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구입 후기

in #kr4 years ago (edited)

강릉으로 이사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작년 늦가을에 태어난 첫 딸은 한창 기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엉덩이를 들썩들썩이며 무릎으로 길 준비를 한다.
나는 애들을 정말 귀찮아하는 성격인줄 알았는데 아이를 길러보니 역시 매우 귀찮다.
하지만 나를 보며 방긋방긋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볼때면... 좀 과장하자면 살아있길 잘했다 싶은 생각까지 든다.

얼마전에 땅을 샀다.
가구공방 + 까페 + 레고 갤러리로 사용할 생각인데 아직 명확하게 그림을 그리지는 못했다.

올 봄에는 땅만보러 다녔다.
괜찮다 싶은 땅이 있으면 무조건 가 보았다.
건축허가가 나는지 알아보러 시청에도 꽤나 들락거렸다.

원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땅은 없었다.
욕심을 줄여야했다.
몇몇 땅은 계약까지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매도인 변심, 건축불가 등의 이유로 결국 불발이 났다.

그러다 한 땅이 눈에 띄였다.
1000평이 조금 넘는 답이었다.
예산을 초과하는 땅이었다. (하지만 걱정하지마라 은행은 돈이 많으니까...)
성토도 해야했고 전주, 통신주도 이설해야 하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평단가가 괜찮았고 진입로와 주변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입지가 좋았다.
(심지어 상수도도 있었다... 감동...)
성토 후 잘 꾸며놓으면 멋진 땅이 될듯 싶었다.
아... 이건 사야하는데.. 하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었다.

나흘정도 고민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무엇에 홀린듯이 부동산으로 향했다.

중개인과 이야기를 조금 나눠보고는 곧장 시청으로 갔다.
유관부서에 들러 건축가능 여부를 알아보고 오후에 가계약을 했다.

다음날 본계약을 맺고 대출승인이 나자마자 곧바로 잔금을 치뤘다.
가계약에서 등기이전까지 1달이 조금 안 걸렸다.

대출승인을 기다리면서 성토할 흙을 수배하고 인접땅 주민분들께 인사를 갔다.
성토에 필요한 흙량을 계산을 해보니 적어도 15톤 기준 6~700 대는 필요할듯 싶었다.

이런일은 항상 계산보다 더 들어가는 법이다. 800여대라 치면...
만만치않은 양이다. 근거리에 펜션이 있다. 민원이라도 나면... 골치아프다. 큰일이다.

최대한 있어보이는 음료수 선물세트를 트렁크에 한가득 싣고 주변집들을 돌았다.
뒷집 아저씨, 밑에 땅 컨테이너 아저씨, 개울건너 컨테이너 할아버지, 근처 펜션 아주머니 등등 토지 주변과 트럭 진입로에 걸리는 분들을 찾아갔다.

얼마에 샀냐,
뭐 할거냐,
어디에 사냐,
강릉사람이냐,
결혼은 했냐,
애는 있냐,
돈은 어디서 났냐...

기본적인 면접?을 거치고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대부분 부모님뻘 되는 분들이셨다.

그러던 중 가까운 곳에서 흙이 나온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흙 질도 좋은편이었고 양도 충분하다고 했다.

사실 성토를 바로 할수있을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근거리에서 나오는 흙을 만나기가 쉽지않고 만난다 하더라도 그 흙을 내가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멀리서 받아오자면 가격은 물론 공사기간도 길어질 터였다.

거리에 비하면 다소 비싼감이 있었지만 흥정없이 곧바로 계약을 했다.
잔금을 치루고는 그 다음주에 곧바로 성토에 들어갔다.

<성토 전 수풀이 우거진 모습>
KakaoTalk_20200612_21041437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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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목공은 계속 준비하고 계셨군요^^

큰 결정이신데 축하드립니다. 예전부터 공방 얘기 하셨던거 같은데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네요. 강릉에서도 스팀에서도 ㅎㅎ

아이코 우리 회장님 제가 열심히 매니저일 배워놓고 있겠습니다요 ㅋㅋㅋㅋㅋㅋ

와 축하드립니다.
땅이라니.. 진짜 든든하시겠어요!ㅋㅋㅋ
어떻게 변할지 너무 궁금하네요.^^

와 축하드립니다

와우 공사후기 업데이트 해주세요. 기대됩니다.

공사후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역시 스케일이 남다르십니다.ㅎㅎ 따님 뒤늦게나마 축하드리고 육아와 건축 모두 순조로롭게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추카드려요~원하는 일을 한다는 건 축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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