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어게인2 : 4월22일 일요일의 생각 @travelwalker

in #kr7 years ago


낯선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조용히 외치다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해 살아가는 사람의 존재를 증명하다


작년 여름쯤이었나 우연히 비긴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프로그램 컨셉은 그랬다. 한국의 유명가수와 연주자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서 낯선 유럽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한다.

약간은 생경한 컨셉이고 유희열, 윤도현, 이소라, 노홍철(?) 이렇게 구성된 멤버들이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과 가수들의 뛰어난 실력으로 꽤 깊이 있는 음악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되었었다. 물론 예능으로 기획이 된 부분 때문에 노홍철이 투입되었으나 결국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해 어색한 진행의 아쉬움이 있었었다.

이 비긴어게인이 다시 돌아왔다. 김윤아, 이선규(자우림기타리스트), 윤건, 로이킴 - 후반에는 악동뮤지션과 박정현 하림도 합류한다고 - 으로 이루어진 팀이 포르투갈에서 출발하여 헝가리까지 여행하며 버스킹을 한다.

사실 이 프로그램도 여러 관찰예능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훨씬 깊이 있는 음악과 음악하는 출연진들의 음악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오히려 어설픈 요즘의 음악방송보다 훨씬 음악방송의 본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1편에서도 그랬지만, 스스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기 때문에 그 모든 준비를 스스로 해야하고 그 과정들이 보여지는데, 한국에서는 인기가 많은 가수들이어서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이 무척 낯선 일이었을텐데도, 음악에 대한 그들의 순수한 열정이 아직도 식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보기도 좋고 왜 그들이 음악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기도 했다.

'나는 가수다' 라고 외치며 관객을 윽박지르는 고음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갈매기소리가 들리는 부둣가 계단 가로등 밑에서, 기타하나에 마이크도 없이 조용히 노래하는 모습, 그리고 그 곁에 난간에 무심이 앉은 맥주병을 든 관객이 조용히 귀기울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비긴 어게인 이라는 제목 처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지 못했던 시절의 마음을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싶었었나를 기억하고 싶은것...

예능으로 제작되었지만, 그 어떤 음악프로그램보다 더 음악적인 이 프로그램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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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안그래도 판다양도 어제 저녁에 이 방송 봤습니다.
그냥 넘기다가 우연히 봤는데 뭐에 홀린 듯 끝까지 다 봤네요.....
김윤아 나오는 편이였는데... 역시 출연진 모두가 정말 아티스트...

네 잘 어우러지는 연주를 보는일은 참 즐겁죠?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도 김윤아 때문에 처음으로 봤었는데 매력있는 컨셉이더군요.

네 로이도 사실 목소리가 좋구나 정도였는데 여기서 보면서 참 열심히 사는 좋은 젊은이구나 하고 새삼 다시 봤네요 ^^

언제부터인가 고음으로 샤우트 정도는 구사해야 가수라 불려지는 것 같은데 제 취향과는 너무 거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의미있는 가사를 노래하는 레오나드 코엔이 그립습니다. 김윤아 악동뮤지션이 등장한다니 관심이 가는군요.

네 가수가 왜 가수인지를 웅변하지 않고 잔잔히 보여주는것이 참 보기 좋더군요... 그리고 알고 있던 가수라도 재발견 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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