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경제 살인마

in #kr6 years ago (edited)

어느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에 아름다운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에게는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딸이 2명 있었죠. 그들은 매우 아름답고 심성이 고와 마을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뒷마당에 작은 텃밭을 가꾸며 몇몇 동물들도 키우는 전형적인 시골 가족의 모습이었죠. 가난한 시골 마을이 그렇듯이 이들도 돈은 많이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멋진 신사 한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을 보고 무언가 생각에 잠기더니 조용히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가족의 가장이었던 아버지와 마당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죠.
멋진 신사는 제안을 합니다.

  • 제가 생각하기에 여러분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됩니다.
  • 투자를 하여 집을 크게 증축하여 멋진 집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 그리고 자동차도 구입하면 더 이상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필요도 없어 질것입니다.
  • 뒷마당에는 최신식 자동 재배 시스템을 구축하면 비가 오지 않고 물을 주러 노력하지 않아도 훨씬 많은 야채들이 자라날 것입니다.
  • 키우고 있는 염소와 토끼를 위한 축사도 확장 및 증축하면 여러분의 수익은 증대 될 것이며 찬란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그의 제안이 매우 멋지고 좋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돈이 없었죠.
그래서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 정말 멋진 제안 이군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 가족은 너무 행복해 지겠군요.
  • 그런데 저희는 그런 모든 시설을 구비할 돈이 없습니다.

신사는 대답을 합니다.

  • 그런 점은 전혀 걱정하지 마십시요.
  • 제가 “세계마을 은행”과 잘 아는 사이라서 그 은행에게 몇 마디 하면 바로 돈을 빌려 줄 것입니다.

아버지는 놀랐습니다.

  • 전 담보물도 없고 오직 살고 있는 집과 가족 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큰 돈을 빌려준다는 말인가요?

신사는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 당신은 저기 우리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딸들과 아내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 아닙니까?
  • 전 당신의 신용을 믿습니다.

이렇게 이 가족의 아버지와 신사는 대화를 마쳤습니다.
다음날 “세계마을은행”직원과 함께 방문하여 서류에 싸인을 하고 거액이 들어있는 수표를 보여줬습니다.

  • 이수표는 이제 당신 것입니다. 하지만 대출금은 대부분 공사비로 사용하기로 하였으니 제가 다시 가져가겠습니다.
    내일 공사를 시작한 인부들을 데리고 오기로 하죠.

이 가족은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던 거액 20억원을 대출받았지만 눈앞을 잠시 스쳐지났을뿐 만져보 지도 못하고 바로 신사가 가져갔습니다.

공사가 시작되어 집은 매우 커졌고 뒷마당은 최신식 설비가 들어오고 몇달 동안 희망이 부풀어 있었습니다.
신사는 선물로 최신 TV와 게임기도 주었습니다. 아버지와 딸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이제 8개월 가량의 공사가 끝나고 야채가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쉽고 편리하게 야채가 생산되었죠.
동물 축사에서도 자동으로 먹이도 주고 대소변도 치워주었습니다.
믿을수 없을 만큼 잘 작동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생산된 야채를 팔아 수익이 증대된 것 같아서 가족은 너무도 즐거워했습니다.
야채를 빨리 수송하기 위해 편리한 트럭도 장만하였습니다.

이제 이 가족은 더 이상 시골이 아니고 최첨단 현대로 시간을 건너온 것 같다며 좋아했죠
그런데 몇 달의 행복한 순간이 지나고 “세계마을은행”으로 부터 편지가 한장 날라왔습니다.
이제부터 이자 상환이 시작한다는 것이었죠.

이자율은 이들의 예측보다 더 비쌌습니다. 그리고 야채도 그렇게 많이 생산되지 않았죠.
아무리 열심히 생산품을 판매해도 이자를 주고 나면 돈이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트럭유지비와 최신 설비로 인한 전기세, 물세, 오물 처리비등 운영비 또한 매우 많이 나갔습니다.

