저렇게 나뉘어 지는 것도 너무 신기한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렇게 분리가 될 수 있을지 것도 신기해요.

분리가 된다는게 쉽지 않지만
분리 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트러블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좋은 말이네요^^ 이번주 마지막 응원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tip!
/ 다니의 뉴비 지원 프로젝트(3월 1주)

마지막이라니 ㅠㅠ
흑흑...
그래도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주실거죠!?ㅎ

믿고 읽는 바닐라님 연애 칼럼! :D 선 풀보팅 후 감상인데, 너무 좋아요!! 신뢰와 신용의 차이. 그리고 인간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이해가 갑니다. :)

항상 좋게 봐주시니... 이거... 몸둘바를 모르겠네요;;ㅎㅎㅎ
앞으로다 잘 부탁드려요!

굳이 미워하거나 분노할 필요없다
너무 좋으신 말씀입니다.
좋은 이야기 감사해요.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게 잘못은 아니니까요!

시간이 지나고 사회생활을 하며 격는 이런저런 일들이 어느정도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밑바탕이 되더라구요. 믿되 신용은 하지않는것 그리고 그렇수도 있다고 이해하는것.. 참 중요한것같아요.

참... 머리로는 쉽지만 현실적으론 어렵죠.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하는것같아요 ^-^

신뢰하되 신용하지는 않는다
좋은 구절 잘 읽고 갑니다

신용이란 조금 더 저에겐 계약에 가까운
의미로 다가와요
좀더 엄격한 의미?
이사람을 신용하며, 허튼 짓을 할때엔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 와 같은 문서화된 의미같아요

신뢰란 조금 더 무형의 것 감정적인 것 느낌에 가까운
것 같네요 : )

정확히 이해하신듯 해요.
신용이란 계산적인 것으로 봐야겠죠.
아무리 좋아하는 친구라도 상황상 돈을 빌려줬을때 갚기 힘들수 있겠다 하는건 신용
상황이 나빠도 내게 돈을 갚으려고 노력할것이다라고 생각하는건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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