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 되기 3 -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기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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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상처가 있다.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고 그 기나긴 시간 어디쯤에는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적어도 몇 개 정도는 있게 마련이다. 그 기억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면 좋겠지만 악몽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흔히들 말하는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들이다.

인간의 현재는 과거의 영향을 받는다. 과거 없는 현재가 있을 수 있겠는가? 현재는 과거의 결과다. 과거와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과거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현재의 삶에 영향을 준다.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다. 우리 삶에는 지렁이처럼 늘어진 과거의 흔적들이 많다. 그 중 상당수는 시간이 해결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현실에는 아직 과거에서 놓여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3~4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방송사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젊은 친구가 나왔는데 심사위원들과 사람들이 모두 놀랄 정도로 노래를 잘했다. 듣는 순간 귀를 쫑긋 세워 듣게 되는 그런 목소리였다. 노래 한 곡을 들었을 뿐인데 조만간에 주목할 만 한 신인이 탄생하겠구나 하는 기대가 생겼다. 그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그는 당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며칠 후 스스로 오디션을 그만두었다. 학생시절 그 친구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 일은 언론에 떠들썩하게 보도가 됐고 그 친구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공식사과를 하고는 사라졌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대부분의 과거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반드시 직면하고 어떤 식으로든 청산해야 하는 것도 있다. 이것을 방치하면 인생의 족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내 인생에 뒤늦게 날아오는 청구서와 같다.

과거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담했던 실패, 가슴 아픈 실연, 소중한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 같은 경험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어린 나이에 강간을 당한 여성, 인간관계에서 오는 배신과 사기와 상습적인 구타 등 타인에 의해 인생이 짓밟힌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상처는 대개 오래 가며 쉽사리 지워지지도 않는다. 이로 인한 피해의식과 고통이 현재의 삶에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큰 경우가 많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사람들은 이것들을 쉽게 벗어던지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현재의 삶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

이들은 대부분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어떤 면에서는 운명적으로 이런 상황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과거에 발목이 묶인 것도, 상처와 고통에 힘들어 했던 것도 이들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 것이다. 삶은 때로 이유도 없이 무자비한 모습으로 다가와 생채기를 남기고 간다. 그때 사람들은 절규한다. 왜 하필 나였느냐고.. 그러나 누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영원한 불가지론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프랑스의 심리상담가인 모드 르안(Maud Lehanne)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녀는 7살의 나이에 아버지에게 버림 받고 탁아소에 맡겨졌다. 스무살이 된 그녀는 다행히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들도 낳는다. 그녀의 결혼생활은 매우 행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저녁 식사 중 쓰러져 뇌출혈로 사망하고 만다. 그녀는 극도의 우울증에 빠져 술로 세월을 보내고 1년이 지나서야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이후 그녀가 겪은 회복의 과정은 그녀가 심리상담가가 되는 데에 훌륭한 자양분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불행은 불행한 사건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불행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있습니다. 불운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요.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불행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죠."

만약 당신이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상처에 발목이 잡혀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책임이다. 당신이 그 일로 겪었을 고통과 힘겨움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나도 상처 받고 힘들어 해본 사람으로서 그 심정에는 십분 공감한다. 그러나 당신은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와 대면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막상 부딪쳐보면 뜻밖에도 해볼 만 한 일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이 일을 주저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 일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부딪쳐보면 청산해야 할 것과 필요한 치유의 과정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과거에서 벗어나는 발걸음의 시작이다.

이제 마음의 준비가 되셨다면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과거를 쿨하게 보내주시라. 그리고 나면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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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트라우마, 아킬레스건 같은 것에 얽매이면 힘들지요.
누구나 가지고 있을수 있지만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일 행복한일을 자꾸 생각 한다면 벗어날수 있겠지요.
행복한 불금되세요.

맞아요. 훌훌 털어버리는거죠..ㅎ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도 역시 자신이 선택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늘 시작 전 긴장김이 대단하지만 시작하면
해볼만한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과거로 인한 무거운 발걸음이 경쾌해져서
돌아갑니다~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일 그 자체보다는 두려움이 문제였던거죠..ㅎ
발걸음이 경쾌해지셨다니 글 쓴 보람이 있네요.

그렇담 저는 상당히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자부해도 될까요? ㅎㅎㅎㅎ 모두 쿨하게 날려버렸거든요!

그럼요..ㅎ
그것으로 새로운 시작인거죠..^^

마음 속 과거의 청구서를 일괄 결제해야 될텐데 말이죠~ ㅋ
쉽지 않네요~ㅎㅎ

쉽지 않아요..ㅎ
그러나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처리해야죠..ㅎ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코 끝이 찡~ '불행에 머무르는 것이 선택적이라는 것'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마음 든든 힘 얻고 갑니다:)!

경험자의 말이라 더 와닿는 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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