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만난 친절~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scv입니다.

잠시 밖에 나갔다 왔는데 비가 오고 있네요.
쏟아지는 비는 아닌데 우산 없이는 다니기는 좀 애매한 비요.

비 오는 날 다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전 비 오는 날 나가는 걸 굉장히 싫어합니다.
걸을 때 좀 이상하게 걷는지 유달리 옷이 많이 젖고
질척한 땅도 싫고 우산 드는 것도 너무 귀찮고
몸도 끈적거리는 것 같아 정말 싫어요.

그래서 비가 오는 날에는 되도록이면 외출을 안 합니다.
"난 비 오는 날은 절대~ 안 나가"를 강력히 어필해서인지
가족들도 이젠 그러려니 하는데요
오늘은 꼭 나가야 할 일이 있어서 나갔다 왔어요.ㅠㅠ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일이 있는데요.
예전에 가족들과 캄보디아에 놀러갔을 때의 일입니다.
시엠립에서 민속촌 구경을 끝내고 근처 한국식당을 찾으러 걸어가다 게릴라비를 만났어요.
쏟아진다 해도 정말 너무 퍼붓는 그런 비였죠.
가늘기는 했지만 길에 있던 나무도 쓰러지더군요.

목적지까지 툭툭이(캄보디아 교통수단)를 타기도 애매한 거리인지라
그냥 걸어갈 수 밖에 없었어요.
근데 도저히 맞을 수 있는 정도의 비가 아니더라구요.
벼락까지 치는데..잠깐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쉬다가.....좀 그치면 다시 걷고...

그러다 도중에 어떤 큰 건물로 피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한 특급 호텔이었습니다.
저희는 그 건물에서 으슥한 곳에
말 그대로 사람도 없고 으슥한 곳에 잠시 피했었는데
그 호텔 안에 있던 직원이 우리를 봤나 봐요.
갑자기 누가 오더니 비가 많이 오니까 건물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더라구요.
그것도 아주 친절하게 말이죠.

그 때까지 저희는 거기가 호텔인 줄 몰랐는데
그 사람을 따라가보니 호텔 로비더군요.
저희는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 꼴이라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으니 굉장히 미안했어요.
근데 어찌나 친절하던지
잘은 몰라도 그 호텔 지배인쯤 되는 사람 같은데
커다란 타월도 일인당 두개씩 가져다주면서 몸을 닦고 비가 그칠 때까지 로비에 앉았다 가라고 하더군요.
정말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과분한 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그냥 로비에만 앉아있을 수는 없더군요.
밥은 한식 외에는 절대 안 먹겠다는 일행 때문에 못 먹고
그냥 커피라도 한잔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레스토랑으로 안내해 줬어요.
몇마디 이야기를 나눠보니 인도 사람이더군요.

비.jpg
(그날 냉커피 마시면서 찍은 호텔 내부)

결국 계획에 없던 음료를 마셨지만
비 오는 걸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정말 기분 좋게 비를 피할 수 있었던..
이제는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네요.

여행이라는 게 참 좋죠.
서울에서였다면 짜증스러웠겠지만
그 때는 비에 쫄딱 젖었으면서도 어찌나 재미있던지.
가족끼리 서로 마주보며 기가 막혀 큰 소리로 웃고 떠들었더랬죠.

비가 오는 날이 되면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잔상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이런 추억들에 잠기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 비가 싫습니다.ㅎㅎ

Sort:  

그래서 여행을 가는 것 같아요. 반복 되는 일상 속에서 관심이 사라지는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 오니까요.

맞아요. 일상과 여행은 느낌부터 다른 거 같아요.^^

저는 오늘 결혼식에 갓다왔는데 어제와는 달리 비가 내려서 좀 아쉬웠어요 ㅎㅎ 날씨가 쨍쨍 하였으면 결혼하는 친구도 더욱 좋았을텐데 ㅎㅎ

그랬겠네요. 결혼하는 날에는 날씨도 크게 좌우하던데...
역시 비오는 날은 없어지면...ㅎㅎ 안되겠죠.ㅋㅋ

저도 너무 비가 싫습니다..
오늘은 비맞으면서 자전거를 탔는데
너무 싫었어요 ㅠㅠㅠ
공감합니다 업봇 팔로하구가요

최악이셨네요. 비오는 날 걷는 것도 싫은데..자전거라니..헐~
왜 그러셨어요..ㅋㅋ

원래 자전거타는걸 좋아하는지라...ㅎㅎ
다같이모여서 남산 , 북악 다녀오려고 했는데...
체인이 터지질않나.. ㅎㅎ
비가 오질않나.. 그래도 비가 많이 내리기전에 다녀와서 다행입니다^^

