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중독 9. 브레인스토머가 미래를 이끈다 (2)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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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머가 미래를 이끈다 (2)

  • AI의 육체와 미래
  • 4차 산업, AI 세상 속 미래 직업 변화에 대한 고찰

2. AI의 육체와 미래


AI가 방대한 자료를 통해 지혜를 얻었다고 해도, 이를 표현할 수단이 없으면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은 영화 <로보캅>에서 묘사되었듯 뇌와 척추뿐인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엄청난 기술의 통합작용으로 AI가 인간의 생활을 이해하고 인간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신뢰성 있는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물질세계와 연결되어 현실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어야지만 비로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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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통제수단으로 변질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들은 AI가 탑재된 정밀로봇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이미지 : <아이 로봇, 2004>, 다음 영화 스틸컷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바이센테니얼 맨> 혹은 <아이 로봇>에 묘사된 로봇들처럼 'WAI(와이, 지혜로운 인공지능, 전 편 참조)'를 탑재한 인간과 동일, 혹은 흡사한 수준의 동작이 가능한 정밀 로봇이 인간 생활에 투입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은 사실 AI가 지혜를 갖추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의 신체는커녕 쥐 한 마리의 신체를 기계적으로 완전히 재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체는 놀라울 정도로 정밀하며, 매우 단순한 동작조차도 엄청난 숫자의 근섬유와 조직에 극도로 세밀한 조작이 가해져 행해진다. 현재 기술로는 로봇 팔이 달걀을 쥐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하드웨어 때문에 ‘WAI’는 결국은 무용한 것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람이 할 수 없는 범위를 적극 취하고, 사람의 능력이 필요한 부분은 ‘적당히 대체’되어 정밀 로봇들이 일을 수행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다. 물론 현재 로봇 공학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영화의 로봇들이 현실화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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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을 으레 사람의 형태로 떠올리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Wall-E 처럼.


사실 인공지능이 굳이 인간을 흉내 낼 이유는 없다. 인간의 신체는 필요이상으로 불필요한 활동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신체적 특성 때문에 불가능한 동작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특정 목적에 적합한’ 신체를 이용해 필요한 활동에만 자신의 지능을 활용하면 된다.

오히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가령 속력의 측면에서, 자동차는 어떤 인간들보다도 빠르다. 물론 골목 구석구석 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드론이라면 또 가능하다. 속력에 특화된 기계에 지혜가 결합된 인공지능, WAI가 운행을 맡는다면, 어떤 인간들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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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


이는 자율주행자동차와 같은, 현재 자동차 회사들이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들은 통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구글의 것은 AI 산업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인다.

일전에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를 테스트하면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 당시 구글은 자율주행자동차를 통한 미래 물류산업의 변화를 꾀한다는 그럴싸한 슬로건(물론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과 사물의 결합가능성에 대해 기본적인 수준의 실험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인간의 조작을 벗어난 어떤 ‘것’이 가능한지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같이 인간의 삶의 필수요소가 된 사물조차 WAI의 통제아래 놓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하위 단계의 것들은 더더욱 통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IoT 기술로 WAI와 인간의 생활 속 모든 가전기기들이 연결될 수 있다면, 사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똑같이 행동할 순 없어도, 인간들이 그를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나 이질감 같은 것은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생활이 더 편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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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스'의 도움을 받아 차량의 엔진을 제작하고 있는 토니. 업무 보고를 위해 서있는 그의 개인 비서 '페퍼'와 설계도면을 그려주고 있는 자비스의 대칭이 묘하게 느껴진다. 이미지 : <아이언맨, 2008>, 다음 영화 스틸 컷


이를 가장 잘 묘사한 것이 영화 <아이언 맨>에 등장하는 ‘자비스’다. 개인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물질적으로도 로봇 팔, 아이언맨 수트의 보조 등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투사한다.

그러나 자비스 정도의 인공지능과 그를 활용한 IoT 기술이 <아이언 맨>에 묘사된 수준에 이르렀다 해도, 자비스가 스타크 대신 치즈버거를 사올 수는 없다. 스타크도 아프간에서 탈출한 다음 경호원에게 햄버거를 사오게 하니까.

