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임프로바이즈 - 인공지능이 음악을 지배한다면? (3)
[1편 링크: https://steemit.com/music/@tenihil/1 ]
[2편 링크: https://steemit.com/kr-newbie/@tenihil/2 ]
(3)
대물의 삶이 찬란할 때가 있었다.
그는 10대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본인은 몰랐지만 주변에선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다고 대물을 극찬했고, 그는 일주일에 세 곡, 심하면 하루에 한 곡씩 곡을 쏟아냈다. 그의 곡 일부가 연예 기획사로 흘러 들어가 주목을 받으면서, 그는 세간에 천재 작곡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온갖 종류의 음악을 섭렵해 오던 그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너무 음악을 많이 듣는 나머지, 새로운 음악에 순식간에 질려버린다는 것. 세기의 명곡도, 수십 분 단위의 클래식 교향곡도 어느 순간부터는 다음 조성, 다음 프레이즈, 다음 노트가 외워지는 바람에 쉽게 질리고 말았다. 해결책은 직접 음악을 만드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컴퓨터 앞에 틀어박혀 작곡과 믹싱에 전념하는 일상이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웹에 자료는 널려 있었고, 대물의 어린 두뇌는 회전이 빨라서 작곡을 위한 소프트웨어 도구를 빠르게 익혀나갈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될 무렵에는 어느덧 수백이 넘는 작업물이 개인 계정에 쌓였다. 친구들과 선배들은 대물의 곡을 빌려서 유투브 비디오를 제작해 올리고, 조회수 수백만을 가볍게 넘겼다. 대물은 이어서 용돈벌이 삼아 음원 판매를 시작하였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기획사가 그의 곡을 아이돌 그룹 타이틀곡으로 세우자 더 이상 진로 선택의 고민도 없었다.
그때부터 본명을 버리고 '대물'이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했다. 퍽 우스운 어감으로 들릴 수도 있었으나 그가 가진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음원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저작권 수입으로만 한 달에 남들의 일 년치 연봉을 벌어들였다. 대물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만들었고, 작업 의뢰가 들어오지 않아도 곡을 계속 만들어 보관했다. 더구나 그는 다작하는 작곡가들이 흔히 빠지는, 틀에 박힌 음악의 대량 생산에 빠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발전시켰고, 평론가들은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대물에게는 스타성도 있었다. 작곡가의 길을 걸으며 대학도 마다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한 대물은 연달아 히트곡을 쓰면서 어린 나이에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고, 그럭저럭 괜찮은 외모에 입담도 괜찮은 그를 쇼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물 자신은 연예 활동에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즐거운 일인 동시에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작곡에 매진하고, 가끔 영감을 얻기 위해 악기 연주에 매진할 뿐이었다. 그의 수익은 정점으로 올랐다. 스물 한 살 때 강남의 오피스텔 방 하나를 매입하고 비싼 쿠페를 몰기 시작했다. 연애는 너무 쉬웠고, 여자는 끊기지 않았다.
스물다섯, 친구들이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할 무렵 대물은 작곡 활동에만 의존하는 수입을 다변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가 음악 말고 무엇을 할지 생각하기 시작할 무렵, 공교롭게도 그의 황금기가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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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편 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앗. 이런 적절한 타이밍에 투비컨티뉴드를.....
다음편 기다릴게욧
ㅎㅎㅎ 아직 편당 분량이 좀 짧은데 한 5편부터는 길어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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