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9 분데스리가 전반기, MVP는 '로이스'

in #kr6 years ago (edited)

[김현민의 분데스 메르헨] 2019.01.09 수요일

REUS.png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1위 등극이 가장 큰 이슈였다. 무려 7시즌 연속 전반기 챔피언에 올랐던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올린 성과였다. 바이에른은 시즌 초반 새 감독 니코 코바치 체제에서 부침을 겪었으나, 4-2-3-1로 포메이션을 변경하면서 서서히 성적을 끌어올렸고, 2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도르트문트가 자랑하는 신성 제이든 산초를 비롯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어린 수비수 에반 은디카, 바이엘 레버쿠젠이 배출한 보석 카이 하버츠 같은 10대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게다가 파코 알카세르(도르트문트)를 비롯해 라이스 넬슨(호펜하임), 파트릭 헤어만(묀헨글라트바흐), 클라우디오 피사로(베르더 브레멘), 안토니 우자 같은 슈퍼 조커(교체 출전 선수)들의 활약상도 눈에 띄었다. 산초와 루카 요비치(프랑크푸르트) 같은 선수들은 벤치에서 시작해 뛰어난 경기력을 통해 주전으로 발돋움한 케이스다.

이래저래 변화가 많았던 2018-19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의 BEST 11을 뽑아보았다. 출전 시간 1,000분 이상 소화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로 인해 요나스 호프만(묀헨글라트바흐)을 비롯해 케렘 데미르바이(호펜하임),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단-악셀 자가두(도르트문트), 빌리 오르반(라이프치히) 등이 아쉽게 명단에서 제외됐다.


GK 페터 굴라치(RB 라이프치히) - 17경기(1,539분) 7경기 무실점

라이프치히는 이번 시즌 유로파 예선을 치르느라 타 구단들보다 한 달 먼저 시즌을 시작했고, 분데스리가 개막 이후엔 유로파 리그 본선을 병행했다. 이로 인해 잦은 로테이션을 감행해야 했지만, 굴라치가 단단하게 골문을 지켜주었기에 분데스리가 최소 실점(17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무실점은 7경기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골키퍼 얀 좀머와 함께 공동 1위였고,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슈팅 선방은 44회로 좀머(4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DF 요슈아 킴미히(바이에른 뮌헨) - 17경기(1,530분) 1골 9도움

팀 사정에 따라 오른쪽 측면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번갈아 가면서 소화했는데, 어느 포지션에 뛰더라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꾸준함만 놓고 보면 바이에른에서 최고에 해당하는 선수였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정교한 오른발 킥을 바탕으로 1골 9도움이라는 놀라운 득점 생산성을 자랑했다. 바이에른 필드 플레이어들 중 유일하게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영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킴미히 없는 바이에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DF 마누엘 아칸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3경기(1,125분) 1골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그는 반 시즌의 적응기를 거쳐 이번 시즌을 통해 도르트문트 수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과거 도르트문트 수비 리더였던 마츠 훔멜스(현 바이에른)를 연상시키는, 92%에 달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로 후방 빌드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도르트문트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축구 지능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중앙 수비수치고 공중볼에 약하다는 점 하나를 빼면 딱히 단점을 찾아보기 힘든 선수다.

DF 마티아스 긴터(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 12경기(1,029분) 1골

묀헨글라트바흐 수비의 핵심. 지난 시즌까지 주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뛰었던 니코 엘베디가 성공적으로 중앙 수비수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긴터가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 덕이다. 특히 클리어링에서 팀 내 최다인 5회를 기록하며 최후방 보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반기 막판 긴터가 안와골절로 5경기에 결장하자 묀헨글라드바흐가 2승 1무 2패에 그치면서 2위 자리를 바이에른에게 내주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영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키커 평점 2.83점으로 수비수 부문에서 하세베 마코토(2.73점)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DF 제로미 루시용(볼프스부르크) - 15경기(1,320분) 1골 1도움

이번 시즌 볼프스부르크는 예년과 다르게 수비가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볼프스부르크 포백 중 유일하게 변화가 있었던 건 바로 루시용의 영입이었다. 1골 1도움으로 득점 생산성 자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측면을 오르내리면서 공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키커 평점 역시 3점으로 킴미히와 함께 수비수 부문 공동 4위에 위치하고 있다. 헤르타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 경기에선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가 카메라맨을 맞추자 따로 다음 경기에 안전모를 선물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MF 악셀 비첼(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7경기(1,433분, 교체 1경기) 1골 1도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중원에서의 포백 보호였다. 율리안 바이글을 비롯해 기존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모두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낸 것.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르트문트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벨기에 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 비첼을 영입했다. 이는 주효했다. 그는 강력한 몸싸움(볼 경합 승률 60%)과 뛰어난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단단하게 보호해줬고, 역습 과정에선 안정적인 패스(패스 성공률 93.7, 분데스리가 1위)를 바탕으로 빌드업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그가 버티고 있기에 도르트문트는 줄곧 공격 축구를 펼칠 수 있었다.

