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역설

in #kr6 years ago

시골 요양원에 계신 장인을 뵙고 왔습니다. 시골 요양원이다 보니 공간의 여유로움이 있고 자연을 호흡 할 수 있는 곳이라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한정된 공간에서의 생활 그리고 당신만의 기억들의 조합으로 살고 계신 곳 답답해 하시진 않을까 걱정을 했습니다......

어느 친구가 어제 어머니를 뵙고와 행복한 기억 속에 사신다기에 장인께서도 그러면 좋겠다 했는데 정말 행복한 기억만으로 살고 계셔서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어쩌면 치매가 걸리기 전에는 늘 자식들 걱정으로 웃으시는 모습을 뵙기 어려웠는데 오히려 지금은 늘 웃으시며 행복해 하시니 치매가 고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엉뚱한 생각도 드는군요.

장인 뵙고 시골집에 들렀더니 큰꽃으아리가 집앞에서 반겨 주더군요. 근데 수없이 드나들었던 집인데 큰꽃으아리가 있는줄 몰랐네요. 꽃 필 때는 첨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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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고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엉뚱한 생각도 드는군요." 라는 문장에 공감이 되는 건 왜일까요~
미래의 제 노후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치매는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질병입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고요. 환자들은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게 슬프고 화가나고......그래서 요양원 같은 공간적 분리가 서로에게 유익할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운영하는 장기요양보험으로 요양시설에 대한 보험급여가 되면서 가족들의 삶의 질이 많이 좋아졌지요. 그럼에도 가족들의 미안함과 죄책감을 완전히 해소하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ㅠㅠ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저희 할머니도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과거에 여러가지로 힘든일이 많으셔서 걸리신것으로 보이는데... 저도 힘들었고 저희가족 또한 힘들었습니다. 자주찾아뵙지 못하지만 저번에 뵈었을때 저의 아버지 이름은 기억하지만 아들이라는것을 알아보지 못하셨는데 할머니께서는 즐거워보이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슬퍼하셨지만.. 루카님 말씀 처럼 할머니께서는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시고 웃으시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평화로운 모습이라 맘이 놓이죠. 이래저래 자식 걱정 덜어 주시는 부모님입니다.

울 엄니도 제 장인어른도 치매를 겪으셨지요.
치매의 기간에는 현실세계와 다른 공간에 넋을 두고 계신 느낌이 들더군요. 이 곳에는 최소한의 각성만이 남아서 반응하고 있고...
루카님의 시선 참 곱습니다.

현실세계와 다른 공간이 평화로운 곳이라 다행이지만 ....평범한 농부이던 아들이 수만평의 대지주가되어 있었고, 보고 싶던 딸은 시골 친정집 옆에 2층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었습니다.ㅠㅠ

치매의 역설을 말씀하시니 가슴 한 편이 먹먹해집니다
운명적으로 기억을 잃은 이 땅의 모든 어버이들이시여
얼마 남지 않은 희미한 기억 속에서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5월 8일 어버이날이 다가오네요

당신만의 세계에서 평화로와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 집으로 모시지 못하는 자식의 합리화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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