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이것은 물이다

in #kr6 years ago (edited)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미국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의 글 《이것은 물이다》를 읽고 생각을 적어봅니다.

책을 보지 못하더라도 원문을 따로 번역한 글이 있습니다. 길지 않은 글이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정식 번역된 책과는 몇몇 단어가 다릅니다.



이것은 물이다

운전을 할 때 가끔은 앰뷸런스가 사이렌 소리를 내면서 달려가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것을 보며 어떤 사람은 앰뷸런스에 생명이 위험한 사람이 타고 있으니까 빨리 갈 수 있도록 비켜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길을 비켜줍니다. 또 어떤 사람은 앰뷸런스에 있는 사람이 아프지 않지만 빨리 이 길을 통과하기 위해 사이렌을 울리며 가는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러한 판단 과정이 실제로 개인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이며 의식적인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 중 일부는 너무나 분명한 오류인데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사실로 확신하곤 한다고 하지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원인 중에 하나가 우리가 태생적으로 자기중심적인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기중심적인 경향을 갖고 있는 것이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것이 우리의 디폴트 세팅, 즉 초기 상태라는 겁니다.

우리가 배움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배웁니다.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이 진정으로 뜻하는 바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무엇을 생각하는가에 대해 선택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고,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런 생각하는 법을 통해 우리는 자기 중심적인 디폴트 세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진실로 중요한 자유는 집중하고 자각하고 있는 상태, 자제심과 노력, 그리고 타인에 대하여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능력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매일매일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사소하고 하찮은 대단치 않은 방법으로 말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이것은 물이다》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2005년 케니언 대학 졸업 축사에서 졸업생들에게 전한 이야기를 다듬고 정리한 글입니다.

근데 왜 이 축사의 제목은 '이것은 물이다' 일까요.
축사의 시작은 물고기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나이 든 물고기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는 어린 물고기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넵니다. "잘 있었지, 얘들아? 물이 괜찮아?
어린 물고기 두 마리는 잠깐 동안 말없이 헤엄쳐 가다가 결국 물고기 한 마리가 옆의 물고기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도대체 물이란 게 뭐야?"

우리는 살면서 물고기처럼 물에 대해서 별 인식 없이 살곤 합니다. 하지만 물고기가 물에 대해서 인식하는 순간처럼 우리가 삶에 대해서 인식하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지겠지요. 매 순간 나와 남을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물에 휩쓸려 가는 물고기가 아니라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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