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슬러 ( The Wrestler, 2008 ) / 마초영화일수도, 인간궁상의 영화일수도.

in #kr8 years ago (edited)

The Wrestler OST :: Sweet Child O Mine - Guns N Roses ♪

먼저 이 영화는 3분 정도의 잔인한 장면이 나오고, 5분 정도의 선정적인 장면이 나오는 1시간 50분짜리 청불영화이다. 이 포스팅에는 영화 초중반까지의 내용이 있고 스포가 없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상당히 높은 평점의 영화이고, 평론가들의 평가도 좋다. 각박하기로 소문난 박평식씨가 7점을 준것만 봐도 알수있다. 사실 나는 처음에 유머 가득한 영화를 생각하고 봤다. 잭블랙이 나온 나쵸 리브레 (Nacho Libre, 2006) 정도로 킬링타임용 영화일줄 알았다. 그러나 영화를 처음 보았을때 굉장히 여운을 받았고 그때보다 더 어른이 된,, 몇년이 지난 지금 보는 영화의 느낌은 또 다르게 느껴진다.

주인공은 랜디 '더 램' 로빈슨이다. 한때 레슬링 판에서 슈퍼스타였던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 메이저단체에서 뛰지못하고 마이너 인디단체를 돌아다니는 꼴이 된다. 몸값이라는게 있고, 그 몸값은 인기가 많아지는동안 계속 오르게 되어 있으며, 선수 본인이 몸값이라는것을 한번 떨어뜨리면 계속해서 떨어지기 때문에 잘나가던 슈퍼스타도 나락을 타기시작하면 한순간에 떨어져서, 은퇴후 다른 일을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간혹 생활이 어려울 경우에는 페이를 완전히 깍고 마이너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레슬링은 완전 주류 스포츠는 아니면서도, 굉장히 자기 몸을 소모하는 엔터테이먼트이기 때문에 더욱 처절한 노후를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 랜디는 한때의 슈퍼스타이고, 아직도 많은 팬들이 알아보지만 현실은 이혼 이후에 딸에게 외면받고 거주하는 트레일러의 월세를 못내서 차에서 잘 정도의 상태이다. 간간히 잡히는 레슬링경기로 얼마 안되는 출전수당을 받고 급할때에는 마트에서 알바를 하며 급한 돈을 끌어다 쓰는 금전적으로 모자란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WWE, AAA, 신일본 등의 유명 메인단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수많은 인디단체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이들의 삶이 이렇다고 한다. 투잡 쓰리잡이 기본이다.

어쨋거나 그는 링위에 서면 여전히 슈퍼스타이다. 우리가 레슬링하면 헐크호건, 워리어, 언더테이커를 기억하듯.. 한국의 레슬링하면 역도산과 김일, 그리고 이왕표를 기억하듯이 말이다. 프로레슬링을 안보는 사람들은 흔히 대본과 스크립트가 정해져 있는 가짜 서커스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기술을 당하고 공격을 가하는것은 가짜가 아니다. 기술을 보임으로써 느껴지는 고통과 괴로움은 진짜다.

초반부에 랜디가 하드코어 매치를 하는 장면이 짤막하게 나오는데, 실제 일본의 CZW 라는 하드코어 단체의 링에서 촬영되었다. 압정위에 떨어지거나 ㅡ 철조망으로 상대를 던지는 등의 익스트림한 무브들은 실제로도 존재한다. 감독은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던것 같다.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 엔터테이먼트를 좋아하는 팬들은 많고, 이처럼 대중적이지 않은 과격한 류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는데, 어쨋든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은 정말 몸을 바친다는것.

랜디는 과거의 향수를 잊지 못하며 늙었음에도 살기위해 몸을 부딫히고 찢기며 링위에 선다. 아프고 힘들지만 그래도 링위에 서면 팬들이 환호를 해주고 흥분이 가득하기 때문에 잊을수 있다. 일례로 격투기 선수들이 링위에서 멋있게 싸우고 승리하여도 경기가 끝난뒤 락커룸에서 온몸에 멍이 가득한채 혼절하는 모습을 볼수있고, 90분동안 죽어라 뛰던 축구선수들이 경기가 끝나면 구토를 하며 정신을 못차리는 경우도 있다.

어쨋든 랜디는 슈퍼스타의 자존감을 버리지 않고 잘 살아보려고 노력한다. 랜디가 연정을 품고 있는 여자는 스트립바에서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로 누드댄스를 추는 캐시디이다. 둘다 앵간히 인생의 밑바닥으로 연출이 되기에 더 짠한 느낌이다. 캐시디는 고객과는 따로 약속을 잡지 않는다며 랜디의 관심을 무시하려 하지만, 랜디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사람은 캐시디일뿐이다.

또 아빠를 외면하는 딸 스테파니와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랜디는 자신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걸 알리려고 몇년만에 딸을 찾아가지만 스테파니가 아빠를 완전 극혐 취급하는걸로 봐서는 이미 이전에 아빠로써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음을 알수있다. 스테파니는 아빠에게 또 속지 않는다는 식으로 거칠게 이야기하며 외면한다.




여기까지가 초반부의 이야기다. 일반적인 스포츠 영화가 아니고, 영화를 다보면은 굉장히 짠하고 강렬하게 와닿는다. 건즈앤로지스의 음악이 중간과 마지막을 장식해줘서 참 좋다. 마초건 겁쟁이건, 남자건 여자건 다 보고 나면 분명 공감되고 캬아~~ 하는 느낌이 올것이다.

주연인 미키루크가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데, 실제 영화속의 랜디와 상황이 굉장히 비슷했다고 한다. 미키루크도 잘나가는 영화배우였다가 인생 나락선을 탄뒤에 여러 영화를 말아먹고, 이 영화를 통해 극적으로 부활했다. 그래서 인지 연기가 정말 심도깊고, 현실적이다.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비우길 원할때 혹은 뭔가 끓어오르는게 필요할때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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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관련내용 잘봤네요. 반갑습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보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쓰라려 지는 명작이지요.
명장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이름값을 하는건 물론이고
아리따운 마리사 토메이 누님 보는 재미가 또 쏠쏠한 영화지요.

ㅎㅎ 스파이더맨에 메이숙모로 나오는거 보고 너모 반가웠어요

앞쪽 줄거리만 읽어도 입안이 씁쓰름해 지는 영화네요.
슬슬 나이가 들면서 공감대가 비슷해 진다고나 할까요 ㅎㅎ
다음에 한번 찾아서 봐야 겠네요

ㅎㅎㅎ 마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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