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없이 NO, 북한산 염초봉 산행후기-5 염초봉(焰硝峰)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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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없이 NO, 북한산 염초봉 산행후기-5 염초봉(焰硝峰)

코로나 이후 수영이나 철인삼종경기가 없어지고 등산을 시작한지 북한산에 25번째 가지만 염초봉은 처음이다. 일반 등산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 아마 클라이머 Y가 아니면 평생 가보지도 못했을 수도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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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로 인한 3개월간의 고통에서 회복되자 말자 바로 찾은 곳이 악명 높은 암벽이라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여자도 오르는데 남자가 안된다고 하기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측면도 있고, 수십차례 산에 같이 다니며 내 능력을 잘 아는 Y가 날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으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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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 헬멧은 사이클 헬멧과 모양이 많이 다르지만 Y는 그냥 사이클 탈 때 쓰던 헬멧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정식으로 암벽등반을 할 것도 아닌데 새로 사기는 부담이 된다. 하네스는 Y가 따로 챙겨왔다. Y의 배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커피포트를 비롯 이것저것 가지고 다니는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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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급적 신발도 가벼운 것, 배낭도 최소한의 물품만 가지고 다닌다. 무게가 무거울수록 속도는 떨어진다는 물리법칙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이 시합도 아닌데 마라톤, 철인경기에 참가하던 버릇이 있어서인지 잠재의식적으로 남들과 경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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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서 염초봉을 타러 온 3명의 클라이머를 만났다. 아무리 작은 암벽등산 집단이라도 구성은 비슷하다. 등반대장 역할을 하는 경험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암벽탄다고 무턱대고 아무데나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암벽에도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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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대장은 암벽 길을 알고 있어야 하고 그 길을 따라 선등(先登)해서 밧줄을 내려주면 다른 멤버들이 그 밧줄에 의지해 암벽을 올라간다. 그래서 등반대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Y도 선등(先登)하는 산악대장 역활을 할 정도는 아니라 누군가가 한 구간만 밧줄을 내려주면 올라 갈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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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염초봉을 올랐다는 팀의 대장도 그날은 마지막 정상 암벽을 타지 않았고 그들이 식사를 하는 중에, 우리도 마지막 구간은 포기하고 우회해서 백운대 쪽으로 내려왔다. 20m 정도되는 직벽을 타고 올라가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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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초봉(焰硝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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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주능선 북쪽에 솟아 있는 해발 662m의 봉우리다. 수려한 암벽 경관을 자랑하며, 암벽 등반 코스로 유명하다.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등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조망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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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초(焰硝)란 화약의 원료로 쓰이는 질산칼륨을 뜻하는 말로, 예전에 이 봉우리 근처에서 염초를 채취했다는 설이 있다. 숙련된 암벽 등반가들에게는 인기 있는 코스이지만, 일반 등산객에게는 매우 위험하며, 장비 없이는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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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 제 발끝이 미끌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ㄷㄷㄷ

표현이 직감적이네요. 감사합니다.

베낭에 커피포트가 들어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신 분이구나 생각이 드내요 !!!
산 정상에서의 커피 한 잔을 소중히 여기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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