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음모론' 8년전 의혹을 또 논쟁하는 비극

in #kr6 years ago (edited)

<1부에 이어서> 1부 : https://steemit.com/kr/@sanha88/7gwufk

며칠 전 <추적 60분>에서 천안함을 다루었다. “어뢰일 가능성은 십원 반푼어치도 없다”는 솔깃한 인터뷰를 내세운 방송이어서 간만에 ‘닥본사’ (닥치고 본방 사수)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청 소감은 대실망이었다. 8년 전 천안함 사고 직후 흘러나왔던 의혹들을 끌어모은 방송에 불과했고 폭발설을 부인하는 주장들에는 근거가 없었다.

천안함을 건져 올린 이들의 인양 실력의 전문성이야 부정할 것이 없겠으나 비접촉 수중 폭발로 인한 버블 제트가 천안함을 파괴했다는 합조단의 결론 앞에서 “다른 폭발했던 배들과 천안함은 모양이 다르다”는 명제는 일단 번짓수가 틀린 것이다. 천안함은 내부 폭발을 일으킨 배가 아니고 폭격을 맞은 것이 아니니 당연히 폭발했던 배와 모양이 다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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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원본이 아니라거나 그 영상 속 물컵이 파고에 비해 흔들리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 CCTV 문제는 이미 몇년 전부터 신상철씨가 제기해 온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핵심은 왜 원본을 제출하지 않았느냐가 아니라 영상이 조작된 것인지 아닌지이고 생존자들의 증언과 부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생존자들은 이미 법정에서 CCTV 속 모습이 자신들과 돌아간 동료들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증언한 바 있고 이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또 파도의 문제는 해군이 직접 해명한 바 있다. "파도가 높아도 배 운항 방향을 조정해 흔들림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함미 후타실은 구조상 파도 영향을 적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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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을 하고 넘어가자. 필자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특정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범인이라고 단언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1200톤급 군함이 단번에 3등분 나려면 수중 폭발은 있었다고 보는 쪽이며, 그에 반하는 주장들의 설득력을 가늠해 보자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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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신상철씨의 ‘10가지 의문’에 하나 하나 대답해 보고 싶었으나 읽다보니 동어반복이 너무 많음을 느낀다. 이를테면 이런 대목, “선체는 거대한 ‘북’과 같습니다. 선체 외부에서 폭발해도 내부로 전달되는 충격파로 인해 신체손상이 발생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탱크가 충격을 받으면 그 충격파로 인해 별다른 관통이나 폭발이 없이 탱크 안의 병사들이 충격으로 내장이 터져 나간다는 무시무시하나 근거 없는 군사괴담의 군함판이고 1편에서 반박했던 내용의 되풀이다.

격벽이 겹겹이 쳐진 군함이 하나의 ‘북’이라는 (북 안에 나무 판 열 개 쯤 세우고 북을 쳐 보기 바란다. 북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주장 자체를 수용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반박의 논리를 세운단 말인가. 입이 닳도록 비접촉 수중 폭발이라고 얘기하는데 바다 속에서 폭발한 어뢰의 열기가 “적어도 3천도라면 내부가 완전히 녹아 버렸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면 사실 어떻게 대답을 하기 어렵다. 2차대전 때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어뢰 공격을 받은 배들이 2차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킨 경우는 흔했지만 어뢰에 맞았다고 해서 배가 녹아내리는 일은 없다. 화산 폭발이라면 모를까 바닷물이 폭탄의 열기에 부글부글 끓고 살아남은 수병들이 물 속에서 녹아 버리는 스펙터클이 벌어질 리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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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14일 서(西)호주 앞바다에서 호주 해군 잠수함 판콤호(號)가 쏜 마크-48 어뢰를 맞고 두 동강이 난 2700t급 대잠 호위 구축함 토렌스호의 함수 쪽 단면(함미는 폭발 직후 침몰). 철판들이 배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마구 휜 채 찢겨 있다. /호주 국방과학기술기구(DSTO)

방송에도 소개된 바, 1999년 6월 버블 제트 실험 (비접촉 수중 폭발)으로 동강났던 호주 해군 프리깃함 토렌스 호의 사진들을 보면 천안함의 바닥처럼 선체의 철판들이 위로 솟구쳐 올랐음을 볼 수 있지만 열기에 녹아’ 내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토렌스 호의 절단 모양이 천안함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백 번 실험을 하면 조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백 번 모두 흔적이 다른 것이 폭발이다. 토렌스 호는 천안함보다 규모가 큰 배였고 실험에 사용된 어뢰의 위력도 달랐는데 어떻게 그 폭발 후의 모양새가 찍어낸 듯 같을 수 있겠는가.

