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잘못인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의 잘못인가.

in #kr6 years ago (edited)

20180628_무엇으로보이는가.jpg




당신은 이것이 무엇으로 보이는가?
거위인가? 토끼인가?




누군가는 거위로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토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거위와 토끼를 동시에 볼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을 그린 사람에게 직접 듣지 않는 이상 우리가 무슨 수로 알 수 있는가? 이 그림은 위에서, 아래에서, 옆에서, 또는 뒤에서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거꾸로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그린 사람조차 모를 수도 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손이 움직인 결과일 수도 있는 것이다. 혹은 아직 미완성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처럼 보인다"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만큼만 추측할 수 있다.
우리가 본 것은 부분인가, 전체인가?
허상인가, 진상인가?

"이것은 ~이다"
라고, 이 그림이 무엇인가 답을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정답인가?

어떠한 상황이나 어떠한 사람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그런데 간혹 조각만으로 판단을 하고 재단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심한 말까지 한다. 말을 심하게 하기 전에 조각을 다 맞춰보려고는 했는가? 아니면 그저 말을 심하게 하고 싶은 것일까? 단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까?








나의 생각은 언제나 맞는가?
나의 기준은 언제나 합당한가?
나의 옳음은 언제나 옳은가?
나의 당연함은 언제나 당연한가?

나의 세계에서 한 발짝 밖으로 내 딛으면 금방 다양한 옳음과 다양한 당연함을 마주할 수 있다. 나 혹은 상대방이 틀렸는가? 아니, 단지 다름이다. 나에게 나의 옳음과 나의 당연함이 있듯, 타인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다름을 포용할 것인가? 아니면 배척할 것인가?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잘못인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의 잘못인가.

그것은 잘못인가?








이 그림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그림을『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뇌』라는 책에서 봤다. @kikiikik와 부산에 갔을 때, 나는 헌 책들이 모여있는 보수동의 책방골목에서 누군가가 추천했던 니체의 우상의 황혼을 찾으며 돌아다녔다. 니체의 우상의 황혼은 결국 찾지 못하였으나『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뇌』라는 제법 두툼한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무엇이 보이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리나 거위가 보인다고 대답한다. 어렵지 않다. 우리 뇌는 그림에서 새의 형태가 갖는 어떤 패턴을 인식한다. 이러한 기억은 귀 위쪽의 측두엽에 존재한다. 그림을 보는 순간 뇌의 특정 부위에서 수백만 개의 신경회로들이 특정한 배열과 패턴으로 활성화하면서 오리나 거위를 기억해낸다. 말하자면 그림과 뇌세포 속에 각인되어 있는 오리나 거위의 모습이 서로 일치한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그림을 보고 오리와 거위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현실을 해석하는 방법이며, 이를 감각패턴재인이라고 한다.

만약 내가 위의 그림에서 새를 보지 말고 토끼를 보라고 한다면 어떨까? 신기하게도 정말 토끼가 보일 것이다. 형태를 인식하는 동안 전두엽은 새와 연관된 회로를 끄고 토끼를 인식하기 위해 회로를 재구성한다. 이처럼 뇌가 습관적인 연결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로 신경세포들을 자극하고 연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경가소성의 힘이다.

23p-24 p

즉, 이쪽 말을 들으면 이쪽이 생각한데로 보이고
저쪽 말을 들으면 저쪽이 생각한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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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물을 인지하는 시선은 경험을 토대로 이뤄지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적은 경험을 한 사람일 수록 편협한 생각에 갖히게 될 위험이 높죠.
사물을 이해하고 그 사물과 관련된 상황을 유기적으로 이해하려면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으니,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행여 경험이 부족하다면 내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자세는 피해야할 것이고요~^^
포스팅에 올라온 그림을 보고 문득 드는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 보았네요~^^
수모모님 남은 하루 행복하시고 즐티밋하세요~

그러게요. 내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자세는 피하는 것,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ninehnineb님도 즐티밋하시길~!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판단이란 신중해야 하는데 자주 실수하게 되네요.

그러게요. 신중함... 신중해진다는 게 힘들긴 하죠. 짜증이 날 수도 있구요.

ㅎㅎㅎ 좋은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당 :)

예 ㅎㅎㅎ 감사합니다.

~~의 관점 ~의 판단 참 알면서도 모를듯하죠 그리고 사실 토끼랑거위는 맛있어요

맞아요 토끼는 맛있는데 자잘한 뼈가 좀 많더라구요

@newiz
두번째악마발견

접수 완료! ㅋㅋㅋ 지옥팸이 늘어나는군 ㅎㅎㅎ

저 그림은 거위입니다. 저는 노란색의 귀를 가진 토끼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에 그림의 작가(@sumomo)가 직접 나서서 "이것은 토끼입니다."라고 말한다면 토끼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ㅋㅋ 글쎄요 저도 거위인지 토끼인지 잘 모르겠는 것을 보고 그렸는데 귀를 노랗게 칠한 건 제가 보기에 제가 그린 그림이 토끼처럼 보였기 때문이라지요. 이렇게하면 거위로도 보이잖아? 라며 노란색을 슥슥 칠했더랬죠

다분히 의도적인 채색입니다. 본래의 무의식적인 의도를 숨기기 위한 트릭으로 노란색을 칠하셨으니, 거위의 부리를 가진 토끼가 되었습니다. 귀여운 혼종이 탄생되었군요.ㅋㅋ

네 의도적인 채색 맞아요 ㅋㅋㅋ 잘 집어주셨어요.
거위의 부리를 가진 토끼!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요?

맘에 든다. 내가 그린 그림은 거위의 부리를 가진 토끼라고 해야겠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토끼로 보기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했습니다. :D

제 그림처럼 모든 일이 이렇게 알기 쉬우면 좋으련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빙고 -거북이-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잘못인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의 잘못인가.

잘못을 따지기 보다 그냥 다른 길을 가도 되지 않을까요 ? 길은 하나가 아니고 또한 걷다보면 만날수도 혹은 스쳐지나 갈 수도 있자나요...

맞아요.
굳이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돌을 던지며 질타하는 장면들을 많이 보아서 안타까워 적어보았어요.

보고싶은대로 보는 것일수도요. 토끼요! ㅎ 오늘의 나는 옳지 않았습니다.

대문 이미지의 그림으로 봤을 땐 색상 때문인지 거위로 인지를 했네요^^. 정답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정해진 건 없는것 같아요. 생명을 해치거나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선 어떤 것이든 달라서 문제가 될건 없는것 같아요^^ 그걸 문제로 만드는 생각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다 똑같아선 재미도 없고 문제도 많을 텐데 말이죠. 오늘의 글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smomo님 좋은 하루 되세요!

정말 그래요. 저도 @dabok님 댓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둘 다 옳아요!! 뭐 꼭 다 이해할 필요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토끼가 보였다가 오리가 보였다가 왔다갔다 하면 어딘가 자극이 되는 거 같아요^^

살면서 모든 걸 이해할 필요는 없죠 ㅎㅎ 머리 터져욧 ㅠ
하지만 무엇인가를 욕하고 비난하고 싶다면 다 이해를 한 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요 😬

옛말에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참 훌륭한 말이죠^^

수모모님의 포스팅-머릿속을 텅 비워주는 힘이 있네요.
진상과 허상.....그것의 정의는 불분명하기에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상이든 허상이든 간에...무엇에 어떻게 쓸 것인가?
쓸 수 있다면 진상이요 쓸모없다면 허상이다.

호오... 쓸 수 있다면 진상이요 쓸모없다면 허상이다.
생각하게 하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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