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들었습니다. <안녕? 공황장애>

in #kr6 years ago (edited)





owogud_45301319_2077339495855037_6402889281335125857_n.jpg


46898385_10158138568379782_8593172829837459456_n.jpg


owogud_46120238_529390624243208_3126947367191547124_n.jpg


공황장애 걸린 덕으로 영화도 만들고 책도 내고 개이득.. 독립출판한 <안녕? 공황장애> 온라인 주문 받습니다. 스팀잇에서 연재했던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현재 관련 글은 수정한 상태!)

  • 1차주문 마감합니다. 곧 2차주문 공지 올리겠습니다 :)


목차 중 한꼭지 공개해보겠습니다.

<원인없는 세계에서>

나는 진행하던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방 안에서 며칠을 누워있다. 라고 첫 문장을 적고 보니, 마치 평소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성실한 예술가 상이 떠올라서 문장을 정정한다. 나는 창작을 한답시고 작업실 바닥에 매일 누워있곤 했는데, 이제 마땅한 핑곗거리가 생겨서 더욱 격렬하고도 공식적으로 바닥에 누워 지낸다. 호흡곤란, 비현실감, 뒷골땡김, 가끔 마비증상과 함께 심장이 자주 철렁거렸다. 또 말하지만, 이전에는 한 번도 체험하지 못했던 증상임은 물론이고 이런 나의 상태를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가족들도 당황스럽긴 매한가지였다.

이제 내 앞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갈림길에 섰을 것이다. 왼쪽 길은 끝없는 의심의 왕국으로 가는 길이다. 신체로 체감하는 증상은 너무나 생생한 것이어서, 병원에서 발견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 실체가 있다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이 이 길을 택한다. 그러나 신체 감각은 얼마나 생생하면서도 동시에 믿을만한 것이 못 되는가. 올리버 색스의 책을 보면 팔이 절단된 사람이 손 끝의 고통을 호소하지 않던가. 아무튼, 그들은 원인을 발견해줄 의사를 찾아 '병원 쇼핑'을 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어디에서도 관찰가능한 몸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다. 다른 가능성을 찾아보는 대신에 그들은 마지막 결론을 내린다. 나는 희귀병에 걸렸어. 그리고 다시 갈래길이 시작하는 지점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세월이 걸린다. 그러고도 오른쪽 길로 진입하길 주저한다.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오른쪽 길로 곧바로 달려갔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간의 직감이었다.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찌됐든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공황장애 환자다. 세상에! 다시 한번 되뇌인다. 나는 공황장애 환자다. 나는 정신병 환자다. 나는 정신병자다. 으웨웨웨훼훼휑! 무섭지?

사람이란 인과없는 세계에서도 꼭 이유를 찾아내고야 마는 존재다. 우주의 탄생조차 신의 의도로 보는 것처럼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해석과 실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 대부분의 현상들은 '그냥' 존재하기도 한다. 나는 왜 공황장애에 걸렸을까. 누군가는 말한다. 요즘 니가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래. 그런가? 내가 스트레스가 많았나? 아니 근데, (나 정도의)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이 정도면 과분할 정도로 감사한 환경에서 특별한 고민 없이 배짱이처럼 지내고 있었는데? 이런 내가 스트레스로 공황장애에 걸릴 정도라면, 오전 8시 반 지옥철에 순대 알맹이처럼 끼어있는 모든 출근길 현대인들은 5분에 한번씩 공황발작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또 이렇게 말한다. 너가 모르는 무의식 속의 스트레스가 널 괴롭혔던 거야. 아니,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너는 나를 알겠느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든 사람이 공황장애에 걸리지 않는다. 반대로 나같은 천하태평 배짱이도 '주제 넘게' 공황장애에 걸리기도 한다. 인정하긴 싫겠지만 이 병은 증상은 존재해도 '그럴만한' 원인은 어디에도 없다. (있으면 말해달라! 스트레스 말고!)

곧 죽어버릴 것 같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의 시간을 견뎌낸 후, 밤을 새고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내 안으로 들어온 '이 놈'을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생각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제 원인이 무엇이든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순 없다. 대책위가 있어야 한다. 나는 블로그애 '공황장애' 카테고리를 전체공개로 개설했다. 이제부터 모든 증상을 기록할 것이다. 기록은 내 전문이다. 지난 10년간 내 모든 생각과 작업들을 블로그에 기록해온 나 아닌가. 공황장애라고 특별한 예외가 될 순 없다. 나는 공황장애를 정면으로 마주할 것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극복할 것이다. 단순한 기록으로만 그치지도 않을 것이다. 공황장애는 내 그림과 글쓰기 작업의 일부가 될 것이다. 작가가 공황장애를 맞이하는 방식을 보여주겠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
.

Sort:  

대박! 축하드립니다.^^ 공황장애를 이렇게 활용(?)하시다니요!! ㅎㅎ

이렇게 병과 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둘이 상생? 하고 있습니다. ㅎㅎ

책을 내셨군요! 적극적인 모습 응원합니다.^^ 한손에 쏙 들어오는 책이라 들고 다니기도 편리할것 같아요.

에고 감사합니다. 100만부를 향해 달려보겠습니다..

와~~~ 책을 내셨군요. 축하합니다. ^^

감사합니다. ^^

축하드립니다. 책이 잘 나왔네요.

투박하게 만들었지만 책 모양으로 나오니 나름 신기합니다. 감사합니다!

저 1등 놓쳤나요? 팬클럽 회원 특전은 없나요? 싸인은 해주실 거죠?

앗... 반가워요. 제가 세번째 팬이라던데 그럼 라운드님이 첫번째나 두번째 팬이신가 봐요. ㅎㅎ

라라님이 팬클럽 창단하신...ㅋㅋㅋㅋㅋㅋ 분입니다 ㅋㅋ

흠... 라운드님이 댓빵이시구나..
줄여서 라라님이라 부르구....

안녕하세요, 도잠님! 회원 명부에 도잠님 이름을 딱 박아놓고 팬클럽 창단식 때 꼭 모시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풍선 색깔은 초록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갑자기 20년은 젊어진 기분입니다.

팬클럽 창단식때 저도 꼭 초대해주시길 바랍니다..

입금했슴다.... ㅎㅎ

감사합니다 :)

싸인 당연하죠 ! 제천으로 원정 오신 팬 분들의 성원.. 어떻게 잊겠습니까! 주문하시면 배송해드리겠습니다 ㅎㅎ

저 1등 먹으려고 광클했는데요!? H지혜 확인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아아아 확인했습니다 ㅎㅎㅎㅎ 동명의 아는 분이 있어서 잠시 헷갈렸네요 ㅎㅎ 1등 맞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제목만 봐도 한 때 걸릴 뻔 한 적이 있어서 겁나네요.ㅎ

비켜가서 다행이네요. 이놈 쫌 고생스러운 놈이거든요 ㅎㅎ

멋져요! 축하드립니다~~^^

너도나도 책 내는 시대에 저도 슬쩍 껴봤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그사이 책을 내셨군요~ 왕~

감사합니다 얼렁뚱땅 만들었습니다 ㅎㅎ

책 내셨네요.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브리님 :) !!

Congratulations @thelump!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got more than 500 replie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600 replies.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26
JST 0.040
BTC 101165.24
ETH 3668.48
USDT 1.00
SBD 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