토렌스.jpg
조금 더 자세히 보시라

이제 또 진도를 나가 보자. 신상철씨의 주장을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는 천안함의 ‘의문’에 대해 토를 달아 보자.

ⓛ 잠수함 충돌설에 대하여

암초 충돌설과 피로 파괴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암초에 충돌했다고 해서 1200톤짜리 배가, 그것도 군함이 단번에 세 동강으로 쪼개질 이유는 없다고 보고 피로 파괴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고 안다. 그 다음으로 남는 건 역시 잠수함 충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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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속력으로 들이받든 또는 부상하면서 충돌하든 천안함을 쪼갤 정도의 타격을 입히려면 잠수함도 상당한 규모여야 한다. 우리 해군의 장보고급이면 대충 1000톤 규모로 충돌하면 양쪽 다 심대한 피해를 입을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데 장보고급만 해도 백령도 근해를 함부로 드나들지 못한다. 아니 서해 바다 자체가 잠수함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바다가 아니다.

1999년 3월 26일, 천안함이 침몰되기 꼭 11년 전 그날, 잠수함 한 척이 오전 서해 공해상 어망에 잠수함이 걸렸다. 해군이 출동했고 확인 결과 1800톤 급의 중국 밍(明)급 잠수함이었다. 공해상이었으므로 한국 해군은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고 잠수함은 그물을 제거하고 돌아갔다. (연합뉴스 1999.3.26) 2003년 역시 중국의 밍급 잠수함이 요동 반도 근처 중국 영해에서 침몰하여 승무원 70명이 몰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고 특성상 원인이 정확히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한국 해군 관계자는 “스크루에 그물이 걸려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서해의 오염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를 보여줬다.... 어선들이 버리는 각종 폐어구들로 서해는 머잖아 죽음의 바다가 될 것”(세계일보 2009.5.21)로 보고 있었고, 차제에 서해에서의 잠수함 작전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서해 바다 속에 가라앉은 폐그물과 어망 등 각종 쓰레기로 잠수함이 작전을 펴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며, 일 년에 한두 차례 하는 한미연합훈련이나 평택 2함대사령부 요청이 있는 때 등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잠수함들은 서해상에서 작전에 나서지 않는다.” (같은 신문) 천안함 사건 1년 전의 일이다.

앞서 얘기했듯 천안함을 들이받아 단번에 쪼갤 수 있는 잠수함이라면, 웬만한 잠수함으로는 어림도 없다. 수천 톤급 규모의 원자력 잠수함 정도는 돼야 하고. 정히 아니라고 해도 한국 해군으로 치면 209급 이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해군이 그런 손해를 입었다는 증거는 없고, 미국 해군도 중국 해군도 전혀 그런 낌새가 없다. 그럼 이 잠수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도대체 어느 나라 잠수함이기에 잠수함의 작전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자국 해군도 판단한 서해 바다를 북상하여 수심 수십 미터 밖에 안되는 북한과의 접경 지역까지 진출하여 운항 중이던 초계정을 들이받고 사라진단 말인가. 그래서 등장하는 괴이한 존재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 잠수함이다.

② 천안함을 들이받은 것은 이스라엘 잠수함이다?

신상철씨는 몇 번에 걸쳐 이스라엘 잠수함이 천안함을 들이받아 격침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천안함과 충돌한 이스라엘 잠수함은 페르시아만과 바다 조건이 가장 유사한 서해에서 비밀훈련 중”이었으며, 이 잠수함은 “베트남의 해군기지를 이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선 지도부터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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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도다. 이스라엘의 서쪽으로 지중해가 펼쳐져 있고 홍해에는 꼭지점 하나가 가까스로 닿아 있다. 항구도시 에일라트다. 이곳에도 이스라엘 해군 초계정이 주둔해 있지만 이스라엘의 해군력은 바다에 넓게 면한 지중해 쪽에 집중 배치돼 있다. 대형 함선은 별로 없고 잠수함도 우리 해군의 209급을 개조한 돌핀급으로 3~5척 정도 지닌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몇 척 안 되는 이 재래식 잠수함을 한국으로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수에즈 운하를 당당하게 통과하거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을 거쳐 말라카 해협을 지나 동지나 해를 북상하여 백령도에 다다르는 길을 타야 한다. 홍해에 면한 에일라트에 잠수함이 있다고 쳐도 감시의 눈길 번득이는 좁은 홍해와 아라비아 반도를 지나 기나긴 항해를 해야 한다. 보급 없이 장기 항해 가능한 원자력 잠수함도 아니고 주기적으로는 물 위에 떠서 항해해야 하는 재래식 잠수함이 대관절 극동의 초긴장 접경지역 백령도까지 왜 온단 말인가.

