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산을 만나러 갑니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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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영종도에서 제일 큰 산은 백운산-
오늘은 백운산을 만나러 간다. 아내, 그리고 마니주 @manizu 와 함께-
산을 만나러 가는 것과 운동용 등산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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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석-子는 씨앗을 뜻한다.
씨앗을 가는 돌.
씨앗의 단단한 껍질을 벗긴다는 말인데...
산을 만나러 갈 때에는 이런 사물들과의 만남도 새롭게 느껴진다.
내 안에 어떤 씨앗이 있을까?
아직도 발아되지 않고 껍질에 싸여있는...
그것이 어떻게 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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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네 머리채를 닮은 풀-누군가 머리 땋듯이 풀을 땋아놓았다.
문득 결초보은(結草報恩)이 떠오른다.
풀을 엮어 은혜를 갚은 옛 이야기가 있다면 이렇게 풀을 엮은 어느 여인네는 어떤 사연이 있어 이리도 단정히 머리를 땋았을까?

아마도 어린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뜬 여인의 미련이 산중을 감돌았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딸의 손을 잡고 오르던 이 산길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있었고....그 기억을 반추하며 이 산길에 머물렀으려니.
그리고 딸이 언젠가 엄마랑 걷던 이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하나로-길가의 풀머리채를 땋아두었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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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보니 이 산에는 연리지(連理枝)가 많네?
두 가지가 밑둥에서 이어져 있는 나무-즉, 영혼은 하나이면서 두 생명으로 나툰 나무를 이름인데 지극히 사랑하는 부부나 가족을 상징한다. 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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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섯 가지가 붙은 신령한 연리지를 발견한다.
우리 가족의 숫자! 상서로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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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다.
사방팔방이 트인 백운산 정상은 너무도 화통하다.
산에서 정상(頂上)은 뭘 의미할까?
산의 가장 높은 자리며 하늘이 가장 가차운 곳-거기서 우린 산신을 만나 인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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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님 안녕하세요?

인사드려요.
우리 하고자 하는 일이 광명정대하다면-힘을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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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보니 그 사이 마당에 살색 나리꽃이 활짝 웃으며 우릴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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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행복이 가득 느껴져요~!!
행복한 산행 후에 나리꽃이 반겨주다니~
너무 좋은 날인걸요^^

우린 체험하러 여정을 떠나는데...
가장 아름다운 것은 늘 집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리꽃이 이쁘게 피었네요 딱 시기가 산행하기 좋은 것 같아요

꽃들도 처처이 피어서 우릴 보며 속삭이더라구요.
"사람구경하기 딱 좋은 날씨다"

날 좋을 때 가족과의 산행이라.. 멋집니다. 나리꽃은 이름은 처음 들어봤는데, 예쁘네요!

꽃알못인 저도 아주 쪼금씩 꽃을 알아가는 기분입니다.ㅎ

3분이 많이 닮으셨습니다 ^^;;
(누구에게 칭찬이고, 욕인지...ㅎㅎ)

오 좋네요 영종도가면 바다만 가지말고 산으로도 가야겠군요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네요

영종도의 두 산은 오르기 참 좋죠. 왕복 2시간 안쪽이니까요.ㅎ

산신님은 잘 만나고 오셨나요? ㅎㅎ 자연은 함께하면 언제나 좋죠^^

정상에 공사중이어서 좀 공사다망하시긴 하더라구요.^^ 자주 뵙기로 했어요.

등산 참좋죠 ㅎㅎ
근데 저는 군대안에서 너무 맨날 산만타서ㅡ3ㅡ 산만 보면 휴우,.,

온가족 얼굴에 행복 ㆍㆍ n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늘 산새들 처럼 즐거운 가족들 , 에너지 기뿜입니다ㅅㅅ

산새들처럼 즐거운 가족들~~~~아름다운 표현 감사해요. 라흐님!^^
우리 예술하는 사람들은 장난끼가 매우 중요하죠?

산을 만나러 가셨더니 여기저기 주변을 많이 만나고 오셨네요.

산엔 그런 것이 모여있죠. 그 전체가 산이니까요.^^

즐거운 산행하고 오셨네요
타타님 장난끼가 많게 생기셨을것 같다라는 상상을 했는데 생각했던 대로 개구쟁이 같아 보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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