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과 전쟁의 세계사 [네루의 세계사 편력] [사회주의 100년]

in #kr7 years ago (edited)

수채화 그려드리기 @raah 입니다. 오늘 [역설과 반전의 대륙] 마지막 편을 쓰려다 보니 쿠바혁명이 좀 자극적인 내용이 많아서 그것은 다음에 볼쉐비키 혁명과 중국혁명을 먼저 건드려 본 후, 그리고 체 게바라 까지 소개한 후에 써야 할것 같아요...ㅠㅠ 의견에 자극 받는 다른 분들이 계셔서 ....^^
20170531015751160.jpg

  • <세계사 편력>은 네루가 감옥안에서 딸에게 쓴 편지죠.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good21

d4a3a0103a3f491dbf8786827e2c68ed_99_20140822204708.jpg
함부로 사보기 어려운 두권 ㅋㅋㅋ 무식이 가려지려나 싶어 사 봤습니다. ISBN:898898937090104920

1. 탐욕의 역사

네루는 전쟁과 기아, 발전과 공황, 영광과 비참함으로 뒤섞인 혼돈의 세계역사를 ‘탐욕’이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로 심플하고 멋지게 엮어낸다.

네루는 돈의 흐름에서 시작한 이 세계사 책의 단순하지만 정확함은, 마지막으로 당시 나타난 대공황을 분석하고 자본주의 탐욕과 국가주의적 경쟁을 보고 곧 다가올 전쟁을 예견하는 것으로 확증한다.(2차 대전을 예견한다.)

인류는 전쟁의 비참함을 다시 피와 죽음으로 겪으면서 그의 예견이 정확했음을 보증했다. 1930년대 1차 세계대전 이후, 아직 또 다른 세계대전이 일어나기전이다. 네루는 인도의 감방에 앉아 세계를 내다보며, 공항과 전쟁의 반복, 어리석은 세계사의 패턴을 경계하는 것으로 그의 세계사 편력은 마침표를 찍는다. 그가 세계 역사를 바라보는 잣대는 매우 심플하지만 틀림이 없으므로 인해 그 역사속에 살아가는 인간인 우리자신, 개인들이 얼마나 역사인식이 무족하고 자기인식을 행동화 하지 못하는 가 반성하게 한다.

공황은 자유주의의 자연스런 현상

공황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에 의해 생겨나는 잉여소득의 불균등분배에서 기인한다.

노동 생산물의 가치가 노동자 총수입보다 높아지면,

대중은 자신들이 생산한 물건조차 살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임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중에게 절실한 그 돈은 일부 부유층에 집중되어 쌓인다.

이 과잉자금은 이율을 찾아 미국에서 전후 독일로, 유럽에서 남미로 대여자금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더 이상 독일과 남미가 지불능력이 없어질 것 같아지자 대여자금을 중지한다.

그러면 대공황이 온다. 대공황은 국제적으로 확대된다.

국제노동기구 ILO는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단축하면 일거에 실업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영국은 대전 후 시종일관 ILO에 반동적 태도를 보인다.

불황을 세계적으로 타개할 가능성이 없어지자 각국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높인다. 특정산업이 관세의 보호를 받으면 그 상품은 가격이 높이 뛴다.
독점이 발생하고 해당 자본가는 마음놓고 살찔 수 있다. 이러한 터무니 없는 가격과 이익은 모두 소비자의 희생위에 이룩된 것이다.

은행가만 흥한다

산업자본가의 시대도 지나갔다. 이제는 대자본, 은행가가 공업,농업, 철도, 우수조직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정부까지 손아귀에 쥐게 되었다. 은행은 모든 산업에 대부를 거부하거나 대부금 상환을 요구함으로써 그 사업을 망칠 수 있다.

대 은행은 경기가 좋으면 높은 이자로 이윤을 얻고
불황이 오면 대부를 제한해서 많은 사업을 망하게 해서 모든 시설을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보유한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호경기와 불황이 순환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 된다.