페르시아 만과 바다 조건이 유사하다는데 바다 조건이 비슷한 곳이 하필이면 한국이라는 주장은 기상천외하기도 하거니와 베트남이 자신들의 해군 기지를 이스라엘 해군에 제공했다는 근거도 없다. 그냥 주장일 뿐이다. 요즘 말로 ‘답정너’의 일종이랄까. 즉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듣기만 하면 된다’는 식.

근거가 없다 보니 억지가 등장한다. 2010년 6월 ‘뜽금없이’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이 방문했으며 이것이 이스라엘 잠수함 관련 사고처리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페레스 대통령의 방한은 원래 ‘국빈 방문’이었다. 국빈 방문은 최소 6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을 거치는 행사다.

영국의 예를 들자면 1년에 2번 이상의 국빈을 맞지 않으며 “영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1952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이래 부시가 11명째인데, ‘국빈’은 2003년의 부시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한겨레21 제 987호 김외현의 정치의 속살, ‘국빈의 자격’) 2010년 3월 말 발생한 천안함 사태로 6월 국빈 방문이 뜬금없이 정해지는 경우는 없다는 뜻이다. 또 방한 직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구호선 공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국 정부가 방한 연기를 제안했고, 이후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감안해 페레스 대통령의 방한수준을 낮추기로 했다고 이집트 국영 통신 MENA가 보도한 바 있다(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때문에 외국인사 방문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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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페레스 대통령의 수행원들은 엘리제 산업통상노동부 장관과 칼 흘론 통신부장관 등으로 군사적 의제를 논의하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래도 이스라엘 잠수함이라는 주장을 전개한다면 필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③ 한미합동 훈련 중 북한 잠수함이 경계를 뚫는 것이 불가능하다?

천안함 사건의 범인이 북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의문은 잘못된 팩트에 근거하고 있다. AP통신은 2010년 6월 5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한미 합동 대잠수함 훈련이 지난 3월 25일 오후 10시부터 그 다음날 오후 9시까지 실시됐으며 훈련은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CBS) 위에서 언급한 바, 1년에 한 두 번 있는 ‘한미연합훈련’ 상황이었고 한국 해군 잠수함을 타깃으로 한 대잠 훈련이 전개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과 미국 해군의 대잠(對潛) 전력이 총동원된 상태에서 어떻게 북한 잠수함이 한국 영해를 헤집고 다니겠느냐는 질문이 가능하겠지만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그 훈련은 충청남도 태안 앞바다, 격렬비열도 해상에서 있었다. AP 통신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잠수함 훈련은 천안함 침몰 현장에서 75마일(약 120㎞) 떨어진 해역에서 진행됐다.”

천안함은 그 훈련에 참여하던 배가 아니었다. 즉 대잠 훈련의 경계망의 일원이 아니었고 120㎞ 밖에서 일상적인 초계 활동을 벌이던 군함이었다. 쉽게 말하면 훈련은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었고 천안함은 청주 쯤에서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는 뜻이다. 즉 ‘삼엄한 경계’가 백령도 근처에 펼쳐져 있던 것이 아니었다. 한미 연합 해군 아니 숫제 미합중국 해군의 대잠 전력이 총출동했다 하더라도 격렬비열도 해상에서 120킬로미터 떨어진 백령도 앞바다의 잠수함 침투를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용옥 교수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당시 서해에는 미국 이지스함 2대와 13척의 함대가 있었는데, 거길 뚫고 들어와 어뢰를 쏘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게 말이 되는가.” 글쎄 그것이 말이 된다. 다시 한 번 반복한다. 서해는 동네 연못이 아니다. 격렬비열도와 백령도는 120㎞ 거리다. 그리고 이지스함은 대잠 능력보다는 방공 능력에 주안점을 둔 함정이다. 김용옥 교수의 질문이 과연 말이 되는가.

