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순례: 도봉산-5 녹야선원(鹿野禪院)

100대 명산 순례: 도봉산-5 녹야선원(鹿野禪院)

도봉산역 방향으로 하산했다. 하산 중에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갔다. 차가운 기운이 머리까지 올라오는 기분이다. 등산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마 계곡물 속에 발을 담그는 것일 것이다. 맨발걷기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어싱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싱이 가장 잘된다는 황토보다 훨씬 전도성이 좋은 곳이 계곡이다. 그래서 계곡에 발을 담그면 등산시 쌓인 활성산소가 일시에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떤 산에 가도 계곡은 출입금지이다. 자연보호 차원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등산인의 권리를 너무 제한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녹야선원(鹿野禪院)

6.25한국전쟁의 포화가 끝나가던 1952년, 만월스님이 현재 위치인 서울 도봉구 도봉산길 88길에 녹야선원을 창건했다. 창건 당시 이름은 녹야원(鹿野苑)이었다. 부처님이 다섯 비구니를 상대로 첫 법문을 하신 인도 바라나시 녹야원을 떠올린 것이다.

이를 현 분원장인 혜안스님이 녹야선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만월스님은 도봉산 망월사의 주지 소임을 보고 있었다. 만월스님은 무학대사의 비결론을 접하고 ‘도봉산 만장봉 밑으로 십 리쯤 되는 곳에 참으로 묘한 훌륭한 절터가 있다’는 대목을 본 후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만월스님이 현재 녹야선원의 절터를 보고 ‘이곳이 무학대사께서 말씀하신 곳이구나’ 직감하고 법당부터 짓기 시작한 것이 녹야선원의 출발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법당, 요사채, 남별당을 차례로 완성했다.

등산코스

그렇게 긴 코스가 아니라 일찍 등산을 끝냈다. 해가 중천에 걸려있을 때 하산한지가 얼마만인가 싶다. 식당가를 지나오면서 오늘은 무엇을 먹어 허기진 배를 채울까를 곰곰히 생각했다. 곰장어도 보이고 전에 먹었던 춘천닭갈비도 댕긴다.

도봉산 남원추어탕

그런데 느닷없이 Y가 추어탕을 먹잖다. 추어탕을 식사로 하기는 괜찮지만 막걸리 안주거리로는 내키지 않아 머뭇거리는 사이 Y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메뉴판을 보니 그나마 안주거리로 미꾸라지 튀김이 있어 다행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