주식이나 가상화폐의 가치가 널뛰기를 하는것도 같은 이유죠. 개미들의 돈이 큰손에게로 ㅎㅎ성투하세요 제발
값싼 일본제품이 도처에 범람하자 영국은 관세로도 이를 막지 못했다. 일본공업은 정부보조와 저렴한 해운운임, 값싼 소년공의 저임금에 기인한 것이다. 일본 상품에 대한 시장을 폐쇄하거나 일정량을 할당하는 제도가 채택되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방대한 공업은 밑바닥부터 무너질 것이다.

자본주의의 탐욕과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공황,

그리고 각 국가주의적 파시즘의 등장과 제국주의적 국가주의간의 충돌, 그다음은 무엇인가? 네루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곧 이어질 세계정세, 즉 공황과 세계대전, 비참한 사건을 정확하게 예언한다.

그에 대한 배출구는 경제 보복이나 전쟁밖에 없게 된다. 자본주의의 낭비적 경쟁은 이런 사태가 불가피하다.

2. 혁명의 기운

네루가 기대하는 것은 오로지 혁명이다. 성공적인 혁명이 인도에서 발발하기를 바라는 혁명가의 눈에 비친 세계사.

세계 역사에서 혁명은 왜 실패했는가?

중국의 마오쩌 뚱의 권력욕이 중국 공산당 홍군이 대장정 속에서 이룩한 농민혁명을
문화혁명을 조장하면서 말아먹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번 아름답게 피었던 마르크시즘의 꽃, 볼세비키 혁명이

스탈린의 독재로 막을 내리고 서유럽의 사회주의와 반목한 것은 대략 짚어 본다.

배신

그가 내린 마르크시즘 혁명의 실패 원인은 ‘배신’이다. 탐욕에 넘어간 변절이 모든 혁명의 열매를 병들게 한다.

프랑스 총파업을 주도한 생디말리즘의 맹장 브리앙이 열 한번이나 수상이 되어 과거 동지들의 파업을 탄압했고, 영국 램지 맥도날드도 수상이 되어 노동당을 배신했다.

스에덴 단마크, 벨기에,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먹으면서 그들은 과거의 이상에의 열정을 잊었다. 무솔리니, 폴란드의 독재자 필수트스키도 사회주의자였다.

거의 어느 나라에서든지 이런 자들의 배신 때문에 노동운동과 독립운동이 저해 되었다. 순교자의 공허한 매력은 자포자기에 빠졌고 정열의 불꽃은 시들었다. 박정희도 사회주의자였다. 김문수를 보라

3. 서유럽의 사회주의와 정치상황

과연 서구 역사에서 사회주의의 역할은 그런 실패뿐일까? 실은 네루의 이 책이 나온 직후 사회민주주의 자들이 좋은 선례를 만들었고 북유럽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전 유럽에 영향을 끼쳤다.

스웨덴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본래의 마르크스주의(착취 이론과 생산수단의 공유화에 대한 요구)를 공식적으로 버리지는 않았지만, 제도적 개혁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스웨덴 국가조직은 군주제 아래 그대로 남았고, 주요 기관의 국유화도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스웨덴 사회민주당은 고용주, 노동조합, 정부가 노동시장과 사회정책에 대해 영구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협동조합주의’ 구조를 마련했다.

스웨덴 사회민주당은 1933년 5월 위기 협약을 맺으면서 농민당을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만들었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이끄는 이 독특한 ‘노동자-농민’ 연합은 스웨덴의 뒤를 이어 덴마크(1933년 1월), 노르웨이(1953년), 핀란드(1937년)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만 등장했다. …복지국가가 새로운 목적이 되었고, 국유화와 계급투쟁은 버려졌다. 민주주의는 전술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 되었다. [사회주의100년 1권] p 136

네루는 인도에서 볼세비키 혁명과 같은 것이 기대하고 있었겠지만 그것은 1차대전에서 혁명적 공과와 희생을 치른 소련의 역할에 영향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소련혁명은 이후 네루의 기대와는 다르게 냉전체제의 제국주의로 변질되어갔고 결정적으로 소련이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하면서 서유럽에서도 공산당은 인기를 잃었다. 사회주의 100년에 이런 사실이 잘 설명되어있다.

