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전에서 '선전(Propaganda)'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2)
https://steemit.com/kr/@ravenclaw69/propaganda-1
에 이어서...
에바 바틀렛(Eva Bartlett)
2016년 12월 9일, UN 기자회견실에서 '독립언론인'인 에바 바틀렛은 서방의 주류 언론들이 시리아 전쟁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기자회견을 엽니다. 이 분은 자신이 ‘취재한 사실’들을 ‘러시아 정부가 만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계셨던 분입니다.
이분은 시리아의 참상을 만들어낸 원흉이나 다름없는 바샤르 알 아사드를 지지하는 것을 숨기지 않았던 분입니다. 그런데 이 분은 서방의 '언론기업'들이 파견한 기자들은 불의와 타협하고 있으며 신뢰할 수 없는 소스들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이 분은 바로 (1)편에서 설명했던 화이트 헬멧이 고아인 아이들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연출된 사진들을 찍고 있다고 주장해 파란을 일으켰던 분입니다.
그런데요... 뭔가 좀 다른 이야기를 하면 일단 듣긴 해야 한다는 입장인지라. 뭔 소릴 했는가 싶어서 유툽을 검색했습니다. 뭔가 얄딱구리한 것이 잡힙니다.
요즘은 인기가 많이 없어진 트위터를 하시는, 혹은 하셨던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여러 아이디가 별 의미 없는 트윗을 리트윗하고 서로 리트윗하는. 선거철에 특히 맹렬하게 활동하는 알계정들이 이런 짓 하죠. 트위터 몇 년 한 사람들이면 다 한 번씩은 보셨을 겁니다.
딱히 집중해서 들을 필요가 없는 이야기임에도 누군가가 열심히 바이럴로 이 이야기들을 돌리고 있어서 트레픽이 좀 발생되자 영국의 민영 채널인 Channel 4는 이 '독립언론인'의 주장을 검증합니다.
그러니까 화이트 헬멧이 자신들의 활동을 과장하고 있다는 그녀의 주장 말입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비디오 화면에는 사실 한 아이가 여러 보도에서 재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야라고 불리는 소녀가 8월에 나왔다가 9월과 10월에 다른 두 곳의 리포트에도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죠”
결과는? 에바 바틀렛이 한 이야기들이 뻥이었습니다. (Eva Bartlett’s claims about Syrian children
https://www.channel4.com/news/factcheck/factcheck-eva-bartletts-claims-about-syrian-children )
하지만 러시아 정보부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 분명한 에바 바틀렛의 주장은 꽤 많이 퍼집니다. 서방 주류 언론에 대해 미심쩍은 시각을 가진 분들을 통해 주로 퍼지죠. 웃긴게 한국은 이 분의 주장을 정치적으론 반대라고 할 수 있는 통일운동가들과 일베가 공유한다는 겁니다.
서방 vs 러시아
이 세 가지 사례는 모두 서방의 미디어에 대응한다고 러시아 정보기관의 정보전이 결합되어 벌어진 일입니다.
라미 아드힘은 원래 시리아 출신으로 부정부패가 심한 정부 조직과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입니다. 전문적인 구호단체가 일을 벌일 경우엔 이런 부정부패와 직접적으로 대면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일정한 협상들이 가능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개인이 주도하는 단체라면 현지의 불의한 이들과 협력하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물론 이런 일들은 투명도 높은 핀란드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죠. 그의 기소 내용들을 보면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현지식 유드리가 과도하게 남용되었다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5개월형 정도 이야기가 나온거죠.
하지만 전 라미 아드힘이 이러고 다녔다는 내용을 찔러준 쪽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아니었을까 의심합니다. 어느 나라도 언론사의 정규직 기자들은 총알 날아다니고 포탄 터지는 전장에 직접 가는 일이 없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는 이들은 분쟁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프리랜서 기자들입니다. 정규직을 이런 곳에 집어넣으면 보험료부터 시작해서 복잡해지는 문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거든요.
