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그릿GRIT』(앤절라 더크워스): 열정과 끈기의 이중주

in kr •  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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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grit이란


사전을 들춰보면 그릿은 투지·기개를 뜻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저자는 그릿이란 단어를 투지·기개라는 의미로만 좁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책의 부제목에 나와 있듯 그릿은 ‘열정적 끈기’를 가리킵니다. 어느 일에 열정을 가지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누구나 눈이 번쩍 뜨이며 어떤 일에 몰두한 경험을 해봤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의 불을 피우기는 쉬우나 그 열기를 유지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열정을 품고 시작한 일을 끈기(+열정)를 가지고 계속해 나가는 특성, 이를 그릿grit이라고 지칭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미국 육군사관학교(별칭 : 웨스트포인트)의 비스트 배럭스를 언급하며 책의 서두를 뗍니다. 일명 비스트로 불리는 비스트 배럭스는 웨스트포인트 입학생에게 실시하는 ‘7주간의 집중 훈련’입니다.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흔히 말하는 인재입니다. 이른바 최고의 스펙을 쌓은 학생들만이 웨스트포인트에 입성하는 것입니다. 웬일일까요? 웨스트포인트 입학생 다섯 명 중 한 명은 도중에 학교를 그만둔다고 합니다. 중퇴생 중 다수가 입학 첫해 여름에 진행하는 비스트를 넘지 못하고 퇴교한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배가합니다.

비스트 배럭스 일과표


5:00 AM                                   기상
5:30 AM                                   기상 점호
5:30~6:55 AM                         체력 단련
6:55~7:25 AM                         세면 및 청소
7:30~8:15 AM                         조식
8:30~12:45 PM                       훈련/수업
1:00~1:45 PM                         중식
2:00~3:45 PM                         훈련/수업
4:00~5:30 PM                         단체 경기
5:30~5:55 PM                         세면 및 청소
6:00~6:45 PM                         석식
7:00~9:00 PM                         훈련/수업
9:00~10:00 PM                       지휘관 조회
10:00 PM                                 소등
(24~25)

웨스트포인트에는 학생을 선발하는 나름의 잣대가 있습니다. 종합전형점수Whole Candidate Score가 바로 그것입니다. 종합전형점수는 SAT(혹은 ACT) 점수, 졸업생 수를 고려한 고등학교 석차, 체력 평가 점수 등 여러 요소를 대입하여 계산한 가중평균입니다. 문제는 종합전형점수로 비스트의 통과자와 낙오자를 가려낼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종합전형점수가 높은 입학생이라고 비스트를 무조건 통과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라고 비스트에서 반드시 낙오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저자는 어떤 학생들이 비스트를 이겨내는가에 대해 천착합니다. 저자는 그릿 척도grit scale, 곧 검사지를 만들고 웨스트포인트 입학생을 대상으로 그것을 작성하도록 합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흥미롭게도 그릿은 비스트 통과자를 예측하는 훌륭한 예측변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비스트 수료에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가?
SAT 점수, 고등학교 석차, 리더십 경험, 운동 실력, 그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다.
종합전형점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릿’이다. (32)

그릿을 가진 사람이 비스트를 수료할 확률이 높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릿은 성취자를 가리는 예측변인으로서 기능할까요?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리조트 회사의 영업사원들에게, 시카고 교육청의 의뢰로 고등학생들에게, 그린베레로 알려진 육군 특수부대 훈련생들에게,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 비(단어 철자 맞추기 대회) 참가자들에게, 저자는 그릿 척도 작성을 부탁합니다. 데이터를 종합하여 내린 저자의 결론은 이러합니다. 그릿은 모든 분야에서 성공을 예측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앤절라 더크워스

우리가 어떤 역사책을 집어들 때, 우리의 최초의 관심은 그 책에 포함되어 있는 사실들이 아니라 그 책을 쓴 역사가에 관한 것이 되어야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E. H. 카, 김택현 옮김, 까치, 2014, 38쪽)

