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척]들켜버린 스티밋 활동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 동안 스티밋에서 글을 써온 사실을 일부 후배들이 알게 됐다. 어쨌든 스티밋의 세계가 기자들에게도 열려,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고 기자 스티머들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좀 걱정되는 것은 그 동안 스티밋에서 열심히 이 바닥에 관한 '셀프총질'을 해댔던 것. 익명성이라도 유지했다면 모를까, 조사하면 신분이 다 나오는 상황이다.

친분이 있는 후배가 열심히 블로그를 정독하고 있으며, 특정 게시물의 링크가 어떤 단톡방에 걸렸다. 조금 당황스러워서 그 동안 올렸던 글들을 훑어 봤다. 참 많이도 갈겨 댔던 것 같다.

구악열전에서 두 개의 글은 해당 기자들을 아는 사람이 보면 신원이 특정될 것 같아 좀 염려된다. 물론 그들에 대한 생각은 글 쓸 당시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고, 다시 읽어 보니 참 절제하며 썼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도 명예훼손은 맞다. 이를 빌미로 누군가 문제제기라도 하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다. "선배들 욕 써서 가상화폐 번 ㅅㄲ"라는 얘길 듣기도 하겠다.

그러나 글이 스티밋에 영원히 박제된 걸 어쩌나. 할 수 없다. 글을 썼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것은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이유로 고심 끝에 '불만분자 연대기'는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바로 다음에 쓸 이야기는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는 게 좋겠다.

그럼에도 '기자인 척'은 계속된다. 좀 더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훌륭한 선후배 동료들의 이야기를 많이 써야겠다.

기자 선후배들이 이곳에 와서 글을 쓰고 했으면 좋겠다. 경제 기자도 오고 IT 기자도 와서 스티밋에 관한 기사도 많이 나오길 바란다. 내가 아는 H일보 C기자, 우리회사 I기자 등, 글을 무지하게 잘 쓰고 컨텐츠가 넘치는 선수들은 내가 스티밋을 그만둘 때까지 이 곳을 몰랐으면 좋겠다. 밥그릇을 빼앗길 게 뻔하다. 농담 아니다. 선배 오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