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겪은 축농증 이야기

in #kr6 years ago (edited)

제가 겪었던, 아직도 겪고 있는 축농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넷에 얼마 없는 부비동염 수술 후기일 수도 있습니다.

  1. 축농증은 간단히 말해서 코 안쪽에 텅 빈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 농이 차는 병입니다
    증상은 코막힘과 코풀면 노랗고 끈적이는 콧물이 나오고 목 뒤로도 넘어가는데게 일반적입니다.

  2. 제가 처음 병원을 찾게 된 계기는 아마 중3에서 고등학교 넘어갈 때 였습니다.
    그냥 얼굴이 아팠습니다. 코 옆과 윗니 있는곳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학교며 학원이며 수업들을땐 항상 펜으로 광대와 코 사이를 꾹꾹 누르곤 했습니다. 아프니까 지압하듯이요.
    처음엔 통증이 간질간질한 정도였는데 이게 점점 발전해서 신경쓰여서 아무것도 못할정도가 되서야 병원을 찾았습니다.

  3. 처음엔 이게 이빨이 썩어서 그런가 싶어서 동네 치과를 모두 돌아다녔습니다. 4-5개 정도 병원을 돌아다녔는데도 다들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만 합니다. 실제로 치아에는 이상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마지막 치과에서 의사선생님께서 이비인후과에 한번 가보는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의사선생님 정말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4. 이비인후과에 왔습니다. 증상말하고 코 안을 한번 보시더니 바로 옆에 정형외과 가서 엑스레이 찍어오라 하십니다. 얼굴에 엑스레이를 찍고 오니 텅 비어있어야 할 부비동(부비동이란 코와 코 주위 머리 뼈에 비어 있는 좌우 8개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 꽉 차있다고.. 이정도는 동네에서 약으로는 힘들고 큰병원 가라고 하셨습니다.

  5. 소견서 받아서 큰병원 왔습니다. 그 사이에는 일단 진통제랑 항생제를 받아 먹어서 통증은 없었습니다. 큰병원에서도 보통 바로 수술은 안하고 몇달간 약을 먹어보고 한답니다. 날짜 문제도 있고해서요. 그래서 한 달넘게 항생제를 매일 먹고 경과를 지켜봤습니다. 그래도 크게 차도가 없어서 수술날짜 잡고 수술 들어갑니다.

  6. 전신마취했구요, 수술은 잘 됬습니다. 저야 그냥 마취가스 마시고 자다가 일어나보니 끝이였지만 기다리던 부모님은 죽을맛이였다고 합니다. 수술하고나면 엄청난 거즈 들이 콧속에 들어있고 또 엄청난 거즈들을 빼내기 쉽게 끈에 이어서 얼굴에 붙여놉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하루정도 후에 바깥쪽 거즈들 빼내고요. 또 며칠뒤에 안에있던 거즈까지 뺍니다. (그런게 들어있는줄도 몰랐는데 갑자기 내 코에서 거즈가 나옵니다 ㅋㅋ) 그리고 코세척법 알려주고 보통 퇴원을 합니다.

  7. 집에와서 코세척 몇번하면 피나 딱지들이 엄청나오다가 깨끗해질 때가 옵니다. 진짜 편안합니다. 숨쉬는게 이렇게 편안한거였구나 깨닫게 해줍니다. 개구리 뜨거워지는 물에 삶아죽듯이 코가 조금씩 막혀오다가 한방에 뚫어버리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8. 고등학교 2학년땐가 재발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윗니가 아파오면 축농증이 생기고 있구나 느껴집니다... 그러다 또 동네병원가고 큰병원가고 했습니다. 큰병원에서도 재수술은 좀 신경쓰이는지 웬만하면 약으로 치료해서 수술안하는 쪽으로 가려는게 느꼈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수술하기로 확정하고 나서는 엄청엄청 신경써주는게 느껴졌습니다. 재수술이니까요... 네 똑같이 수술하고 또 깨끗해졌습니다.

  9. 대학초에는 문제없이 살다가 군대에서 또 문제가 생깁니다. 활동량이 많아지고 하니 조금씩 고이던 농들이 밖으로 나옵니다. 그냥 콧물이 나온다 느낌이 아니라 뭔가 큰 덩어리가 나올것같은 느낌이 들고 풀면 농이 한가득 나옵니다.
    군의관께 말하면 항생제 1주일치 주고 그거 먹고나면 또 몇달 괜찮고, 다시 생기면 또 항생제 1주일 먹고 또 몇달 괜찮아지고 반복합니다. 여름에는 보통 크게 문제가 없고 겨울에 좀 심해집니다. (온도변화가 크면 클 수록 민감해지는것같습니다. 실제로 마스크 쓰고다니면 좀 증상이 완화됩니다.)

  10. 전역해서는 운동을 시작합니다. 혼자서는 헬스시작해도 암것도 할줄몰라서 크로스핏박스 등록해서 배웠습니다. 크로스핏에서는 Handstand push-up(물구나무서기)가 있는데 초반에 이거할때 누런콧물이 진짜 쏟아졌습니다. 몇년간 쌓아놓은 노란 농들이 어릴 때 이후 처음으로 중력의 방향이 바뀌니까 다 떨어져 나오더라구요. 저녁에 운동하고 집에와서 베개에 눕는 순간 코로 나오려고 할때도 많았습니다. 운동 시작한 겨울은 코 질질하면서 다녔습니다.

  11. 2016년 여름부터 2017년 가을까지 운동을 쉬지 않고 했습니다. 그리고 16년에서 17년 넘어가는 겨울은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약없이, 코 때매 크게 불편함 없이 지나간 한 해 였습니다. 밖에서 달리기 하면 콧물이 조금 나오는 정도는 있지만 매 겨울마다 약을 찾아다녔던것에 비하면 아주 편안했습니다.

  12. 2017년 겨울에는 운동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또 코가 말썽입니다. 자주가는 동네 이비인후과 가서 "선생님, 또 축농증인것 같습니다." 하면 한번 보시고 "그러네. 항생제 줄께 끼니 거르지말고, 하루 두끼먹지 말고 꼭 세끼 챙겨먹고 약먹어라" 하십니다. 체내 약물(?)농도가 꾸준히 유지되야 효과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13.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증상이 괜찮아 질때까지는 약도 계속 먹습니다. 증상이 나아지려면 약이 필요합니다.그리고 나아진걸 유지하려면 운동밖엔 없는것같습니다. 2018년 열심히 운동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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