『그릿GRIT』(김미정 옮김, 비즈니스북스, 2016)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1970년에 미국에서 태어납니다. 역사 과목을 가장 좋아했던 저자의 아버지는 부친(저자의 할아버지)이 정해준 전공(화학)을 택해야 했습니다. 가업(섬유공장)을 잇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합니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요? 중국 공산혁명으로 말미암아 공장은 문을 닫았고, 저자의 아버지는 고국을 떠나 미국에 터를 잡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친절한 분이라고 씁니다. 추수감사절이면 중국에서 이민 온 친척과, 그들의 관계인까지 집으로 초대하여 대접했다는 것입니다. 시나브로 어머니의 (이타심의) 영향을 받았음을 저자는 고백합니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처음부터 심리학을 전공하진 않았습니다. 그녀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신경생물학 학사 학위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신경과학 석사 학위를 받습니다. 세계적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합니다(이곳에서 만난 사람과 후에 맺어집니다). 많은 이가 선망하는 기업을 그만두고 뉴욕의 한 학교에서 교사 자리를 얻습니다. 저자는 그제야 제자리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몇몇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심리학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마침내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그 학교의 교수가 됩니다. 앤절라 더크워스 교수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자주 들은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그녀의 커리어를 보십시오. 저자가 왜 그런 말을 들었어야 했는지 저로서는 쉬이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네가 천재는 아니잖니!” (13)



재능 VS 열정: 재능은 성취의 충분조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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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노컷뉴스>

저는 지금은 은퇴한 이종범 선수의 팬이었습니다. 세월은 어찌나 빠른지 이젠 그의 아들 이정후 선수가 KBO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정후가 프로에 데뷔하고 보도된 많은 기사에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재능)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재능이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키가 큰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훗날 덩크슛을 해낼 공산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수월하게 시작합니다.

물론 재능이 있다고 반드시 성취를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재능과 노력을 대립항으로 놓은 소제목을 불였지만, 기실 재능과 노력은 양립 가능합니다. 야구 재능을 타고난 이정후라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요? 부단히 연습했기에 오늘날의 실력을 갖출 수 있었을 겁니다. 제아무리 재능을 타고났어도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큰 성과를 낼 수 없음은 명약관화합니다. 더불어 생활 환경이 뒷받침되고, 운도 따라야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잠재력이 ‘있는 것’과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은 다릅니다.

마크 트웨인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군을 찾아서 전 세계를 뒤지고 다닌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남자는 그가 찾던 사람이 이미 죽어서 천국에 갔다는 얘기를 듣고서, 그를 찾아 천국의 문으로 찾아간다. 성 베드로는 평범하게 생긴 남자를 가리킨다.
“저 사람은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 아닙니다. 저 사람이 살아 있었을 때 저는 저 사람을 알고 있었어요. 저 사람은 그냥 구두수선공일 뿐이란 말입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저 친구가 장군이 되었더라면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 되었을 걸세.”

『콰이어트Quiet』(수전 케인, 김우열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2)

저자는 왜 교사 생활을 접고 심리학에 뛰어들었을까요?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이 믿어 온 재능 신화가 철저히 해채됐기 때문입니다. 교육 내용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아이가 꼭 우수한 성적을 받진 않았고, 처음엔 두각을 나타내지 않던 아이가 ‘열정과 결합된 끈기’로 놀랄 만한 성취를 거두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성취심리학 연구를 종합하여 제나름의 이론(성취 = 재능 X 노력2)을 내놓습니다. 해당 이론은 재능보다 ‘노력이 두 배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세상엔 변수가 많습니다. 저자도 인정했듯, 성취에는 재능·노력 이외에 부모·조력자·행운 등 많은 요소가 개입합니다. 다만 비슷한 조건이라면 본인의 이론이 적용될 것임을 저자는 자신합니다.

미디어는 재능에 대한 찬사를 담은 정보를 연일 쏟아냅니다. 우리는 그에 호응하여 알게 모르게 재능 신화를 수용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많은 이들이 겉으로는 노력형 인재를 귀하게 여기지만, 내심 재능형 인재를 우러른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앞에서는 노력이란 가치를 떠받들고, 뒤에서는 천재의 탁월함을 치켜세워 왔습니다. 만연한 재능 신화는 분명 해롭습니다. 그릿으로 밀고 나가면 성과를 낼 수 있는 범인凡人들을 괜스레 주눅들게 만드는 동시에 어쭙잖은 핑곗거리를 제공합니다. “난 천재가 아니니까······.”

재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말라. 타고난 재능이라고! 모든 분야에서 그다지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으면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을 얼마든지 나열할 수 있다. 그들은 부족한 자질을 일궈가면서 스스로 위대함을 획득하여 (우리가 표현하는 것처럼) "천재"가 되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프리드리히 니체)


당신의 최상위 목표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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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위 그림을 보면 ‘목표’가 세 단계로 도식화돼 있습니다. 저자는 편의상 세 가지 수준의 도표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저마다 목표의 층위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으로도 표현되는 최상위 목표는 하나여야 합니다. 그러나 상위 목표를 단 하나로 수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자는 ‘직업상의 상위 목표’만큼은 하나로 두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합니다.