토요일에도 나가서 야채를 팔고 딸들도 나가서 팔고 온가족이 일을 해도 각종 요금을 지불하고 간신히 이자를 만들어서 지불하고 나면 자신들 먹을 것 정도 밖에 남지 않게 되었죠.

아버지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닺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자전거 타고 다니며 작은 텃밭에서 나오는 것들을 가끔 시장에 나가서 판매하면 생활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더 많은 생산을 하며 트럭도 있어서 더 많은 상품을 더 빨리 운송하여 판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시간도 돈도 없다는 것이죠.

더구나 야채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장사마저 어려워 졌습니다.
이자 상환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죠.

아버지는 신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신사가 집으로 찾아왔죠.

  • 이 보세요. 당신 말대로 다 했는데 이상하게 돈이 않 생기고 우리 가족만 죽어내고 있단말이오.
  • 이자도 너무 독촉이 심하고, 최근 야채에 발암물질 사건이 벌어지며 아무 상관없는 우리 야채까지 기피되고 있소.
  • 당신이 은행가 랑 친하니 잘 좀 이야기 해서 이자를 좀 미루어 주면 않되겠소?

그러자 신사는 웃으며 이야기 합니다.

  •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럼 빨리 연락하지 그랬습니까?
  • 제가 내일 다시 와서 처리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다음날 “세계마을은행” 직원과 신사가 왔습니다.
아버지는 이자를 탕감해 주거나 몇 달 유예 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좀 다른 형태로 해결이 되었답니다.

  • 여기 신규대출 서류를 가져왔습니다.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아서 갚으면 바로 해결을 할 수 있죠.

아버지는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이 걱정되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추가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후 더 많은 이자와 채무로 이가정의 살림은 더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결국 이자가 밀리기 시작했죠.
신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가족을 불량하고 비도덕적인 사람들이라고 험담을 하고 다닙니다.
이 신사는 사람들의 신용도를 평가하여 점수를 붙여 두는 게시판을 마을 중간에 만들어서 이자를 값지 않는 사람들의 점수를 낮추고 이자를 잘 값 는 사람들은 더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평범한 가정이었는데 명예도 잃고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자가 너무 오랫 동안 밀리자 신사는 집을 포기 한다는 서류를 가져와서 싸인 하라고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부 하였죠.
그러자 신사는 그럼 딸들 중 한 명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합니다. 좋은 사람 인줄 알았던 그 신사는 악마 같은 존재였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그렇게도 할 수 없다고 거부하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협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마을 사람들도 선동하여 이집과 거래도 하지 말고 왕래도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경제 봉쇄도 당하고 아버지를 폭력적이고 나쁜 사람으로 험담하여 도덕적 상처도 입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이 난관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이야기에 나오는 가족은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의 현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물론 신사가 누군인지 눈치 채셨겠죠?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약소국들의 자원을 착취하기 위해 이야기와 매우 비슷한 방법을 활용하며 공작을 벌였죠.
IMF나 세계은행은 미국 및 강대국들의 뛰어난 도구가 되어 수많은 곳에서 이런한 일들을 벌여왔습니다.

지난 글에서 IMF의 경제학자로 일하다 양심고백을 했던 데비슨 벗후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지금 소개할 사람은 존퍼킨스 입니다. 그는 미국의 수석 경제학자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위 비유적으로 이야기 했던 “신사”역할을 하며 국가 정상들을 만나 거액의 차관을 받도록 설득하고 회유또는 협박을 하였습니다.
존 퍼킨스는 그렇게 IMF 나 세계은행을 통해 마련한 거액의 차관으로 다국적 기업 (벡텔, 할리버튼, 스톤앤드웹스터, 제너럴일렉트릭 등) 들이 대규모 토목공사나 기간사업 등을 제공하도록 하여 해당 국가가 그 차관을 이들 기업에 지불함으로써 결국 자금을 다시 미국으로 회수해 가도록 하였다고 고백합니다.
실제로 볼리비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세계은행은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에 차관을 제공하여 상수도 관련 공사를 하도록 하여 미국기업 벡텔이 사업을 하도록 만들었는데 상상을 초월한 요금을 징수하여 시민들은 시위를 하고 강렬하게 저항하게 됩니다. 결국 국민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업을 국가가 다시 회수하고 벡텔은 쫒겨 났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곳의 공작을 고백하는데 이미 칠레의 아옌대 대통령의 축출과 관련된 공작은 CIA가 관여 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는 공개되어 있습니다.
에쿠아도르에서 의심스러운 죽음을 맞은 하이메 롤도스 대통령, 파나마의 정치인 오마르 토리호스의 의심스러운 죽음등이 미국의 공작으로 제거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제국의 착취에 저항하는 국민

