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임프로바이즈 - 인공지능이 음악을 지배한다면? (2)

in #kr-newbie9 years ago

[1편 링크: https://steemit.com/music/@tenihil/1]

(2)

오피스텔에 들어온 대물은 기타를 문 앞에 내려놓고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

휴대전화에서 알림음이 들렸다. 루디에게서 음원 공유 메시지가 도착했지만, 그다지 들어보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진하의 말이 맞았다. 며칠 동안 이어진 스파르타식 연습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심하게 피로해진 상태였다. 일찍 집에 도착하자 다른 일을 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

10평 남짓한 집안은 아침에 리허설 룸으로 출발하기 전의 모습 그대로 어질어져 있었다. 커튼은 내려진 채였고, 조명도, TV도 그대로 켜져 있었다. 대물은 소파에서 다리를 튕기며 일어나서 커튼을 올렸다. 맞은편 건물밖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가느다란 햇살이 간신이 창을 비집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대물은 익숙한 멜로디가 들리자 TV를 바라보았다. 벽에 붙은 TV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추모곡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었다.

‘몇 주기랬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픽으로 되살아난 수많은 마이클 잭슨이 옛 노래와 신곡을 번갈아 부르고 있었다. 곡을 넘어가는 중간중간에 익숙한 테마 사운드도 들려왔다. ‘Powered by Strom’고인이 된 가수의 신곡을 작업한 음악 엔진, 스트롬의 테마 사운드였다.

한 때, CPU 제조 회사의 로고 사운드가 광고 영상을 잠식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음악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한낱 반도체 칩 제조 회사가 테마 사운드로 사람들의 귀를 길들이다니.

대물은 TV에서 마이클 잭슨 영상을 내리고 메일함을 열었다.

“맙소사.”

대물이 쓰는 개인 재무관리 서비스에 두 달째 떠 있던 ‘주의’ 표시가 ‘경고’ 표시로 바뀌어 있었다. 월세를 낼 돈이 간당간당했다.
쉬고 싶어서 집에 왔는데, 돈 문제를 생각해야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목이 타는 느낌에 맥주를 마실까 하고 냉장고를 열었다. 텅 빈 냉장고 가운데에 하이네켄 한 캔이 남아있고, 안주는 없다. 캔을 잡으러 손을 내밀다가 잠시 망설인다. 이내 빈손으로 냉장고 문을 닫는다.

식탁 위를 바라보자 구겨진 종이 쪼가리가 보인다.

‘어젯밤 홧김에...’

대물은 구겨진 종이를 다시 빳빳하게 펴서 내용을 살폈다. 소송장이었다.

‘댐렙 엔터테인먼트’에서 대물에게 납기일 지연과 작업물의 흥행 부진을 이유로 선급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논리로 건 소송이었다. 이미 6개월 전에 자신의 손을 떠난 작업물인데, 시장은 냉혹하고 기업은 무자비했다. 대물에게는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었다. 문제는 선급금으로 받은 1억원을 장비 구입비, 리허설 룸 전세, 대출 막기 등으로 이미 거의 소진했다는 점이다.

‘필요하면 오토바이를 팔고... 아차. 저번에 이미 팔았지.’

대물은 언제부턴가 자신이 차도, 오토바이도 없이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침실도 없는 이 좁은 오피스텔에서도 곧 방을 빼야 할지도 모른다.

이것저것 생각하려니 다시 머리가 아파와서, 대물은 좁은 소파에 다시 눕고 TV에서 최근에 본 영화 목록을 불러왔다. 오래 된 영화 일색이었다. 어벤져스 4, 본 레저렉션, 아바타 3 등등이 목록을 지나갔다. 대물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8에서 리모콘의 커서를 멈추었다.

‘또 보면, 한 100번째 보는 건가?’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반복해서 봤던 영화지만, 일단 한 번 틀면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중반부에 나오는 반전은 언제나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주인공 역할을 연기한 배우 데이지 리들리는 대물의 이상형이었다. 그는 데이지 리들리를 닮은 옛 여자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영화를 재생한다. 영화가 시작하고 십여 분이 지나자,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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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응이 있으면 3편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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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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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어울리는 3가지 태그가 있습니다. 아마 더 많은 분들에게 노출되실 수 있을거에요.

오! 좋은 팁 감사합니다!

스팀잇에서 소설이 더욱더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호응 덕에 3편도 조만간에 올리겠습니다. ㅎㅎ

Congratulations! Well done! Well deserved :)

@teni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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