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2인분이 되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머리 숱을 치러 미용실에 간다. 어제가 그 날이었다. 한 달 반정도 그냥 둔 이 머리카락은 자랄대로 자라서 묶고 있을 때면 뒷목을 누가 잡아당기는 느낌을 주었다. 처음 가보는 미용실로 들어가 ‘저 숱만 쳐주세요’ 하니 금방 잘라주셨다. 다 자르고 나서 미용사가 말한다. ‘2인분 잘랐어요. 머리숱 진짜 많으세요’ 내 머리는 2인분인가보다.
오늘은 시작과 끝의 날이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있는 한반도 평화의 시작 날이기를 바라고 나의 한 달 약국 실습의 끝 날이기도 하다.
직업이 선생님인 사람중에 정말 거리낌없이 질문하고 배울 수 있는 스승님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약사 (藥師) 의 한자는 스승 사 를 쓴다. 여기 약사 선생님으로부터 한달간 많은 것을 배웠다. 지난 세 달간의 병원 실습에서보다 훨 많이.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특히 일회성 관계에서 나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환자를 대면한다는 게 처음에는 무서웠다. 처음 한 주는 달달 떨면서 복약지도하고, 뒤로 들어와 심호흡을 했다.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지 않길 바라며 ‘제발 말걸지 마라’ 는 생각에 환자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기 위해 랩하듯 내 할 말만 읊었다. 지켜보시던 약사님은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말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시고, 내가 뭘 할 때마다 화이팅! 응원해주셨다. 처음에는 해야한다는 일이기 때문에 억지로 해왔던 일을 몸에 익히며 자연스럽게 하게 된데에는 한 주가 걸렸다. 한 주만에 익히는 것이 빨리 익힌 것이라며 자기몫까지 2인분의 일을 했다고 격려해주신다. 우리 집에서 부모님에게도 이런 응원을 받아본적이 없어 더 의지가 되었다. 약국 업무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 것도 마음에 많이 남아 도움이 되었다. (말이 그냥 많으시기도 하다..) 이것 저것 먼저 이야기를 해주신 덕에 나도 마음을 열어놓게 되었다. 마침 나에게도 진로에 대한 고민이 그득한 시기였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았다. 듣고 싶은 말도 많았고. 내가 과연 2인분을 해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배운 바는 남들의 2배를 배웠으리라. 좋은 사람, 좋은 공간에서의 꽉 찬 한 달이 나의 성격도 바꿔주고 가르침도 받은 시간이었다. 돌아서면 머리자르듯 잃어버리는 가르침과 지식이 아니길 바란다. 그리고 이 한 달이 추후 2인분의 역량을 발휘하는 나를 만들어주길.
ps. 먹는건 이미 2인분 먹는다.
피기 이제 실습 끝이구나!
근데 댓글에 머리숱 얘기가 많다..?ㅋㅋㅋ(사실 나도 부럽)
항상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은 어렵고 두려운 것 같아.
무엇보다
어느 방면이든 이 대면은
어쩌면 부담이 되기도 할테지만
후엔 내가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해 주고 도움까지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피기는 뭐 알아서 잘 해낼 것 같다. 멋져😉
인생 선배의 댓글인가여...? 차칸언니
사회생활한지 꽤 된 언니같은 사람들의 격려가 필요했슴다! 멋지게 되어서 모두에게 도움도 주고 웃음도 주는 사람이 꼭 되도록 😂😂😂😂
머리숱...
ㅠㅠ
부러움의 눙물이...ㅠㅠ
죄송해요(으엉엉) 다른 이야기는(엉엉) 눈에 들어오지 않... 흑흑흑
ㅋㅋㅋㅋㅋ여름엔 머리 너무 더워서 항상 단발이었어요! 불평하니깐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죠~ 다들 그래요.. 조금 나눠드릴게녀
하아...저는 0.5인분입니다.ㅠㅠ
2인분을 해내려면 아는 것도 2배, 먹는 것도 2배, 노는 것도 2배(응?)로 해야합니다!
혹시 공부 스트레스 받고계신건 아니죠..? 노는거 2배는 너무 힘들어요... 아물론 아는거 2배도 힘듭니다 쉬운건 걍 먹기 쉬기
왕 부럽습니다.
저는 모발은 0.5 인분... 먹는건 2인분... ㅠㅠ
단백질 단백질은 2배로 드세요ㅠㅠ...!!!!!
실습 마치셨군요
좋은 선배님을 만나셨네요
환자 입장에서도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약사님이 좋더라고요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그러게요. 저도 좋은 약사(?)가 되고 싶은데, 어쩌면 나중에 환자를 만나지 않는 약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미국 연봉순위 3위에 빛나는데 2인분까지 하시면.. ㅋㅋ 피기갓 등극 ㅋㅋ
ㅋㅋㅋㅋㅋㅋ미국 못갑니다 영어 못해서 띠로리..
미국가면 밥 2인분 먹을텐데
에헤이~~~ 어디서 약을 팔아요 피기펫님ㅋㅋㅋ
2인분밖에 안 먹을리가 없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엇 약은 제가 파는게 맞죠! ㅋㅋㅋㅋㅋ
요즘 놀러 잘 다니시는 슈퍼스타님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ㅋㅋㅋ
ps. 먹는건 이미 2인분 먹는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말 심분 공감합니다!!!!
ㅋㅋㅋㅋ2인분 먹어서 내몸안의 단백질들이 일을 잘 하고 있나봅니다!
예전엔정말 머리숱 많다는 소리 들었는데 어느순간 40대초반 줄어든 머리 카락 파마라도 할까봐용 머리숱 많을때가 그리워요
머리 뿌리쪽? 만 파마해서 띄우는 것도 방법이에요! 머리숱 많다가도 나이들면 다 빠지니까 넘 아쉬우시죠ㅠㅠ
좋은 사람 만나는 것도 복인듯합니다!! 피기펫님도 좋은 사람!!ㅎㅎㅎ
글하- 에 터지는 글로리아님! ㅋㅋㅋㅋ 저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어서 노력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