서유럽에서 공산주의가 인기를 끈 주원인은 소련이고, 이후 인기가 하락한 주원인도 소련이다. 스탈린의 붉은 군대는 스탈린그라드 피의 용광로와 쿠르스크의 돌출부에서 독일 제3제국의 여정이 끝난 베를린의 벙커로 끈질기게 진군하며 서유럽을 해방했다. 그 결과 서유럽에 민주주의가 건설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또 다른 아이러니다.
독재 정권들이 45년간 동유럽을 지배했다는 사실로 인해 이런 역사적 사실까지 묻혀서는 안 된다. …소련에서는 2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1914~1918년 1차 세계대전 당시 모든 국가의 사망자를 합한 것 보다 많은 수다. 그러므로 서유럽 공산주의자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력을 잡는 방법으로의 반란의 길을 완전히 단념했다.사회주의 100년,p 229

4. 역사의 합목적성

무릇 역사를 연구함은 E H 카의 말대로 과거에 대한 학습을 통해 목적성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다.

역사가는 역사가 움직여가는 과정에 대한 의식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자신이 도덕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서 과거의 연구에 적용한다. 이른바 존재와 당위, 사실과 가치사이의 이분법이 해소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압도했던 시대의 낙관론은 이런 것이었다. 휘그당원과 자유당원들, 헤겔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자들, 신학자들과 합리주의자들은 그것을 굳건히 유지했다.

지난 200년 동안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무조건 적인 대답이 바로 이것이다. 이 공인된 답에 대한 반동이 비관주의나 신학, 회의주의이다. 이 분위기에서 역사의 의미를 신학자는 역사 밖에서, 회의주의자는 ‘없음’에서 찾는다. ‘존재’와 ‘당위’의 이분법은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 ‘가치’는 ‘사실’에서 도출될 수 없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p 188]

가치와 사실. 카는 역사를 본질적으로 변화와 운동으로 본다. 그리고 진보를 ‘역사서술의 기초가 되어야 할 과학적인 가설’로 본 액턴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는 역사를 초이성적 힘에 예속시킬 수도, 문학과 신화의 묶음으로 볼 수도 있다. 그 이름에 걸맞는 ‘역사’는 역사 그 자체 안에서 방향감각을 찾아내어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쓸수 있다. 우리가 어딘가로부터 왔다는 믿음을 상실한 사회는 우리가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믿음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진보능력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사회는 과거의 진보에 대한 관심도 이내 포기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관은 우리의 사회관을 반영한다. 198

카나 네루가 주장한 역사인식을 수용했다면, 인류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현실을 인지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았어야 한다. 하지만 인류는 탐욕에 눈이 멀어 1차대전의 교훈에서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또다시 전쟁에 휘말린 것이다. 네루는 그것을 정확하게 예언한 것이다. 때문에 오늘날 근현대사를 통해 우리가 명심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여전히 명확하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탐욕’이다. 100여년 전 네루가 내려놓은 결론이다.

5. 네루의 세계사 편력 이후 21세기

네루가 예상한대로 세계는 전쟁의 참화에 휘말린다. 하지만 2차대전 이후 인류는 E.H 카의 기대처럼 역사를 통한 학습을 통해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 복지의 길이다.