혹자는 여기서 이렇게 질문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미 훈련은 멀리서 했다고 치자.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 서해 바다는 그렇게 잠수함이 다니기 힘들다면서 어떻게 북한 잠수함이 우리 영해를 그렇게 쉽게 넘나들어 어뢰를 쏘고 달아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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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이 어뢰를 쏘았는지 어땠는지는 미뤄 두고, 백령도나 서해 5도에서 강화도, 한강 하구에 이르는 바닷길은 북한 해군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북한은 우리보다 먼저 잠수함을 운용해 왔고 소형 잠수정을 통한 대남 공작을 무수히 실행했던 나라다. 우리가 익히 아는 남한 주사파의 ‘대부’ 김영환은 강화도에서 북한에서 내려온 잠수정과 접선하여 그걸 타고 북으로 가지 않았던가. 북한은 서해 5도 바닷길을 우리 해군만큼이나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철통 같은 방어막을 친다 해도 잠수함이 넘나드는 걸 탐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게 잠수함을 만드는 이유다.

④ 패잔병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이 대목에서 김용옥 교수의 코멘트를 더 인용해 보자.

“패잔병이 당하고 나서 발표하는 내용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일본군 같으면 할복을 한다”
김용옥 교수의 패잔병 표현은 천안함 장병들이 아니라 고위 장성들에게 가해진 언사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단어 선택의 무신경함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천안함이 북한의 기습에 의해 침몰했다고 해서 한국군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 군대도 기습을 받아 피해를 입은 자국 군대를 ‘패잔병’이라 부르지 않는다.

2000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2차대전 중 침몰했던 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 호의 함장이었던 맥베이 대령의 ‘무죄’를 선언했다. 여기에는 아주 긴 사연이 있다. 이 배는 원자폭탄을 미국 본토에서 태평양으로 실어날랐던 배였다. 원자폭탄을 무사히 전하기는 했으나 돌아가는 길이었던 1945년 7월 30일 일본군 잠수함에 걸려 침몰하고 말았다. 항해 자체가 기밀이었기에 그 이동이 비밀에 부쳐져 있었고 전쟁이 끝나간다는 나태함 속에서 인디애나폴리스가 애타게 보냈던 SOS는 까맣게 잊혀졌다. 우연히 지나가던 미군 비행기가 그들을 발견하기까지 4일 동안 인디애나폴리스 호의 9백명 수병들은 (고막이 터지지도 않고 내장이 파열되지도 않은) 구명 보트와 구명 조끼에 의지하여 바다에 떠 있었다.

그들에게 닥친 것이 상어 떼였다. 영화 <죠스>의 주인공 상어잡이 퀸트가 이 배의 선원이었거니와, 600 여 명의 선원이 동료들 앞에서 죽어갔다. 생존자는 316명. 이 기막힌 피해 앞에 여론은 들끓었다. 함장 맥베이는 구조 요청을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해군은 받은 바 없다고 우겼고 맥베이는 군법회의에 회부돼 ‘어뢰 회피 기동을 하지 않은 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 이후 복권되기는 하지만 사회적 비난을 견디지 못한 맥베이는 자살한다.

1990년대 접어들어 한 열 두 살 소년이 흥미로운 역사를 발견한다. 그렇게 많은 군함이 가라앉았건만 자기 배를 잃었다고 유죄 판결을 받은 이는 맥베이 하나였던 것이다. 이 수수께끼를 풀고자 했던 소년은 인디애나폴리스 호의 생존자들까지 찾아다닌 끝에 맥베이 함장의 무죄를 확신하고 무죄 탄원 운동을 시작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 일본인이 나선다. 그는 인디애나폴리스 호를 격침시킨 잠수함의 함장 모치즈라 하시모토(Mochitsura Hashimoto)였다.

“어뢰공격을 지시했던 장본인으로서 저는 맥베이 대령이 왜 군사법정에 세워졌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경계 태세를 소홀히 했다는 유죄 이유도 납득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인디아나 폴리스는 어떤 기동을 하든 격침이 가능했던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근거로 맥베이 대령은 수십 년의 누명을 벗게 된다. 이 얘기를 길게 늘어놓는 뜻은 다름이 아니다. 기습을 당하여 피해를 입었다고 패전한 것이 아니며, 기습을 당했다는 자체가 “경계에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잠수함은 은밀한 기습을 주무기로 하는 병기이고 많은 해군과 선원들은 자신이 무엇에 공격당했는지도 모르게 죽어갔던 것이 전쟁의 역사다. 하물며 비상 경계 태세도 아니었고 일상적인 초계 활동 중이던 천안함 장병들에게 경계 소홀의 누명을 씌우고 패잔병의 멍에를 드리우는 것은 그야말로 얼토당토 않은 일이다.

