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부끄러운 나의 변사.... (유머)

in #kr7 years ago (edited)

긴 하루였습니다. 새벽에 잠에서 깨는 바람에 일찍 출근해서 10시까지 수업하고 이제 집에 들어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스티밋을 뒤지다 백일장 참여기간이 아직 남은 것 같아 저의 변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드리려 합니다.

때는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부산에 살았었는데요. 집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버스로 거의 1시간이 넘게 걸리는 통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학을 갈 수도 있었지만, 기존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이 너무 좋아 그럴 수가 없었지요.

제가 장이 안 좋은데요..

아침 6:30즈음 일어나 씻고 7시에 차를 타고 이제 학교로 출발했습니다.

여동생도 학교를 옮기지 않아 함께 버스에 탔지요. 그날 조금 늦게 출발해서 당시 111번을 타고, 만덕동에서 사직동까지 가고, 다시 부암동 쪽을 갈아타는 노선이었죠.

아... 그런데 변이 마려운겁니다.

참았습니다.

당시는 교복을 입지 않던 시절이었죠.

여하튼 변을 참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여동생에겐 먼저 가라고 이야기하고, 중간에 내렸습니다.

아침 이른 시각이라 화장실을 찾기가 힘들었죠. 

가게 문을 두드리며 화장실좀 쓸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야박하게 거절당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변이 나오려 하면 앉아서 발 뒤꿈치로 변이 나오는 그 곳을 막으며 억지로 버텼습니다.

온 몸에 땀이 흐르고, 얼굴은 오만상이 되었죠.

정말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학교가 가까이 왔습니다.

학교 근처에 친구 집이 있었는데, 화장실이 밖에 있었습니다. 단층 주택이었죠.

너무 급해서 버스에서 다시 내려 친구네 집으로 달려갔죠.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여는데... 헐...

친구가 안에 있었습니다. 나, 너무 급하니까 제발 그냥 끊고 나와달라 애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나도 빨리 싸고 학교 가야된다. 학교 가서 싸라..

야속함보다는 급한 변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학교까지 뛰어서 5분이면 도착합니다.

제가 다니던 동평중학교는 동평여자중학교와 나란히 붙어 있고, 

남녀 학생들이 각각 따로 줄을 지어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학교로 들어갑니다.

지름길로 열심히 뛰고, 중간에 나올 것 같으면 다시 발 뒤꿈치로 그곳을 막고 앉아 장 속으로 억지로 들이밀고..

드디어 그 오르막길에 도착했습니다.

자, 이제 고지가 바로 앞입니다.

열심히 뛰다가 다시 변이 마려워 역시 방어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헐...

일어서서 다시 가려는 그 순간....

지지지지지지지지직......................

저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당시는 사각팬티가 유행하지 않던 시절이라 삼각팬티가 변을 모아주었죠.

그냥 천천히 팬티 밖으로 그것이 흘러나오지 않게 걸었습니다.

너무나 먼 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화장실에 도착했습니다.

바지를 조심스레 벗고, 팬티를 벗고, 그리고 그 팬티를 버렸는데, 휴지가 없었습니다.

공책을 찢어 엉덩이를 닦아 내도...

여기저기 번져버린 그것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종이를 엉덩이에 하나 붙이고, 바지를 입었습니다. 청바지가 아니라 면바지였어요.

아이들한테 들킬까봐 자리에 앉아서 그날 자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냄새가 났습니다. 고맙게도 아이들이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니 방구 낐나?

그 말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똥 싼걸 모르다니요... 

게다가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도시락을 까 먹는 바람에 그 냄새 덕분에..

저의 변냄새는 잠시 가라 앉았다가... 다시감 피어 오르고... 그 때 마다 또 물어봤죠.

니 또 방구낏나? 오늘 왜 그라노?

네...

드디어 하교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일어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거의 마지막에 일어서는데, 한 녀석이 뒤에서 저를 보더니..

점마, 바지 봐라..저거 뭐꼬?

창피해서 얼른 나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려면 다시 1시간 이상 버스를 타야지요.

버스를 타서 제가 의자 앞에 가까이 가니 앉아 계신 분이 자꾸 쳐다봅니다.

저는 자리를 계속해서 옮길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결국 그날... 

그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날 제가 변을 바지에 본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다음날 전혀 모르더군요..

저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그리고 창피하면서도... 뭔가 감추고 피해야하는.. 처절한 순간이었습니다.

- The End -


가끔 아이들이 졸 때 들려주는 저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입니다. 변 시리즈가 몇 개 더 있는데, 반응이 좋으면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더러운 이야기 해서 죄송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장 건강 잘 챙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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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friend ! Interesting blog for you ! Good luck

ㄷㄷㄷ..... 음... 친구분들이 다 알았지만 모른척 해준거같은데요..... 흠..... 허...... 가슴아픈 이야기ㅠㅠ

가슴 아픈 이야기인가요? ㅋㅋ

백일장 참여하시는 거면 태그에 wc2 도 넣으셔야 해요. 굿럭! :)

아.. 그러네요...ㅋㅋ

ㅋㅋㅋ변사라는 말이 變死 가 아니라 便史 였군요 ㅋㅋㅋㅋㅋ 저도 @inverse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 아마 의리넘치는 친구들이 모른척 해준게 아닐까.... ㅋㅋ 중간에 스릴러물에 가까운 다급함이 느껴져 저도 그런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저런 경험 전부 한번쯤은 있을거에요. 세상이 온갖시련을 내게 다 쏟아부은 그런 느낌 .ㅋㅋㅋㅋㅋㅋ

즐겁게 보고갑니당! ^^

네..~~ 최근에도 그런 경험이 없진 않죠... ㅋㅋ

긴 하루를 보내셨겠네요.
읽는내내 긴장하며봤습니다. ㅎㅎ;

네... 저도 힘들었습니다~` ^^

읽으면서 저도 아찔했습니다ㅎㅎㅎ 친구분들이 모른 척 해주신 것 같은데.. 참 좋은 분들이시네요!

모른 척 한걸까요? 과연..?? 그럴 수도 ㅋㅋ

글 잘 읽었습니다. 그 상황에 얼마나 당황하셨을지.. 상상이 가네요. 제 생각에는 친구분들이 단순하게 뭔가 이상한데?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금방 잊지 않았을까 싶네요. ㅎㅎ

네... 저도 그렇게 믿고 있는데...그게 아닐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저라면 집에 갔을듯해요 ㅠㅠ 대단하세요 그래도 착한 친구들이 함께여서 지금은 좋은 추억이되셨을듯해요^^

ㅋㅋ 그래도 학교를 가야 하니... 지나고보면 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되는 것 같아요.. ^^

시간이 지나 하는 이야기 ㅎㅎ 저도 긴장감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네... 그러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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