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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질문] 업보팅도 거래가 되나요?

in #kr6 years ago (edited)

이걸 보팅봇이라고 부르는군요? 제가 스팀잇의 논란들에는 아직 어두워서 궁금했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polonius 님께서 이건 양심이나 철학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셨는데, 제 개인적으로 이것은 양심과 철학의 문제가 맞습니다.

아마 제가 이십대 초반에 읽었던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이러한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런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은 최대 다수가 행복해지는 상황을 주관적 입장에서 만들어 낼 뿐이고, '미끄러운 비탈면'처럼 어디까지의 미래 상황과 범주를 가정해야 하는지 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투자자가 많이 생겨야 스팀잇이 발전할 수 있고, 그러려면 고래의 어뷰징에 어느정도 관대해야한다는게 또 반대 입장의 논리 아닙니까?

국가의 징병을 돈으로 남을 사서 보내고, 국회방청권을 돈으로 사람을 시켜 줄서게 하고, 대학에 시험없이 돈을 주고 입학하고, 기업에 정치인 자식들을 입사시키고, 사실 전부 양측은 다 윈윈인 거래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고작 그렇게 하면 사회가 병이 든다는 말로만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정의감이 마음을 자극합니다. 마이클 센델이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은 각 주체가 마땅히 추구해야할 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리주의는 결국 누가 무엇을 주장하든 도덕적 중립 상태를 만들고, 확인할 수 없는 미래 가정들 속에 누가 맞느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스스로는 양심과 철학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양심과 철학이 있기 때문에, 제가 보팅봇을 쓰지 않을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오로지 생태계를 위한 목적이고 양심이 걸리지 않은 문제라면, 저는 스팀잇이 망할때까지 열심히 보팅봇으로 돈을 불리고, 불린 돈의 반은 빼고 반은 재투자할 것입니다.제가 글에서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이야기 했지만, 이미 저는 취할 행동에 대해서 결정을 낸 상황입니다. 저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게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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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솔직히 슬리프린스 님과 같은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사실 '양심적으로' 옳다고 판단되는 일이 사실 전체 생태계를 위해 더 나은 일이 맞거든요. 모두가 양심적으로 직관적으로 이건 아니다 하고 판단할 수 있으면 구구절절 설득하거나 설명할 일도 없을텐데요. 님 말씀을 보고 한대 맞은것 같았습니다. 감동도 있구요. 한마디 거들려다 제가 배우고 갑니다.

이렇게 달콤하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스물 초반에 제 행동 준칙을 어디에 둘것인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직전이었거든요. 지금은 그만 뒀지만. 요즘 연재하는 글을 마치면, 그 때의 기억을 살려 포스팅으로 몇자 더 적어봐야 겠습니다.

ㅋㅋㅋ.

저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게 아니거든요.

좀 찔리네요.

ㅋㅋ현실에서는 돈이 있으면 가오가 없고, 돈도 없고 가오도 없는 경우가 많은데, 가오라도 챙기렵니다.

공돌이 곤조 냄새가 나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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