⑤ 천암한 관련자들은 모두 승진했다?

혹자는 말한다. 천안함 사건 후 관련자들이 다 승진했다고. 미안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당장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은 그 이후 육상 근무로 돌려졌고 동기생들이 다 별을 달 요즘에도 아직 중령 계급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가 소장이 되었네 중장이 되었네 하며 승진 잔치를 벌였다는 보도도 다분히 과잉이다.

합참의장 이상의 대장이 옷을 벗었고 황중선 합참합동작전본부장(육군중장)과 박정화 해군작전사령관(해군 중장)과 김동식 2함대사령관(해군 소장)은 보직해임되고 한직으로 갔다가 전역했다. 천안함이 배속되었던 이원보 22전대장 (대령)도 진급에서 물을 먹었다. 역으로 질문 하나 해 보면 도대체 그 ‘책임’이 어디까지 지워져야 할까. 1941년 진주만 기습이라는 전대미문의 피해 앞에서도 징계를 받은 사람은 하와이 주둔 미국 해군 사령관 킴멜 제독과 육군 사령관 쇼트 장군 뿐이었다. 군대에서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지휘 계통에서 벗어난 이들까지의 책임까지 묻는다면 남아날 수 있는 사람은 대관절 누구일까.

<추적 60분>에서 천안함 합동조사단장이었던 윤덕용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어떤 객관적 사실과 편견이 있는 의견을 구별을 못하거든요. 무엇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는 겁니다. 사실은 굉장히 비참한 현상입니다.”

필자는 이 말에 공감이 갔다. 천안함 사건을 두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면 수구꼴통으로 몰리고 북한이 아니라고 하면 종북좌익으로 규정되고, 조선일보의 인간 어뢰부터 난데없는 이스라엘 잠수함까지 상상과 창작에 가까운 설들이 난무하는 분위기 속에서 객관적 사실과 편견은 뒤죽박죽 끌탕이 돼 버렸다. 결국 우리는 8년 전과 똑같은 의혹을 가지고 8년 전과 똑같은 주제로 8년 전과 똑같은 논박을 주고받고 있다. 이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 자체가 비극적인 일이지만 비극을 종식시키는데 유용하다면. 그런데 뭘 조사할 것인가부터가 문제다. 예컨대 이스라엘 잠수함을 조사하겠다면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므로.

"어떤 주장을 믿고 수용하든 그건 각자의 자유다. 그러나 그 자유를 행사하기 전에 주장의 근거들을 따져 보자. 그 근거들이 얼마나 튼실한지를 챙겨 본 뒤에 결정의 자유를 누려 보자. 그래야 우리는 오늘에 곱씹는 비참함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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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천안함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 항목들이라 생각됩니다.

  1. 항시 북 잠수정 도크를 관측중인 TOD에서 왜 사라진 것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파악했다면 왜 대잠 경계를 올리지 않았는가
  2. 어뢰 구조상 유선유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자신이 도망쳐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 돌입 시 액티브 소나를 전탐실에서 듣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
  3. 피격 후 잠수정이 며칠 뒤 우회해서 빠져 나갔다고 하는데, 연어급의 조악한 작전가능일로는 무조건 재보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혹은 그렇지 않다면 작전지역을 바로 이탈해서 달아났다는 것. 어찌 되건 두 케이스 모두 발견 못한 부분에 대해서 한국 해군 대잠능력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대잠 작전 자체가 매우 어렵고 오라이언이 지나친 소티 수를 쳐내느라 기체 피로가 격심한 점, 소노부이의 가격이 세서 쉽게 못 쏘는 현실이 있긴 합니다만... 할 건 해야죠. 대잠초계기와 헬기를 비롯한 방어라인 증가도 필요하지만.. NLL 일대 SOSUS 라인이 2013년에야 정립된 것 자체가 참 우리 군의 답없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_-;

SOSUS 라인은 구축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꾸준한 음문 데이터 입력을 통해 패턴을 확보해야 잠수함/정에 대한 정밀도 높은 추적이 가능한데... 군이 K9 자주포등 지나치게 직접타격능력을 갖춘 장비에만 몰빵하려는 경향이 있다 보니 저런 정찰, 수송 등의 전투지원에 너무 취약한 부분이 있다 봅니다. 군의 체질개선 필요성이 너무나 심각합니다.

