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지붕] 길거리에서 떨고 있던 청년

in #kr7 years ago

양철지붕.JPG

토요일 오전. 둘째를 출산한 달 이여서 인지.
다리가 아리고 몸이 영 개운치 않아 추위를 무릅쓰고
따뜻한 온탕 생각에 가까운 목욕탕 으로 향했다.
입구를 막 들어가려는 순간.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
얇은 회사복만 입고 차가운바닥에서 "덜덜"떨다가
인기척에 놀라.엉거주춤 허리를 세워 비스듬히 벽에기대 섰다.
이른 아침. 최강한파에 거리엔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순간 내 윗옷을 벗어주려 했지만 덩치에 맞지도 않을것 같아.
걱정스러움에 주위를 벗어나지못 하고 있다가
목욕탕 주인에게 그런사람이 위에 있는데 도와줄수가 없다하고
이불이라도 있으면 갖다주고싶다 라고 했지만
내 얘기에 근심어린 표정만 지을 뿐 별 반응이 없어
누군가의 도움만 하는 바램만 안고 목욕을하러 들어갔다.
별 생각 없이 밀린 일들을 해놓고. 저녁 준비를 하는데
밥 냄새와 함께 아침에 본 청년이 뜨올랐다.
아차! 난 왜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만원짜리 두장을 잊고 옷과 이불만 생각났을까?
손을 잡아끌고 편의점에 앉혀 놓고 따뜻한 컵라면이라도 먹여야 했을것을...
혹, 회사에서잘리고 힘들어서 술 마시고 비틀거린 걸까? 취기는 없어 보였는데?
나도 아들이 둘이나있는데!
얼마나 괴로웠으면 부끄러움도 모르지 않던 청년이 그지경이 되었을까?
후회가 막급이다. 남의 일이 아닌데..
엄마인 내가 ? 순간 너무 미안하고 얼굴이 화끈거려 몸에 전율이 왔다.
어려운 시기의 모든 젊은이들이 ,아픔없이 미래를 계획하고,
성공도 꿈꾸면서 ,좌절없는 내일을향해 .전진할 수 있는
그런 풍요로운 우리나라가 되기를 두손 모아 기도한다.

Sort:  

실제상황? 이었다면 저라도 같은 생각을 했을 듯요... 뭔 사연이 있었을까요ㅜ

지금 생각해도 내 처신이 부끄럽네요. 힘들어 보였는데 걱정되네요.ㅠㅠ
팔로합니다,

저런때는.. 경찰을 부르심이...
술에 취해서 자더라도 좀더 안전한 경찰서에서.. ^^;

술은 그다지 모르겠는데 힘든일이 있었던건 느껴졌어요.정신이 있으니까 부끄러워 바로 일어서는데
몸이 얼어 떨면서 비틀거리더군요. 첨엔 미안해 할까봐 쳐다보지 않으려했어요.
적극적으로 도와줄까 물어보지 못한것이 미안할 따름이예요.ㅠㅠ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5
JST 0.031
BTC 60898.61
ETH 2626.61
USDT 1.00
SBD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