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태양물리학회 참석기 (feat. 개기일식) : III. 학회참석,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태양의 문제들

in #kr6 years ago

지난 글에 이어서..
https://steemit.com/kr/@sunwatcher/2017-i
https://steemit.com/kr/@sunwatcher/2017-feat-ii

이제 학회의 둘째날이 밝았고, 저는 학회장으로 향합니다. 학회장소는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다운타운에 가까운 Doubletree라는 호텔이에요. 일식 때문인지 몰라도 일박에 250불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는 좀 더 싼 호텔에 묵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비쌌습니다 ㅠ)

미국 천문학회 산하의 태양분과는 매년 여름에 학회를 개최하는데요, 전체 참석인원은 약 2-300명 정도입니다. 학회라는게 단순히 자기의 연구를 동료연구자에게 알리는 데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열심히 자신을 홍보하고 인맥을 만들어서 연구비를 따야하는,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의 장이기도 합니다. 저는 하는일이 엔지니어링에 가까워서 그정도의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요.

태양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가 대략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태양 코로나의 높은 온도 (약 100만도)와 에너지가 어떻게 아래에서 전달되었는가, 그리고 태양이 국지적 폭발을 일으킬 때 태양의 자기장이 어떤 조건에 있으며 이러한 폭발을 예측할 수 있는가 등의 내용입니다. 제가 처음 학회라는 걸 참여해 본 게 십년이 넘었는데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습니다.

i. 코로나 가열 문제

앞서 말씀드린 대로 태양의 고층대기인 코로나의 온도는 대략 백만도인데 그 아래의 온도는 수천도까지 떨어집니다. 그런데 태양의 에너지는 태양의 내부로부터 밖으로 전달되니까 낮은고도에서 코로나까지 전달되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열역학 법칙에 따르면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왜 온도가 낮은 채층 (chromosphere)에서 코로나로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는지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https://www.quora.com/Why-is-the-corona-of-the-sun-so-much-hotter-than-the-surface-of-the-sun

현재로서는 대략 두 가지 정도의 가설이 있는데요. 하나는 태양 아래쪽에서 열역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파동의 에너지가 아래로부터 위로 전달되어 코로나를 가열한다는 가설이고, 두번째는 우리가 아직 망원경이 정밀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아주 많은 태양의 자기장이 계속 움직이고 서로 부딪치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가설입니다. 이렇게 자기력선이 서로 얽히면서 구조를 바꾸는 현상을 자기 재연결 (magnetic reconnection, 다음에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이라고 하는데, 태양에는 다양한 자기활동이 존재하고 이것들이 태양에서의 국지적인 폭발과 같은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ii. 태양 폭발의 물리적 근원

태양은 여러가지 자기장이 복잡한 형태로 존재하는 데 이것들이 서로 얽히다가 자기 에너지가 응축되어 어느 임계점을 넘어가면 급격한 자기 재연결(magnetic reconnection)을 시스템의 에너지를 낮추고 잉여 에너지를 발산하게 됩니다. 이를 태양 폭발 혹은 플레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그 지역이 아주 밝아지게 되고, 온도가 올라가고, 또 여러가지 물질이 외부로 방출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태양폭발의 한 예

워낙 빠르게 일어나고 자기력선의 배치가 복잡하기 때문에 매 폭발의 상황마다 동일하고 일관된 패턴이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폭발이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응축 에너지의 정도나 자기력선의 복잡성 등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폭발이 일어난 확률이 높다고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정황을 폭발전에 예측할 수 있는 지식은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태양의 폭발로 인해 분출되는 입자와 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면 지구의 자기장을 교란하여 통신, 전기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태양의 문제들로 부터 공통적으로 태양의 자기장을 이해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의 자기장 구조를 고해상도의 영상 데이터로 이해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빅베어 천문대에서 관측하는 자기장 데이터는 그런 면에서 아주 경쟁력이 있으며, 실제로 이를 이용한 연구결과가 이번 학회에서도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2017-08-22 11.04.08.jpg
위 사진 발표 슬라이드 오른쪽에서 보이는 흑백의 패턴이 태양 표면 일부의 자기장 구조입니다. 서로 다른 색은 서로 다른 자기 극성을 나타냅니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 같은 것이죠.

태양에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으며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한 문제라 저도 설명이 쉽지 않습니다. 지면상 설명이 대충 된 부분이 많은데 이것들은 하나씩 설명하자면 하나의 글타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꾸준히 글을 쓰기로 했으니까 전부다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ㅎ

학회 중간에는 근처 몰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스링크도 있구요.

학회가 끝나고 포틀랜드 시내를 잠시 나들이 갑니다. 여긴 포틀랜드에 있는 Powell's Books이라고 아주 크고(!) 유명한 서점입니다. 왠만한 서점 한 5개정도 합친 것 같네요.

무엇보다 시내 야경이 멋있네요. ㅎ

학회의 과학적인 내용은 이쯤에서 마무리 하고, 다음부터는 포틀랜드 주변 여행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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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무척 깔끔하고 이쁘네요! 여기도 가보고 싶어요 ㅎㅎ

엘에이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라구요.

사진만 봐도 그게 느껴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아 한국은 연휴인가요? 감사합니다.

천문학은 참 매력적입니다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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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스팀잇 만들기 프로젝트> 이웃의 글을 추천하고 보팅도 받고에서 @autokjk70님이 추천 해주셔서 응원보팅 하고갑니다~ :D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D

아 그런게 있었군요. 응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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