모두 가설일 뿐입니다. 천안함 침몰에 관한 중요한 정보는 모두 은폐되어 있으니까요. 하필 침몰하는 순간의 TOD 영상은 왜 없는걸까요?

파고가 높아도 운항 방향을 조종해서 흔들림을 조절할 수 있다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아래 위로 흔들리는걸 어떻게 좌우 조타로 흔들림을 조절한다는 말입니까? 게다가 흔들림이 적은 곳은 함미가 아니라 함정의 홀수선 부근인 제일 아래 갑판입니다. 군함을 타고 한려수도까지 가봤나요? 파고가 2미터만 되어도 1200톤 정도의 함정에서는 모두 멀미를 할겁니다.

더군다나 길이 88m 만재배수량 1200톤의 초계함이 360kg TNT에 의해 두동강이 났는데 다친데도 없이 멀쩡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는 건 전문가적인 식견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더우기 함정용 군사장비 개발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서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은 부분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1. TOD는 CCTV가 아니라 초병이 움직입니다. 천안함을 쫓아 다니는 것도 아니구요

2.제 주위에 해군도 있습니다. 님이 말이 안된다는 소리에 그는 공감을 표시합니다. 해군이 공개리에 해군들도말이 안된다고 할 해명을 늘어놓을 것 같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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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님 말씀대로라면 태평양 해전 당시 수많은 어뢰 피격 함정들의 수병들은 몰살돼야 하겠습니다...... 근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 TOD는 Thermal Observation Director의 약자로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감시정찰 장비입니다. 유사한 장비를 개발한 경험이 있어서 작동원리와 운용방법에 대해서 잘 알지요. (저는 국방기술품질원으로부터 전자광학장비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는 전문가입니다.) TOD는 각각 정해진 권역을 스캔하면서 상시 감시합니다. 천안함 침몰 직후 TOD 영상이 있는 것은 정해진 권역을 계속 스캔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침몰 당시의 TOD 영상도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국방부의 해명은...그냥 없다는 것입니다. 타당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말이지요.

  • 어뢰 폭발로 배가 두동강이 나면 모두 사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희생된 46명 중 실종자를 제외한 사망자의 사인은 모두 익사이며 생존자들 중에는 가벼운 타박상만 입은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입니다. 함상장비의 충격테스트 규격인 MIL-S-901D(제가 올린 두번째 포스팅에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국방부의 보고서가 얼마나 허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직접 충격시험을 해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는 오로지 '1번 어뢰'뿐입니다. 소나도 없는 쌍끌이 어선이 천운을 입어 끌어올린 이 어뢰 추진체는 불과 50일동안만 바닷속에 있었음에도 부식의 정도가 6개월은 넘어보였습니다. 심지어는 가리비도 붙어 있었지요. 러시아는 부식의 정도로 보아 천안함을 격침한 어뢰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러한 증거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UN 안보리에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하지 못했습니다.

  •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볼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곧 종북인가요? 그렇게하면 우리나라 국방이 튼튼해지나요? 북한의 소행임이 그렇게 확실했다면 우리 정부는 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까? 원인이 무엇이었든간에 46명의 희생자들은 신성한 국토방위의 임무를 다하다가 순국한 것입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희생된 군인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군 고위 관계자는 8일 “백령도 해안초소의 열상감시장비(TOD)를 운용하는 해병대 초병이 ‘쾅 소리를 듣고 (티오디를 찍기 전에) 소리나는 쪽을 봤더니 배가 두 동강 나서 공중으로 올라가 역브이자 형태가 돼 있더라. 그 뒤 곧 평평해졌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초병이 천안함이 역브이자를 그린 것을 목격했다고 말한 것에 비춰 볼 때 외부 충격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선체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버블이 팽창하며 함정이 위로 끌어올려져 선체가 역브이자로 휘어진다. 천안함 생존자들도 7일 기자회견에서 선체에 두 차례 큰 충격이 왔다며 사고 원인을 특정하지 않은 채 ‘외부 충격’ 때문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천안함을 역 브이자형으로 만든 외부 충격의 원인으로 어뢰나 기뢰 가능성도 거론했다.

