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부여(扶餘)에서 대륙의 한(恨)을 보다

in #kr6 years ago (edited)

지명을 말할 때 부여만큼이나 그 시간적 의미가 중요한 곳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백제 성왕이 수도를 옮긴 이후로 번성했던 부여가 지금은 부여군으로 쪼그라들어서 그냥 부여라고 하면 그것이 그 옛날 만주를 주름잡았던 부여(夫餘)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행정구역인 부여군(扶餘郡)을 말하는 것이지 종종 헛갈릴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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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유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는 그렇게 오래 전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중국에 비해선) 제대로 된 사료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1996년 이문열이 쓴 '대륙의 한'을 읽으면서 근초고왕의 요서 공략사를 알게 되었는데 그런 연유로 2011년 배우 감우성이 열연한 KBS 드라마 '근초고왕'을 참 재미있게 보았다.

사비성 터였던 부소산성 일대는 한눈에 파악이 될 정도로 아담해 보인다. 하지만 직접 발과 눈으로 확인한 부여군은 결코 작지 않으며 백제의 웅혼한 기상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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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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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은 금강을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당시 도읍이었던 사비성을 지키기 위해 축조된 것인데 낙화암(落花巖)과 고란사(皐蘭寺)를 품고있다.

낙화암하면 삼천궁녀인가? 그러나 실제 낙화암에 올라보면 그것이 과장된 문학적 표현이거나 아니면 악의적인 역사의 왜곡임을 잘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낙화암에서 삼천명이 점프를 하려면 인당 10초씩만 잡아도 거의 8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 역사 공부는 발로 하는 것이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ㅎㅎ

낙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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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에서 배를 타기 위해 포구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고란사를 만나게 된다. 고란사는 낙화암에서 순절한 궁녀들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이라는데 절 뒷편에 서식하는 고란초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 한다.

고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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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 금강 건너편에는 백제문화단지가 있다. 1993년부터 20여년간 조성해오고 있는 이 문화단지에는 사비궁, 능사와 위례성이 재현되어 있으며 생활문화마을도 있어 백제의 계층별 주거문화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여기가 혹시 사비궁터인가 잠시 의아해했지만 유적이 발굴된 곳에는 건물 복원을 하지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내심 부끄러웠다. ㅎㅎ

재현된 사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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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된 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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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사는 부여로 도읍을 옯긴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어진 왕실의 사찰이다. 능사에는 5층 목탑이 하늘 높이 서 있는데 당시 목탑의 구조를 상세히 알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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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된 위례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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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궁과 위례성 등이 매우 치밀하게 고증되고 복원된 편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극 촬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때마침 '근초고왕'이 막 종영한 터라 섭섭하던 차에 위례궁 앞에 세워진 포스터를 보니 몹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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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궁녀...현실적인 숫자가 아닌듯...
8시간 걸린다는 분석에서 빵 터졌네요 ㅋㅋ

낙화암에서 내려다보는 금강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부소산성이라니 꼭한번가봐야겠습니다

3천궁녀이야기가 그러면 진짜가 아닌것이네요?
8시간이라니....
사진도 직접 가셔서 찍으시고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낙화암 진짜 멋있네요;; 시간내서 가봐야겠습니다.

Hallo @rubymaker nice to mee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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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는 발로 하는 것이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재밌는 표현이네요... 올려주신 사진으로 역사공부 한번
하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삼천궁녀는 말이 많죠. 부여 한 번 가보고싶네요!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제가 사는 지역도 백제 유물이 많네용 ㅋㅋㅋ

아...죄송합니다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만주를 주름잡았던 부여와
남부지방에 있는 부여가 같은나라인가요?

사비궁을 재현해 놓았군요
꼭 가보고싶습니다

제일 윗 그림에 있는 것처럼 고구려 위에 있던 부여는 고구려에 흡수되었고 지금 부여군 자리는 예전엔 사비로 불렸던 곳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이지요.

만주부여는 고구려에 흡수되었군요
저도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무식합니다ㅠ
역사는 늘 신비롭습니다

재현된 곳이 많군요.. ㅎㅎ
'역사 공부는 발로 하는 것이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씀처럼 직접 가봐야 느껴지는게 있을거 같네요 ㅎㅎ
특히 삼천궁녀의 이야기는 왜곡된 이야기 일지라도 낙화암은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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