MF 티아고 알칸타라(바이에른 뮌헨) - 14경기(1,045분, 교체 3경기) 1골 1도움

바이에른의 지휘관. 그의 발에서 바이에른의 모든 공격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평균 패스 횟수 80.1회(전체 1위), 패스 성공률은 91.3%(미드필더 2위)에 달한다.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 바이에른의 공격 질 자체가 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2.9회의 태클과 1.1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하면서 수비에서도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바이에른이 그가 결장한 3경기에서 2무 1패로 승리가 없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영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MF 제이든 산초(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7경기(1,024분, 교체 7경기) 6골 9도움

새로운 스타의 탄생. 시즌 초반엔 주로 교체 출전했으나 짧은 시간 속에서도 효과적인 플레이로 공격포인트를 쌓아나갔고, 이후 주전으로 발돋움하면서부터는 2000년대 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원숙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더 놀라운 점은 장기인 드리블 돌파가 시즌 중에 더욱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반기 경기당 드리블 돌파 2.5회로 분데스리가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산초를 중심으로 한 단독 돌파는 도르트문트의 가장 유효한 공격 루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MF 마르코 로이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7경기(1,480분) 11골 8도움

이번 시즌 전반기 분데스리가 MVP이자 도르트문트 1위의 일등 공신. 부상 없는 로이스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전반기였다. 17경기에서 11골 8도움을 올리며 공격포인트 1위를 당당히 차지했다. 잦은 부상 탓에 과거 대비 스피드는 다소 떨어졌지만, 경기 운영에 한층 더 눈을 뜨면서 축구 도사가 된 느낌이다.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한 데다가 순간적인 템포 변화로 상대 수비진에게 혼란을 야기한다. 게다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어린 도르트문트 공격진을 이끄는 '주장의 품격'도 보여줬다.

MF 토르강 아자르(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 17경기(1,520분) 9골 6도움

그동안 첼시 스타플레이어 에당 아자르의 동생이라는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으나, 지난 시즌 10골 8도움을 올리며 묀헨글라트바흐 공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데 이어, 이번 시즌 물오른 킥 감각과 성실한 플레이(경기당 전력 질주 횟수 분데스리가 전체 1위), 영리한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전반기에만 무려 9골 6도움을 기록하면서 분데스리가 정상급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이제 토르강 없는 묀헨글라트바흐 공격은 상상하기 어렵다.

FW 루카 요비치(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 15경기(1,006분, 교체 4경기) 12골 5도움

전형적인 골잡이.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교체 선수였으나, 꾸준히 득점을 추가하면서 확고한 주전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고, 전반기 15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으며 파코 알카세르와 함께 분데스리가 전반기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섰다. 특히 승격팀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의 경기에서 5골을 몰아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한 경기 5골 득점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공격수 기근 시대에 97년생의 어린 나이로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의 위치에 올라서면서 유럽의 내로라하는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SUPER SUB 파코 알카세르(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2경기(506분, 교체 7경기) 12골

무슨 말이 필요할까? 12골로 요비치와 함께 득점 공동 1위인데, 이 중 교체로만 7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몰아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한 시즌 최다 조커골(교체 출전골) 기록을 단 반 시즌 만에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16-17 시즌 닐스 페터센이 수립한 9골) 교체 출전 대비 득점에 있어선 분데스리가 역사를 통틀어서도 독보적인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는 파코다. 특히 10호 골을 넣을 때까지는 10번의 유효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괴력을 과시했다.

감독 루시앵 파브르(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3승 3무 1패

파브르가 돌아왔다. 헤르타 베를린과 묀헨글라트바흐에서의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뒤로 하고 프랑스 리그1 니스를 지도했던 그는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을 전반기 1위로 끌어올렸다. 이전까지 공격 일변도였던 도르트문트에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었고, 승부처에선 과감한 선수 교체로 경기를 뒤집는 모습까지 연출해냈다. 실제 도르트문트는 교체 선수들이 14골 7도움을 합작해내며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21개)를 기록했다. 베테랑 감독(분데스리가 현역 최고령 2위이자 최다 경기 4위)의 품격을 유감없이 보여준 파브르다.

[크기변환]khm.png

글 - 김현민 (골닷컴 축구기자)
사진 - 마르코 로이스 인스타
영상 - 분데스리가 유튜브


Sort:  

Congratulations @todayfootball!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published more than 60 post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70 posts.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Do not miss the last post from @steemitboard:

SteemWhales has officially moved to SteemitBoard Ranking
SteemitBoard - Witness Update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29
BTC 64050.44
ETH 2502.78
USDT 1.00
SBD 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