라미 아드힘이 현지에서 과격파 이맘과 친분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적당하게 기름칠 하고 다녔다는 아주 디테일한 사실을 헬싱키 밖으로 나설 일이 없는 핀란드의 기자가 접수할 방법은 없었다는 이야기죠. 누군가 아주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했을텐데, 공명심이 가득한 민간인들이 전쟁범죄가 매 분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알짱거리면 해골 아파지는 분들이 누구겠어요.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시리아가 저렇게 개판이 되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선 반이민 정책을 주창하는 극우 민족주의 정당들이 정권을 잡거나, 급 부상합니다. 폴란드 같은 경우엔 아예 정권이 극우 민족주의자들에게 넘어가버린 판이고, 프랑스나 영국에선 의회 진출까지 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죠.
바샤르 알 아사드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죠. 시리아를 2대째 후루룩 하고 계시는 독재자
서구의 리버럴들에게 있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현 대통령은 갈아마셔도 시원찮을 놈입니다. 그리고 그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미디어 파워에서 서방 언론의 상대가 될 수 없죠. 그러니 러시아 정보기관은 화이트 헬멧을 음해하기 위해 에바 바틀렛 같은 분을 조직적으로 띄워줬던거죠.
그리고 서방언론이 계속 눈을 감았던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와 맞서는 반군의 정체입니다. 국제분쟁 취재에 있어선 발군인 이유경 기자는 이들을 네 개의 카테고리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네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가장 강력한 조직인 ‘제이쉬 알 이슬람’(Jayshy al-Islamㆍ‘이슬람 군대’라는 뜻ㆍ이하 JAI)’이 있다.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의한 통치를 주창하는 수니파 극단주의자들, 이른바 살라피스트로 분류된다. 두 번째는 카타르와 터키의 지원을 받는 ‘페일라크 알-라흐만(Faylaq al-Rahmanㆍ이하 FAR)’인데, 이들은 ‘온건반군’으로 불리는 자유시리아군(FSA) 소속이다. 이 밖에 ▦살라피스트와 이슬람주의자(샤리아 율법통치를 고집하지 않는 이들)의 연합체인 ‘아흐라르 알-샴(Ahrar al-Shamㆍ‘시리아 해방운동’이라는 뜻)’ ▦알카에다의 시리아 버전인 ‘하이야트 타흐리르 알 이슬람(Hay’at Tahrir al-Islamㆍ‘레반트의 해방기구’라는 뜻ㆍ이하 HTS)’ 등이 소규모로 존재한다.” http://v.media.daum.net/v/20180316200211024
그러니까 시리아 반군의 대부분이 극단적인 무슬림들이라는 주장 역시 사실인 겁니다. 어떻게 보면 진실은 사실 이겁니다.
좀 허탈하신가요?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이 시궁창에 빠지는 현장이든, 정치적 주장이 오고가는 국회든... 대부분의 경우엔 존경하는 딴지일보 전 편집장이자 지금은 데마시안 사업본부장이신 너부리님의 저 말이 맞습니다. 양쪽의 선전전에 말려서, 누구를 일방으로 악으로 생각하고 있다보니 헷갈리는거죠...
시리아 저 동네도 여러가지로 골치아프죠... 반군이 무조건 선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사드 부자는 후세인 싸다구 날리는 도라이고...
아사드의 생명연장을 시켜준 러시아는 서방 매체들이 이중적이라는 것을 폭로하는데 정보전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구요;;; 여튼 아랍혁명 실패한 국가들을 보면 맛간 정권을 제대로 쫓아낼 수 있느냐는 것으로도 그 나라를 평가해야 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랍혁명으로 뭔가 긍정적으로 바뀐 나라는 튀니지랑 정작 혁명이 없었던 모로코 정도가 아닌가 싶구요. ㅠ
마 이런건 엠비를 저동네로 수출해서 댓글의 정석을 가르쳐야 하는거 아잉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 나라 말아먹는건 덤이고요
아사드가 이미 나라는 말아먹었는데... 푸짜르 덕택에 생명연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거기다 정은이가 화학무기는 물론이고 북한군을 용병으로 밀어넣은 것 같더군요;;;
저번 글에서 무언가 좀 정리 안된 듯 끝난다 했더니 모두 모아 여기서 결론이 나는군요. 그 첫번째 장난감 아저씨는 그 글 읽으면서도 어쨌든 모은 돈의 반이라도 장난감으로 갔으면 잘한 일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
시리아 사람들이 안정을 찾을만한 해법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시리아의 빛나는 문화유산과 더 많은 무고한 희생자들이 쌓여야 정리되지 않을까 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