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그들의 공통점

in #kr7 years ago

14904162870_199d683ea7_b.jpg

언제부턴가 사람을 대충 보고 판단했는데 그게 들어맞을 확률이 스스로 생각해도 무서울만큼 높아졌다. 아쉽게도 이런 일은 사람을 좋게 판단했을 때보다 나쁜 선입견일 경우에 훨씬 많다. 조금만 더 수련하면 훌륭한 사람을 만나 옆에 찰싹 붙어서 떡고물을 받아먹는 날이 오겠지.

대충 뭘 보고 판단했을까를 곰곰 생각해 봤다. 그동안 만난, 결국 '사짜'로 판명된 사람들의 나름 공통적인 부분들이 몇개 떠올라서 적어보려고 한다.

사짜는 다들 아시겠지만 '士(선비 사)'가 아니라 '詐(속일 사)'다. 인간 스캠 말이다. 정말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사기꾼도 있지만, 어떤 기대감을 가진 상대가 뭐든 내놓게 만든 뒤 그것만 취하는 일을 업으로 삼거나 즐기는 넓은 범위의 사람들을 사짜라고 정의하겠다. 돈이든 지식이든 아이디어든 남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성취한 걸 꽁으로, 날로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 말이다.

혹시 일부 해당된다고 발끈해서 욕댓글을 달거나 다운보팅을 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다 그런 건 아니다. 나도 해당되는 게 있을 수 있다. 괜히 발끈하시는 분은 제발 저려서 그런 것으로 간주할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명함이나 직함이 이상할 정도로 많다.
상당히 좋은 직장에 다니는 어떤 분과 만났는데 명함이 굉장히 많았다. 해당 조직의 공식 명함으로도 충분한데 이 양반이 왜 이럴까 했다. 무슨 모임 회장, 협회 머시기, 박사까지... (박사 얘기는 따로) 갈수록 그 직책에 있는 사람이라기엔 너무 시정잡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몇년 뒤 그 조직에 소식을 물어보니 불미스러운 일로 그만둔 지 오래됐다고 했던 기억이.
누군가에게 '나 이런 사람이니까 믿어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한다. 돈사기든 몸사기든 마음사기든 대체로 신뢰를 먼저 충분히 쌓은 뒤, 상대가 믿을 때 한방을 놓는 식으로 진행된다. 상대가 나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을 때 신뢰를 심는 첫 단계로 명함이나 직함만큼 좋은 것도 없겠다.

재력을 드러낸다.
너무나 전통적이며, 이 계통에서 진리라고 해도 좋을 듯. 세계 어느나라에서든 일단 부자로 보이면 1차 방어막은 없어지니까. 요즘엔 참 드러내기도 쉽다. 옛날 사짜들은 재력을 보여주려면 직접 만나야 하고 실물을 가져와서 보여줘야 하는데 이젠 소셜네트워크에 사진만 올리면 된다. 그게 진짜 내 거든 아니든, 굳이 페북을 켜고 보여주지 않아도 요즘 사람들 궁금하면 다 찾아본다.
대놓고 돈자랑 하지 않는 것이 고수인데 미안하지만 대체로 품위있게 드러나진 않는다. 나처럼 잘 모르고 눈치없는 사람도 아 돈 많은갑다 싶을만큼 냄새를 풀풀 풍겨야 한다.

네트워크를 과시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과, 혹은 유명하거나 대외적으로 신뢰가 많이 쌓여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진들을 올리면 된다. 상대방은 마치 사진 속 유명인이 이 사람의 신원을 보증해 줄 것처럼 착각을 할 수 있다. 이게 다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믿을만한 사람들이 나오는 모임에 잘 나간다. 구석자리를 지키더라도 사진 한 장만 잘 찍으면 된다.

법을 잘 알거나 그런 척을 한다.
조금 의아할 수 있는데 내가 본 사짜 중에, 그러니까 그들의 명함 중에 '법학 박사'가 그렇게 많았다. 실제로 법학 박사인지는 확인해 보진 못했지만 암튼 그렇게 적혀 있다. 법을 잘 안다는 느낌을 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잘 안 돼서 법적문제가 일어나도 전문성이 있으니 안심하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이들 주변에선 법적인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점잖고 유식한 척 하고 있어도 알고 보면 맡고 있는 자리에서 이권을 둘러싸고 고소, 맞고소, 기소, 불기소, 무혐의, 명예훼손, 무고... 막 이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법학이 아니라고 해도 박사라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박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대학의 교수라거나 어디서 무슨 강의를 했다는 얘기도 많이 하더라.

아 쓰다 보니 몇 명의 얼굴이 머릿속을 바람처럼 스치운다.
다음엔 그들의 이야기를 좀 써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Sort:  

아.. 실수로 너무 일찍 리스팀을 했네요. 하루정도 지나고 했어야했는데.. 치밀하지 못해서 인간스캠도 못하겠네..

스티밋 대표 저널리스트!!

에유 스팀 기사 한 꼭지 못 쓰는 제가 무슨.. ㅜㅜ

좋은글 풀보팅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팔로우 했어요~

감사합니다^^

사짜 분석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살면서 사짜는 자나깨나 조심해야죠 ^^

맞아요.. 알면 알수록 머리 아프죠~~
가끔은 몰라서 속 편할때도 많답니다 ^^

사짜 좀 해먹으려해도 못해먹겠네요.
아무것도 해당 되는게 없어.. ㅜㅜ

5남매 네트워크!

아.... 그 네트워크는 좀....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살면서...저런사람들과는 (사짜)
인간적으로는 얽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평탄하게 무난무난하게 살고 싶네요 ㅋㅋ;;

욕심이 넘치면 걸리는 법이죠.

최근의 하나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왜일까요...

왜죠?!!!

재력을 드러낸다. 에 차자랑이 추가 되야 할것 같네요 ㅋㅋ

ㅋㅋ '실물'에 들어있죠.

과시를 꼭 해야 할 이유가 있는 분들인가 봅니다. 나중에 한방에 훅~ 들어오려고..
생각해보니 저도 얼마전 엄마가 선물해준 팔찌를 올려보고 싶은데 그것도 과시일 수 있어서 가만히 있어야겟네요. 저랑은 어울리지 않는 공주풍의 팔찌라 나도 이런 거 있어 하고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ㅎㅎ
서랍속에 넣고 맘 속으로 공주놀이 할때 한번 팔에다 턱하니 차봐야겠어요. 하하하...

과시하셔도 됩니다. 그런 건 ㅋ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22
TRX 0.20
JST 0.035
BTC 91157.44
ETH 3167.61
USDT 1.00
SBD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