보통선거권, 8시간 노동시간 자유는 노동이 멈춘 곳에서 시작한다. ...진정한 자유의 영역은 필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의 영역을 통과해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시간 단축은 기본전제조건이다. -마르크스 [자본론] 3권 중에서

(노동시간 규제는 결코 사소한 개혁이 아니었다.) 등 제2 인터네셔널이 20세기 초에 채택한 정치목표들이 2차 대전 직후 달성되었다. 만인평등의 자유민주주의 원칙이 확립되었다. 당연히 사회주의 정당들은 득세했다.

  • 자유는 노동이 멈춘 곳에서 시작한다. ...진정한 자유의 영역은 필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의 영역을 통과해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시간 단축은 기본전제조건이다. -마르크스 [자본론] 3권 중에서

2차 세계대전 직후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바닥을 친 시기다. 모든 사람이 국가 개입과 구조 개혁을 지지했고. 모든 사람이 자신이 좌파임을 입증하려고 애썼다. 1944년 7월 23일 이탈리아 기독민주당 당수 데가스페리는 카를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처럼 유대인인’ 예수그리스도가 똑같이 평등과 ‘진정한 구원의 이미지인’ 보편적 인류애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유럽의 국가들은 사회주의 정책들을 받아들이면서 복지수준의 향상을 경험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경제성장은 곧 안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혁명은 불필요하게 되었다. 영국노동당은 집권에 안주하면서 변질되어 갔고, 프랑스 인터네셔널은 공산당과 손잡고 순수성을 지키려다 소외되었다. 독일은 복지정책을 통해 자본주의를 발달시켰다. 유럽전역에서 사회주의 정당이 정권을 창출하면서 복지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사회주의의 딜레마는 일단 정권을 잡은 후에는 ‘충분한 복지’를 위해 경제성장, 즉 자본주의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계급투쟁’따위 이슈보다는 ‘중산층 복지’에 치중한 북유럽 좌파들이 집권한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좌파는 현대성을 대표했다. 프랑스는 독특하게도 보수주의자 드골이 가장 좌파적 정책을 폈다. 북유럽 특히 스웨덴 사민당은 자본과 복지, 평등의 모범이 되었고 오스트리아도 성공적이었다.

경제가 크게 성장하면서 다수가 풍족한 생활을 누리자, 부와 권력을 재분배하라는 요구가 줄었다. 찰스 메이어가 지적했듯이 “성장이 재분배를 대신한다는 생각은 지난 세대의 위대한 보수주의 사상이다”. 하지만 경제성장(자본주의의 성장)을 최우선순위로 받아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사회주의 정당은 민주적 선거 정치라는 제약 때문에 자본주의의 성장을 받아들여야 했다. 결국 1960년대 초반에는 스칸디나비아에서만 좌파가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보수주의 정당이 집권해도 그들의 정책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1세기는 다시 자본주의는 극단적으로 발전하여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몰아치는 중이다. 세계는 다시 네루가 예견하고 우려한 불황과 빈부격차를 반복하고 있다.

□ 참고문헌
사회주의 100년. 도널드 서순
역사란 무엇인가. 카

Sort:  

<세계사 편력>은 네루가 감옥안에서 딸에게 쓴 편지를 엮은 거였죠.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앗...요걸 설명하지 않았네요 설명 추가하겠습니다. 감사..ㅎㅎ

이렇게 어려운 장르의 유용한 글을 쓰시는것 자체가 참 지식이 넓이신분이란걸 느끼게 해줘요. 책을 많이 읽으시는것같아요 ^^

어느날 너무 아는게 없이 나이만 먹나 싶어 십년 째 읽고 있습니다. ㅎㅎ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네요
늘 멋진 서평 감사합니다 ^^

내공이야 요호님이 대단하시죠. ㅎㅎ 저는 내공은 없고요 저는 딱 책 소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ㅎㅎ

우와 잘 읽었어요. 읽기 힘든 책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동시간의 개혁이. 좋은 방향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시작이라서 그런지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우려가 보이지만 좋은 방향으로 결국 흘러갈거라 믿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20
JST 0.033
BTC 94090.69
ETH 3092.78
USDT 1.00
SBD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