이번주에 국회에서 매우 심각하게 공공 서비스 요금관련 법안을 다루었고 인상이 불합리 하다는 판단아래 인상을 철회하는 법안이 가결되었습니다. 하지만 마끄리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여 법안이 취소 되었죠.
이에 대한 여파로 오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대규모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겨우 공공 요금 때문에 사람들이 시위를 하나 ?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서민들에게 이미 소득의 25%가량을 공공요금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거기에 소득의 50%가량이 식비로 사용되고 주거비나 교통비, 교육비까지 더하면 수십%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요금이 시발점이 되기는 하였지만 실상은 더 복잡합니다.
시위대의 요구도 IMF에 대한 저항과 고용불안정에 대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것입니다.


2018년 6월 1일 - IMF 반대 / 긴축 반대 시위

민주주의 하에서 현정권이 매수되어 어떤 악랄한 결정을 내려도 그 결과는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시간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는 빚들로 고통받게 됩니다. 아르헨티나도 70년대 군정이 남발한 채권들로 인해 아직까지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당시 군정도 매수되어 미래의 국민을 채무에 허덕이게 만들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죠.

만약 빚을 값지 않으면 어찌 될까요? 예전에는 군대를 보내서 힘으로 받아내고 말았죠. 지금은 베네수엘라처럼 경제 제재를 통해 세계와 고립 시켜 고통을 줘서 굴복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르헨티나도 디폴트 선언이후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을 생각하면 현 대통령 마끄리가 할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약소국이란 너무 처량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존파킨스의 양심선언 -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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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을 겨눈다고 전쟁이 아니군요.
세계곳곳에서 돈으로 세계경제를 장악하는 경제전쟁이 일어나고 있군요.

좋은 방명록 이네요.
멋지십니다.^^^

세계은행의 제안이 강요가 아니고 판단에 따른 합의결과라고 하면,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절차로 대출을 받아도 결국 문제없이 발전한 곳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하게 큰 대출을 받은 게 가장 큰 원인이겠죠. 이자율 협상에 좀더 신중했어야 했고요. 분에 넘치는 호사를 누리기만 하고, 확대된 가능성을 이용해서 생산성 및 수익성 증대에 힘쓰지 않은 것도 문제고요.

제가 다큐 영상을 추가 했습니다.
시간 되시면 꼭 한번 보세요. 좀 깁니다. (1시간 40분)
다큐멘터리을 보시면 표면적은 합의 이지만 그 깊숙한 내면에 강요가 되었음을 알수있죠.

자급자족을 추구하던 남미지도자들은 거의 축출 됬습니다.

힘내세요 틴톰님!

감사합니다.!!

나쁘군요...
갑질을 하다니~!!!
우리나라는 그나마 잘헤쳐나가서 다행이네요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한 특이한 케이스 입니다.
지도자는 엉망이었지만 뛰어난 국민이 있었던 케이스죠.

2차세계대전 이후 후진국에서 선진국에 진입한 유일 무후한 국가가 우리나라 입니다.
IMF에도 좀 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잘 견디었죠.

무서운 세상 ...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사실이죠...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라..

저 가족의 이야기가 비단 국가에 비유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있죠. 결국 도움 아닌 도움을 받은 개인이나 국가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무시무시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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