군 조사 과정에서 이 티오디 초소 초병은 사고 당시 꽝 소리를 듣고 소리나는 방향으로 티오디를 돌렸으나 녹화 버튼을 늦게 눌러, 선체가 평평해진 때부터 티오디 영상이 녹화됐다고 진술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415215.html#csidxdc431c016c1304e92bd731a9de9c4fe " 한겨레 기사입니다. 말씀하시는 것과 다르게 운용되고 있었던 듯 합니다.

  1. 비접촉 수중 폭발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즉 버블의 충격이 직접적으로 가해진 곳에 위치했던 병사들은 시신도 돌아오지 못했지만.... 배의 다른 부분에 있던 선원들도 붕 떴다가 떨어진 정도로의 충격을 받았고.... 어뢰에 맞았다고 배 안의 병사들이 고막이 파열되거나 내장이 터지거나 등의 외상이 없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2. 저는 종북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고.... 단지 수중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그 때문에 천안함이 동강났다는 게 가장 합리적인 추론이라고만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신상철 씨 등 그에 반하는 의견들이 비합리적이라는 거구요. 제 개인적 의견은 북한을 지목하고 있으나 그를 믿지 않는다고 종북으로 몰아부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 사건이 사상검증으로 이용된 사례 때문에 종북이냐라고 물어본 것이지 @sanha88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산하님의 글은 항상 설득력이 높습니다. 스팀잇말고 페북 등에서 쓰신 글들도 접하곤 했었는데 글도 잘 쓰시고 논리성도 좋은 것 같았습니다. 천안함의 경우, 두 가지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우선, 국방부 및 정부의 태도가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겁니다. 자꾸 무언가 은폐하려는 듯한 태도의 사례는 많지 않나요? 그래서 각종 음모론이 횡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 우리는 논리적 추정을 귀류법으로 하곤 합니다. 천안함의 경우에는 '천안함 공격으로 북한이 얻을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전략지도부만 인지하는 고도의 국지전 연습인가요? 아니면 우발적 공격인가요? 북한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천안함 공격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시 혹은 위협의 목적은 아닌 것 같은데요 무슨 목적과 이익이 있는 것일까요?

우리 사회에서야 북한은 어차피 악마니까 북한의 소행이라면 반론하기도 어렵고, 정부는 천안함을 이념화 도구로 활용하고 있으니 논의에 진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산하님은 버블제트에 의한 폭침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보시는데, 버블제트가 가장 유력한 가설이라고 하더라도 버블제트의 발생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문제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막말로 실수로 어뢰를 발사하여 버블제트를 일으킨 게 아군일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저는 도대체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킬 합리적 이유를 찾지 못하여 정부 발표에 여전히 의혹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1, 저는 국방부의 말바꾸기는 음모보다는 무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걸 침소봉대하는 이들의 문제도 있구요. 이를테면 천안하 최초 보고가 '좌초'였다고 하여 왜 처음에는 좌초라고 해 놓고 말을 바꾸냐는 힐난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렇다 할 증거도 없고 분명한 것은 없는데 배가 반쪽나서 침몰한 상태에서 '어뢰'다 라고 했어야 한다는 건데.... 만약 그랬다면 저는 진짜로 의심했을 것 같습니다.

  1. KAL 858 경우도 진보 인사까지 들어간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 조사에서 북한 소행으로 나왔습니다. 지금도 그를 의심한다면 김대중 과 노무현 정부의 무능을 대놓고 주장하는 셈이 되는데.... 어쨌든 이 사건 역시 도무지 북한의 의도를 알 수 없었습니다. 선거를 바로 앞두고 노태우가 되기를 바랐던 건지 뭔지 아무도 모르죠. 즉 우리 일반인이 북한이라는 국가의 국가적 공작의 합리적 이유를 캐취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2. 북한은 하다못해 아웅산 테러조차 부인하고 있습니다. 버마 정부가 단교에 국가승인까지 취소하며 분노했는데 말입니다.