헉! 체인까지...
그래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ㅎㅎㅎ 걱정 감사해요

저도 비가 싫었는데 요즘 비 온뒤에 미세먼지가 사라지니 비가 기다려지던데 ㅎㅎ 비보다는 미세먼지가 싫네요 ㅎㅎ

그것도 그렇네요. 비가 오면 공기가 맑아지기는 하네요.^^

캄보디아에 계시는 군요
저도 3차례정도 다녀왔었는데, 다녀올떄마다 너무나 많이 변해서 새롭더라고요
너무나 친절한 사람을 만나 좋으셨겠습니다 ㅎ
한국에서는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캄보디아에 살지 않아요. 캄보디아는 여행으로 놀러갔다 왔어요.^^
3번이나 갔다오셨군요. 캄보디아 참 좋죠..
저희 부모님도 또 가고 싶어하는 곳이에요.
캄보디아에 너무 친절한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여행기로 쓴 내용이 아니라 다 쓸 수 없었지만 정말 고마운 분도 만났습니다.
설마 한국에선 안 그럴까요..ㅎㅎ

저의 경우에는 가족이 캄보디아에 살고 있거든요 ㅎ
봉사활동으로도 가보고, 그랬죠 ㅎ
너무 한국을 제가 ㅠㅠ 정없이 보고 있나봅니다
한국에도 좋은분 많은데 ㅎ 한국에서도 그랬겠죠~~

그러시군요. 가족이 외국에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숙박비가 들지 않잖아요.ㅎㅎ
한국에도 좋은 분들이 많을 거라고 믿고 싶은 1인입니다.ㅎㅎㅎ

좋긴한데.... 여행 자주갈수있는 나라여야....ㅋㅋ
캄보디아의 프놈펜은... 자주 갈곳이 못되요 ㅎ
뭐가 없어서 ㅠ

오~프놈펜도 가봤어요. 프놈펜엔 별로 갈 데가 없더라구요.
이욘백화점에만 있었어요.ㅎㅎ 덥기도 하구.
편안한 밤 되세요. ayogom님!~~

뜻밖의 친절을 받으면 얼었던 마음이 눈녹듯 사라지죠.
여행을 가면 비에 맞아도 재미있는 추억이 되구요. ㅎㅎ

친절한 분들을 만나면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스팀잇에서도 정확히 잘 알지는 못하지만 좋은 분들도 많더라구요.
여행에서는 싫었던 기억도 나중에는 다 그리운 것 같습니다.
이번 내용은 재밌는 추억이였구요.ㅎㅎ

비오는날은 의외의 추억이 많이 생기나봅니다.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비 오는 날이 드물다 보니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외국에서 저런 호의를 받으면 얼마나 고마운지 ㅎㅎ
정말 좋은 분들이네요.

그러게요. 기대도 안했는데 도움을 주시더라구요.ㅎㅎ
좋은 분들도 참 많은 세상이에요.^^

호텔의 운영 방침이 정말 맘에 드네요. 직원 교육이 저정도로 잘 되어있으면 엄청 번창할 것 같습니다.

저도 비가 싫습니다. 비가 오면 관절도 아프고 두통도 오거든요!

그러게요. 그래서인지 로비에도 손님들이 많더라구요.
벌써부터 관절이 안좋다니 헐~큰일이시네요.ㅠㅠ

군대에서 통신 가설병을 했더니 무릎이 다 망가져버렸습니다. ㅎㅎ 원체 약골이라서요. ㅠㅠ

이런.... 어쩌다가 그렇게 고질병을..
군대가 사람 잡는군요.ㅠㅠ

크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댓글 적다가 문뜩 든 생각인데 사실은 이 모든 것이 호텔 지배인의 전개였다면 소름이겠네요 ㅋㅋㅋㅋ (커피만 먹고 갔다고??.. )

그럼 전 호갱이 된 건가요 ㅎㅎㅎ
안보는 곳에서 커피만 마셔서...찌릿~하고 있었을 수도..ㅋㅋㅋ
그래도 그 분의 친절을 호객행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돳!~~~ㅎㅎ

ㅎㅎ.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봅니다.. 이런 따뜻한 이야기에 한다는 생각이 ㅋㅋㅋ........

괜찮습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을 하실 수 있습니다.ㅋㅋ

감사합니다^^ 굿밤되세요 시험기간에 하는 스팀잇은 정말 달콤한 캔디입니다

시험기간이셨어요. 어쩐지 방문 드렸더니 새글이 없어서....
시험 잘 보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Coin Marketplace

STEEM 0.27
TRX 0.11
JST 0.031
BTC 67659.31
ETH 3802.76
USDT 1.00
SBD 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