중간 수준의 목표와 하위 수준의 목표는 전적으로 최상위 목표에 복무합니다. 예컨대 최고 반열에 오르려는 운동선수는 식단 조절을 할 것입니다. 식단 조절이라는 하위 목표는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하려는 또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편입니다. 최적의 컨디션을 확보하는 데 치중하는 까닭은 연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이처럼 모든 중위·하위 목표는 최상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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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위에 첨부한 도표처럼 하위 목표 구성에는 얼마간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나머지 목표와 불화하거나 실패한 하위 목표는 다른 하위 목표로 대체해야 합니다. 저자는 “상위 목표는 잉크로 쓰더라도 하위 목표는 연필로 써야 한다(103)”고 충고합니다. 책에는 《뉴요커》의 만화 편집장인 밥 맨코프의 치열하게 만화를 투고했었던 과거가 포함돼 있습니다. “1974년부터 1977년까지 2,000번가량 《뉴요커》로부터 퇴짜를 맞은 끝에(108)” 그의 만화가 잡지에 실렸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릿이란 열정과 끈기를 지닌 채 최상위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것입니다.

나는 수학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끈기’를 신조로 삼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에는 남보다 더 시간이 걸리지만 끝까지 관철하는 끈기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한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두 시간이 걸리거나, 또 다른 사람이 1년에 하는 일을 2년이 걸리더라도 결국 하고야 만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것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나의 신조다.
이러한 신조가 몸에 배어서인지 나는 한 가지 문제를 택하면 처음부터 남보다 두세 배의 시간을 들일 각오로 시작한다.

『학문의 즐거움』(히로나카 헤이스케, 방승양 옮김, 김영사)


그릿의 배양培養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제게 인생의 최상위 목표가 있는지를요. 한가하게 최상위 목표의 유·무를 따져보는 현실은 그런 것 따윈 없음을 웅변합니다. 『그릿GRIT』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천직(최상위 목표)은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최상위 목표 역시 갈고 닦고 기름쳐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최상위 목표를 모색하고 그릿을 발달시키는 방법을 서술합니다. 키워드는 관심·연습·목적·희망입니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이재룡 옮김, 민음사, 2009)

①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말일 것입니다. 문제는 어떤 일이 자신을 뒤흔드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천직을 찾았다고 환호성을 지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른 천직을 찾아 헤매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자는 한 가지 일을 꽤 오랫동안 해봐야 그것이 자신의 천직인지 알 수 있을뿐더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웃라이어』를 쓴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열정(관심)의 대상을 갈구하는 독자가 있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윌 쇼츠의 에세이, 《뉴욕 타임스 십자말풀이를 맞히는 방법》How to Solve the New York Times Crossword Puzzle의 문장들을 일부 빌려와 관심사를 탐구해가는 초기 단계에 적용할 만한 경험 법칙 몇 가지를 제시한 것이다.

당신이 확신하는 답을 출밤점으로 해서 풀어나가라. 당신의 관심사가 아무리 모호해도 직업으로 삼기에는 몹시 싫은 일과 다른 것보다 나아 보이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게 시작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추측하라. 좋든 싫든 관심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다. 십자말풀이의 정답과 달리 당신이 할 수 있고 열정으로 발전할 일은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옳은’ 일 또는 ‘최선’인 일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냥 괜찮아 보이는 방향을 정하라. 얼마간 시도해보기 전에는 그 일이 당신과 잘 맞는지 알기 힘들 수도 있다.

맞지 않는 답은 과감히 지워라. 언제가는 상위 수준의 목표를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쓰겠지만 확신이 생길 때까지는 연필로 써라. (161)

②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끝내 목표한 바를 성취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그들이 ‘의식적인 연습’을 한다는 것입니다. 의식적인 연습은, 열성을 다해 무작정 열심히 하는 연습과 구별됩니다. 그들은 자기 능력으로는 곧장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합니다. 자신의 연습 과정을 글자 그대로 의식하며 연습합니다. 자신과 주위로부터 피드백을 받습니다. 강점을 향상하는 연습보다는 약점을 보완·강화하는 연습에 집중합니다. 연습 시간을 무한정 늘리기보다는 시간을 정해 놓고 양질의 훈련을 합니다. 저자는 의식적인 연습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과학적 원리를 이해(188)”하는 것입니다.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완벽한 집중과 노력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189)
둘째, “연습을 습관화(191)”하는 것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훈련하는 것은 연습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셋째, “연습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것(192)”입니다. 아기는 타자를 의식하며 걸음마 연습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 몸짓의 우스꽝스러움은 연습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저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몰입하여 연습하라고 조언합니다.