  3. 아군 잠수함은 그때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격렬비열도 해상에서 대잠훈련을 위해서 말이죠

kal의 경우에는 근거자료와 조사의 부족 문제가 컸던 것으로 들었습니다(김현희씨는 조사에 아예 응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구요). 아웅산 테러는 저도 아는 바가 없네요. 하지만 광주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세력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나름의 의도를 갖다 붙일 수는 있겠지요. 천안함의 경우에는 그런식으로나마 갖다붙일 수 있는 분석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어쨌거나 북한을 관련시키는 주장은 합리적 의도분석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어서 설득력이 약해지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1번 어뢰밖에 없네요. 해역에서 건져 올렸다는 1번 어뢰의 존재만으로 북한을 기소할 수 있는지 형사법적 수준에서도 의문이네요. 아군 잠수함 등을 비롯한 당시의 군사배치상황은 민간인이 알 수 없는 부분이고요. 천안함 폭침에 대한 음모론들에 대해서도 신뢰가 안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발표도 신뢰가 안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산하님의 의견은 음모론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정부발표에 대한 신뢰인가요? 그렇다면 저로서는 흔쾌히 동의하지는 못하겠네요

믿는다 안믿는다는 논외라고 보 고... 님이 제기하신 부분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정부 발표는 정교한 조작이라기보다는 엉성한 무능 때문에 뒤죽박죽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북한이라는 국가의 의도를 우리가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려운 일이구요. 이를테면 그런 겁니다 .... KAL 858 기 사건 때 우리는 "북한이 무슨득을 본다고 .... 가장 덕을 본건 노태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김현희가 체포된 결과죠. 김현희가 체포되지 않았다면 한국행 비행기에 폭탄 테러가 일어났고 범인은 오리무중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고... 한국 사회는 누가 했느냐를 두고 분분했을 것이고.... 기타 북한의 의도가 거기 있을 수도 있죠. 즉..... 의도는 어차피 범인만 아는 것이고 우리가 할 일은 오리무중 속에서 사실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경우 저는 북한이 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만 ) 단지 저는 폭발은 분명히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게 어뢰든 기뢰든 일단 폭발이 있었다는 것은 팩트에 가깝습니다.

알겠습니다. 좌초설, 충돌설 등은 설득력이 없고 폭발설이 가장 설득력이 높다는 의견이시군요. 침몰의 직접적 원인과 그 원인제공자가 누구인가는 별개의 논점이네요. 두 논점을 분리해서 규명하는 것이 이성적 접근을 가능케 할 것 같네요. 저 또한 폭발설을 부정하는 주장들에서 논리적 결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만 이 사안은 논리적 추정으로 해결될 수 없고 팩트규명으로만 해결될 수 있기에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재조사만이 답이라고 생각됩니다.

언놈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친북정권이기 때문에 논란이 나온다고 생각되네요. ^^

친북정권 같은 건 말도 안되는 말씀입니다.

누가봐도 맞는데ㅎ
친북,좌파정권

누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소수 같네요 ^^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70%가 넘으니... 그리고 주관적 바램을 일반화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 남과 소통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감하곤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평판을 믿고 그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입니다.

근거 부족한 음모론이 오히려 사건을 통해 배워야 할점이나, 진짜로 밝혀야 할 부분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유병언 시체가 발견되었을 때, 그 부패정도를 놓고 음모론이 엄청 돌았었는데요. 그 당시 국과수 원장님의 브리핑을 놓고도 이해할 수 없다며, 국과수도 한통속이라느니 말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국과수 원장님이 원장님이 아니던 시절에, 그분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 브리핑 내용은 제가 들었던 수업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원론적인 내용 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당시 원장님은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고 미리 수업때 그런 강의를 했던 것일까요? 저는 다소 과장된 음모론들을 볼때마다 정말 힘써야할 곳에 힘쓰지 못하고 시선이 분산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가슴 뻥 뚫리는 글입니다. 논리정연한 이 글을 읽고도 말도 안되는 괴담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네요. 특히 공영방송에서 그런 확인되지 않은, 근거없는 주장을 방영한다니 심히 우려됩니다.

그만큼 기존 정부의 주장이 불신을 받았다는 얘기도 됩니다. 저는 이명박근혜 정권이 천안함 미스테리를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조금만 논리적인 생각을 하면 문제 알수 있죠 좋은 글 잘 정리된 논리 정연한 글 잘 읽었습니다.

Thank you for your post. :) I have voted for you: 🎁! To call me just write @contentvoter in a comment.

개인적으로 천안함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말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어짜피 이제는 논리싸움이 통하지 않는 말하는 벽같은 놈들만 남았고, 8년전 당시만해도 잘나갔던 이글루스가 천안함 논쟁을 통해 어떻게 망가져가는지 봤기 때문이죠.
그나마 남은 긍정적인 유산이라면 천안함 의혹 어쩌구 하는 ID는 무조건 필터링하다 보니, 쓸모없는 글들을 더이상 읽지 않을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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