치즈버거를 사는 것처럼, 이론을 넘어서는 보다 현실적인 일에 인공지능이 개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자기기 혹은 물건들의 범주 안에서 이들이 인공지능의 손발이 되어 인간의 생활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실현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앞서 얼핏 언급한 자동주행기능이다. 자동주행기능을 전담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에 자신의 전기차를 등록만 하면, 그 즉시 네트워크로 연동되어 면허 없이도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방식을 떠올려볼 수 있다.

물론 운전하는 재미는 없겠지만, 최소한 모든 차량 운전자가 이를 공유한다고 했을 때,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이와 같은 개념은 현재 기술론 한계가 있긴 하지만, WAI가 현실화 된 시점에는 AI와 사물의 결합 가능성 중에서도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아마존의 드론 택배. 비단 직접 운송수단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물류창고의 자동화를 실현했으며 드론 택배를 위한 '공중물류센터 비행선' 특허까지 제출했다. 영상 : 연합뉴스TV, 유튜브


또 비슷한 사례로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드론과 같은 것들이 있다. 무인 비행체들이 모두 AI의 통제를 받을 수 있고, 충분히 일정 이상의 배송 능력을 갖춘다면 그 자체로도 인간 삶의 양식은 상당히 변화할 것이다. 초기 형태긴 하지만 이미 아마존에서 실험하고 있는 ‘드론 배달부’는 충분히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중계지점에서 좌표를 부여받은 드론이 각 가정에 설치된 드론 착륙장에 짐을 내려놓는 방식이라면, 이를 응용한 다른 물질적인 배달 방법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의 사물을 분별하는 로봇 팔. 영상 : 유튜브


비단 물류 운송과 같이 지금 당장 응용해볼 수 있는 분야뿐만 아니라, 구글은 로봇 팔에 머신 러닝 기술을 접목해 별도의 명령 없이 스스로 판단해 물건을 구별해내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가정하고 이 로봇팔에 적절한 이동수단이 합쳐진다면, 아마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를 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쓰레기와 사물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청소부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들은 기계적인 힘을 이용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길거리를 청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공상의 영역을 넘어 실제로도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면서 이와 유사한 개념의 로봇을 실험하기도 했다.


결국 무인화 가능성이 있는 모든 기계들, 인공지능과의 결합을 염두에 둔 기술 발달은 인공지능이 물리적 한계조차 초월해 인간의 삶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직까지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동식 3D프린터’가 인공지능의 통제를 받는다면 허허벌판에 하루아침에 건물을 짓거나 송전탑 등 필요한 구조물을 즉각 세울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수도 있다.

재료공학의 발전과 무인화 기기의 발달, 그리고 이들과 인공지능을 잇는 통합 처리 능력이 갖춰지면 인간은 그야말로 할 일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의학, 법률, 경제, 행정 등의 가상 영역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은 인간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이며, 앞서 언급한 사물과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인한 물리적 한계도 극복되기 시작하면 고등 교육을 수료한 전문가 집단에서부터 노동자층까지 모두 일자리에 근본적인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인공지능과 무인화 된 기기들의 통합으로 인해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기 시작할때, 세상은 어떻게 변화하며, 정작 혜택을 누려야할 인간들은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할까?

*마지막 편에서 계속


브레인스토머가 미래를 이끈다 (1) : https://steemit.com/kr/@pistol47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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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로봇이 하니 아마도 사람은 정신 세계 강화를 구축해야 할것 같은데 먹고 사는건 해결 되지 않을까요? 앉아서 하루종일 명상이나 정신세계를 통한 정신세계 여행과 철학등 정신 노동 및 육체의 퇴화를 막기 위해 운동등... 다른건 딱히 할것이 없어질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의견이 다음 편에 전개될 예정입니다. AI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했을 때, 확실히 인간은 스스로의 삶을 돌보기 위한 활동에만 전념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술 발전 만큼이나 문화 콘텐츠와 여가생활 같은 부분도 4차 산업혁명 속에서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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