책에는 앨절라 더크워스의 주선으로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과 『몰입 flow: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가 의식적인 연습을 주제로 토론하는 인상적인 일화가 소개됩니다.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차잔차키스,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2011, 10쪽)

③ 저자가 제시하는 세 번째 방법은 ‘목적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목적이란 이타적 목표를 추구하는 것을 뜻합니다. 개인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일이면서도 그것이 “타인의 행복에 기여(195)”한다고 생각되는 직업을 가질 때 사람들의 그릿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학자들의 말을 빌려 목적의식을 기르는 방법 세 가지를 열거합니다.
첫째,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라(223)”는 것입니다.
둘째, “회사에서의 일과에 변화를 줄 방안들을(225)” 마련하고, “의미 있고 즐거운 업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각자의 ‘지도’를 만들(225)”어 보라는 것입니다.
셋째, “목적이 확실한 롤모델을 찾으라(225)”는 것입니다.

④ 관심·연습·목적. 최상위 목표를 모색하고 그릿을 배양하는 방법에 대해 차례대로 알아봤습니다.이러한 절차가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심 있는 일을 찾은 뒤에 연습에 매진할 수도 있고, 연습을 하다가 천직임을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관심과 목적이 결부돼 있을 수도 있고, 뒤늦게 목적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희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희망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희망과는 뜻이 다릅니다. 그릿의 기초가 되는 희망은, “우리의 노력이 미래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227)”이며 “내일은 나아질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결심’(227)”입니다. 사람들은 왕왕 난관에 봉착합니다. 이때 희망을 견지한다면 벽을 뛰어넘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 당혹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으로부터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일구지 못하는 사실에 당혹해야 한다.

『철학의 위안: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알랭 드 보통, 정명진 옮김, 청미래, 2012)

희망이 있는 사람은 대개 낙관론자일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낙관론자가 비관론자에 견줘 성취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저자는 또다른 개념을 제시합니다. 고정형 사고방식fixed minset과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입니다. 고정형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지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고 간주합니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은 지능을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여깁니다.

아동·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의지뿐만 아니라 부모·감독·코치·멘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참 잘했어! 굉장한 재능이구나!(243)”라는 표현은 성장형 사고방식과 그릿을 약화합니다. “참 잘했어! 더 개선할 부분은 뭐가 있을까?(243)”라는 표현은 성장형 사고방식과 그릿을 강화합니다. “어려운 거야. 설령 못하더라도 상심할 것 없어.(243)”는 전자의 표현이고 “어려운 거야. 아직 못 한다고 해서 상심할 것 없어.(243)”는 후자의 표현입니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희망을 가르치는 법(255)”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성장형 사고방식 → 낙관적 자기대화 → 역경을 극복하려는 끈기 (256)

첫째, “위의 단계마다 ‘이를 신장시킬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자문(256)”해보라는 것입니다.
둘째, “낙관적인 자기대화를 연습하라는 것(257)”입니다.
셋째, 부모·교사·감독·코치·멘토 등에게 “도움을 청하라는(258)” 것입니다.

아이들의 그릿을 키워주는 법 (261)


양육에 대한 연구와 그릿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양육과 그릿의 관계를 파고든 연구는 아직 부족함을 저자는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기존에 나온 연구를 바탕으로 그릿을 키우는 양육방식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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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위 그림은 “많은 심리학자들이 분류하고 있는 양육방식(280)”입니다. 저자는 아이를 지지함과 동시에 그에게 마땅한 요구를 하는 것을, 그릿을 기르는 양육방식이라고 말합니다(1사분면). 부모가 그릿을 가지고 모범적 삶을 살며 아이에게 지지와 필요한 요구를 한다면 아이는 부모를 존경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릿을 가진 사람 중에는 부모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는 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녀에게 그릿이 생기기를 바란다면 먼저 당신 자신이 인생의 목표에 얼마만큼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있는지 질문해보라. 그런 다음 현재의 양육방법에서 자녀가 당신을 본받게 만들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자문해보라. (285~286)

저자는 아이들이 그릿을 기르는 방법으로 특별활동을 추천합니다. 물론 잠시 발을 들였다가 이내 그만두는 것은 소용없습니다. 저자는 “만약 내게 요술 방망이가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한 특별활동을 적어도 한 가지씩 시키고, 고등학생에게는 최소 한 가지 활동을 1년 이상 지속하라고 요구할 것(295)”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특별활동의 중요한 특징 두 가지를 꼽습니다. “부모가 아닌 성인이 맡아서 지도한다(295)”는 것과 특별활동이 “관심, 연습, 목적, 희망을 기르도록 설계되어 있다(295)”는 점입니다.

