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82년생 김지영 (남자가 더 읽었으면 좋을법한 이야기들-)

in #kr7 years ago

당신 주변엔 숨겨진 '김지영' 이 있다.

82년생, 김지영 이라는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현재의 20대 후반 - 30대라면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들. 주변엔 분명 김지영 과 같은 상황에 놓여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읽는 내내 주변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 현재 내 상황 .. 

이 책은 여자들에게도 물론 추천해주고 싶은책이지만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들을 두려움으로 채워넣고 싶진않다. 하지만 이 책의 일부를 남자들에 보여주고 싶은것은, 여자를 이렇게 생각하라, 배려해줘라, 아껴줘라 라고 말하기보다는 한 가정을 이뤄냄으로써 혹은 임신이라는 탄생의 가장 큰 모체가 됨으로써 여자들의 변화를 혹은 이런 소설을 가장한 누군가에게 일어날법한 이야기를 알게된다면 조금 서로를 아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남자들은 이성의 동물이라면 여자들은 감성의 동물 아닐까, 

몇가지 인상 깊었던 책의 중간 내용의 일부를 서술한다.




사회라는 전쟁터에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는 이렇게 변한다.

'휴일을 기다렸고, 휴가를 기다렸다. 말단 사원인 김지영 씨는 그 모든 일정들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 처지였고, 남자 친구는 약속이 확정되기를 또 기다려야 했다. 전화와 메시지도 기다렸다. 김지영 씨가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통화 시간이나 메시지 횟수가 부쩍 줄었다. 남자 친구는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 화장실에서 점심 먹은 후 식당에서 잠깐씩 짬이 나지 않느냐고 메시지 한 통 보낼 시간도 없는 거냐고 따져 묻곤 했는데, 김지영 씨는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


이건 남자 혹은 여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사회 초년생, 직장인이라는 일상속에 갇혀있는 모든 사람들은 시간에 쫓겨 업무에 쫓겨, 모든 에너지를 쏟고나서야 터덜터덜 걸어나가곤 한다. 나 또한 삶이 시작되며, 사회에 나오게되며 멋지게 처리할 커리어 우먼을 생각했지만 첫 직장부터 삐그덕 거린만큼 실망도 많았던 나날들이 이어진것은 사실이였다. 

우스운것은 일부의 여자들 또한 한가지일에 만족하며 산다는것이다. 어떻게는 회사내의 조직문화가 혹은 어렸을때부터 혹은 살다보니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또 어느곳에서는 여성들의 대우가 더 좋기도하다. 한 번은 이전직장에서 이런 경험을 한적이 있다. 내 선임이였는데, 배우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희생하는것은 힘들고, 그렇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한 여자 동기를 보며 시샘어린 이야기를 하는것을 들었을 때,  '선배님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잖아' 라는 말이 얼마나 목끝까지 차올랐는지, 하지만 이 책의 김지영은 좀 다르다. 자신의 일에 욕심을 갖고 있고 더 잘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일상이 모두가 전쟁이였고, 긴장을 놓으면 당장 피투성이가 될 순간순간에 다른 누군가의 안위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결혼은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다.

결혼 후 '좋은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 점점 몇 달이 지나자 김지영 씨의 건강 상태를 염려하듯 의심하기 시작하는 말들.. 계획이 없다는 대답에도 당사자가 아님에도 여러가지 추측들 그렇게 되었을때 남편에게 화살이 모두 돌아가 서로에게 또 상처를 주게되고,  책 일부에서는 이런 위의 상황을 겪고나서 남편이 김지영 씨에게 '그냥 하나 낳자!' 라고 말하게되는데, 이때의 김지영 씨는 한번쯤 여자들이 생각해본 것들을 생각한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날 변화가 어떤 것이고, 어느 정도일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자신이 없었다. 부부는 주말 출근이 많아 어린이집이나 베이비시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양가 부모님도 아이를 돌봐 주실 형편이 되지않는다. 그러다 문득 아직 생기지도 않은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길 방법부터 고민하고있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몰려왔다. 이렇게 미안하기만 할 아이를 , 키우지도 못할 아이를 왜 낳으려고 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엄마라는 존재는 대단하다고 한다. 현재 30살을 바라보고 있는 나도 주변에서 결혼해야지, 애기는 언제? 등을 물어보기도 한다. 꼭 30살 전에는 결혼을 해야하고 애기를 낳아야한다는 여자의 의무감처럼 느껴지게되고 난 그질문에 간혹 부끄럽기도하고, 얼굴이 화해지며 내 생각이 왠지 손가락질을 받을것 같다는 생각에 웃으며 얼버부린적도 있다. 그리고 집에가서 혹은 데이트 시 질문을 던지고는 했다.

 '내가 과연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이내 나는 입을 꼭 다문다. 내가 좋은 아내 혹은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도 전에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한다니 뭔가 맞지않은 느낌이였다.


(이미지 출처 : 카카오페이지)

많은 것들이 변했다고 하지만, 많은 것들은 변하지 않았다.

한 동안 읽고나서는 멍-하게 되는 책, 그리고 어느순간 비관적인 잣대로 여러가지 불안한 요소들을 모두 끌어모아 나를 방어하게만드는 책이였다.  이 책은 잘 읽히고쉽게 읽힌다. 담담하기도하고 감정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다 읽고난 후에는 개운하지 않다.

' 머리만 좀 지끈거려도 쉽게 진통제를 삼키는 사람들이, 점 하나 뺄 때도 꼭 마취 연고를 바르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엄마들에게는 기꺼이 다 아프고, 다 힘들고, 죽을 것 같은 공포도 다 이겨 내라고 한다. 그게 모성애인 것처럼 말한다. 세상에는 혹시 모성애라는 종교가 있는게 아닐까. 모성애를 믿으십쇼. 천국 가까이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를 끝으로.. 시간이 난다면 혹은 너무 성급하게 결혼을 생각하는 주변인이 있다면, 육아 임신으로 힘들어하는 주변의 사람이 있다면 읽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당신만 유별나게 그런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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