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의지식密儀知識] 사막에서 읽은 우화 : 톰슨 인디언의 사냥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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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인디언의 사냥.

어느날 이름난 사냥꾼이었던 아버지는 아들들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가. 아버지는 그날따라 사냥을 못해. 막내아들만 유일하게 사냥을 해서 염소를 잡아. 아들은 무슨 의식을 치르듯 정성스럽게 고기를 다루지. 뼈에서 살을 바르면서 그 과정에 몰입해.

그날 밤,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서 아들에게 같이 가자고 해. 아들은 사냥중이었기 때문에 사냥의 힘을 낭비하기 싫어서 거절해. 그런데 여인이 사냥의 기술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하고 아들은 따라 나서.

여인과 함께 간 곳은 어떤 동굴이었어. 여인은 아들에게 염소옷을 줘. 그러나 아들은 염소로 변해. 그러고 여인도 암염소로 변하지. 여인은 지금은 염소의 발정기라고 하고 자신과 관계를 갖자고 해. 그러나 다른 염소들한테 짝짓기 싸움에서 져서 관계를 갖지 못해. 4일을 이렇게 하고 마지막날 관계를 갖게 되. 이런 식으로 날을 보내다가 아이들이 태어나게 되.

여인은 아들에게 이제 돌아가도 된다고 해. 대신 염소를 사냥할때는 암염소와 어린 염소는 사냥해선 안된다고 알려주지. 이들은 아들과 가족이기 때문이여.

다만 숫컷은 사냥해도 된다고 해. 그렇다고 수컷이 그냥 죽는 게 아니라 자유로와 지는 것이라는 것도 알려주지. 고기를 인간에게 주지만 그 수컷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야.

아들은 돌아와서 사냥을 해. 처음에 암컷 염소를 보고 활을 쏘려 했어. 그러자 암컷염소가 경고해. '절 봐요. 당신의 아냐라고요.'

눈을 들어 보니 아내가 맞는 거야. 그래서 사냥을 멈추었지. 주위를 돌아보니 숫컷 염소가 있었어. 그 염소는 그를 보고도 가만히 있었어. 마치 자신을 내어주기라도 하듯이. 순수증여.

그는 숫컷을 사냥해. 그리고 그 고기를 뼈에서 발라내지. 뼈는 온전하게 모아서 연못에 빠뜨려. 그래야 염소의 영혼이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야.

-- 나카자와 신이치, '곰에서 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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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인디언에게 사냥은 단순히 고기를 취하는 목적을 위해서 이뤄진 게 아냐. 그것은 더 큰 자연과 교감하는 한 방식이었지.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고기는 단순한 교환의 댓가일 뿐이야. 그런 현대인에게는 순수증여의 고리는 약화되고 증여나 교환만 남게되지. 즉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잉여가치가 휘발되고 만고야. 문제가 뭐냐고? 정신의 피폐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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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교감하고, 현대 사회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어보이는 것들에서 보물을 캐내며 지내고 싶습니다. ㅎㅎㅎㅎ 톰슨 인디언 이야기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감하며 지내실 듯 합니다. ^~

노동과 가치사이에 이상하게 돈이 끼어들어 돈이 가치를 대신해버린 상황인거 같습니다. 이제는 가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돈만을 위해서로 바뀌어버린 거지요.

네~ 돈은 보편성을 가져오긴 했지만 인간적 잉여적 관계를 훼손시켜 버리고 맙니다. 그래도 노동에서 인간이 소외되어버리네요. 그 돈을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라도 순수증여라는 인간적 관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자비가 세상을 돌아가게 합니다.

아,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 난 인디언 이야기가 넘 좋더라 팔로하고 보팅하고 리스팀까지 하니까 우리 친구하장~

그래~~ 나도 인디언 이야기가 넘. 좋아. 우리 칭구하자.

인디언들의 자연 교감하는 방식은 언제 들어도 참 신비하더라~

응 맞어. 우리 무의식에 실존하는 구조이기도 하고. 그걸 부드럽게 복원해야지.

지금의 도시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디언들을 짓밟고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인디언들이 더 현명한 삶을 살고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네~~ 인디언들은 문명이 아닌 문화를 살았어요~~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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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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