나는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를 만나서 내 관점을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에 힘든 일을 완수한 경험이 미래에도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해내도록 준비시키는 최선의 방법 같다고 설명했다. (302~303)

아동·청소년기에 “역경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경험을 할 때(253)” 비로소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252)”이 새겨진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은 무력감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지원, 그리고 그릿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자와 저자의 가족 구성원들은 꾸준히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315)를 실행한다고 합니다. 그 규칙을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1. 엄마와 아빠를 포함한 ‘온 가족이 어려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는 약속이다.
  2. ‘어려운 일도 그만둘 수 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수업료를 낸 기간까지, ‘자연스럽게’ 끝낼 시점이 될 때까지는 그만둘 수 없다.
  3. 스스로 어려운 일을 선택한다.
  4. (추가 조항) 한 가지 이상의 특별활동을 최소 2년간 지속해야한다. (315~317)


마치며


쓰다 보니, 꽤나 긴 글이 되어서 끝까지 읽은 분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독후감보다는 『그릿GRIT』이란 책을 정리한 글이 되었습니다. 변명하자면 이 책에는 등장인물과 인용이 많아서 글에 좀 더 체계를 세울 필요가 있었습니다. 간접인용은 글씨에 진하게 효과를 주었고, 직접인용은 인용 문법을 사용해 나타냈습니다. 간간이 끼어 드는 (『그릿GRIT』이 아닌) 여타 책에 포함된 인용 문장은 제가 과거에 메모해 둔 것이며, 그 역시 인용 문법을 써서 표현하였습니다.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자는 재능을 천시하지 않습니다. 재능은 그것대로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아인슈타인의 두뇌가 없다며 낙망하는 일이 온당할까요? 모두가 아인슈타인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재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열정과 결합된 끈기로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본문에 쓰진 않았지만 저자는 책 말미에 그릿 문화를 언급합니다. 그릿 문화를 가진 곳(사회·단체 등)에 소속된다면 그릿을 키우고 강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저자도 인정하는 바이지만) 사람을 다루는 학문의 결과물은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질 수 없습니다. 저자는 “그릿이 성공의 전부는 아니(356)”라고 강조합니다. “탁월함과greatness 선량함goodness은 다르며, 만약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선량함을 우선으로 꼽을 것(356)”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인간의 성취에 관한 탐구의 여정에 이 책이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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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어도 되겠는걸요.. ^^;;
좋은 책 이야기 앞으로 자주 기대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진짜 이거만 읽어도?! 수고하셨어요ㅎㅎ

하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쓰다 보니, 꽤나 긴 글이 되어서 끝까지 읽은 분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의도적 '그릿' 없이도 술술 끝까지 읽도록 @perspector님이 저자의 주장과 설명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 고맙습니다~

@iamruda님. 완독해주시고 응원의 댓글까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옷! 이렇게 꼼꼼한 북스팀 처음 봅니다. 저장해두고 천천히 다시 읽어 볼께요^^

@polonius79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읽어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

아 이런 정성스러운 글이라니..!!
혹시 수수님이 운영하시는 북리스트 알고 계시나요?ㅎ
이 글은 무조건 수수님 북리스트에 올라가야 합니다!
아래 링크가셔서 댓글로 신청하시면 되어요!
https://steemit.com/kr/@soosoo/link-and-list-30-update-18-03-11-243

@kyunga님, 방문해주셔서 댓글도 남겨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수수님의 북리스트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가 봐야겠네요! :-)

슬프당
이런글이 왜 묻혔찡?
https://steemit.com/stylegold/@stylegold/281y7v-6
요기가서 응모해봐여
최소20달러이상 받길바래

앗. 이 글을 찾아 주시다니! ㅎㅎ 왠지 부끄러워서 응모는 꺼려 지네요. ^^;;

그럼^^제가응모해도되나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핳ㅎ

악. 스티미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책 같아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