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연재] 겜블라이프 #6

in #kr6 years ago (edited)

J의 말처럼 한국에 와서도 나는 인터넷 도박은 끊어내지 못 했다.

역시 길거리의 반 노숙 생활을 계속 했다.

달라진 점은 있다. 겜블에 대해 J에게 여러모로 많이 배웠기 때문이다.

살 얼음판을 걷는 나날이었다.

3만원으로 시작했지만 한 순간엔 600만원 가까이 돈을 땃다.

온라인의 도박 사이트들은 보너스를 많이 준다. 나는 그 이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대신 그러기 위해서 하루에도 새로 사이트를 수개는 가입해야 되었다.

나중에는 기억 할 수가 없어서 메모를 시작 하였는데

까먹을 것이 더 많았는데도 가입 된 곳이 200개가 넘었다.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배팅을 하니 돈도 칩도 만져 보지 못 했다.

허공에다 삽질한것 같은 느낌만 강하게 들었다.

돈을 따면 일부로 현금을 출금해 돈을 세어 보기도 했다.

그런식으로 야금야금 딴 돈이 하루만에 무너지는 날 역시 머지 않아 경험했다.

차라리 출정을 하더라도 한번 해볼만한 금액이라 내 자신을 꾸짖었다.

허리에 골수가 질질 흘러나와서 더 이상은 힘이 없는 느낌이다.

오링이 났지만 예전처럼 노숙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간의 고통으로 나는 품위유지비를 남기는 법은 배운 것이다.

품위 유지비는 도박을 하는 돈이 아니다.

혼자 치킨집에 들어 갔다. 들어 갔을때와 시킬때만 남들 시선을 견디면 편하게 혼자 먹을 수 있다.

소주 한잔을 3000cc에 말았지만 배가 불러 다 먹지 못 했다.

술에 진탕 취해서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다가 다리를 접 질렀다.

순간적으로 욕 짓거리를 할 정도로 아팠다.

하지만 이내 발을 질질 끌며 사케를 파는 이자까야에 들어가서 술을 또 먹었다.

혼자 술 먹을때는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먹으면 남들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꽤 괜찮다.

둘이서 혹은 셋이서 삼삼오오 모여 외롭지 않은 그들의 대화를 억지로 듣지 않아도 되고

그 사람들의 청각 없이 오직 눈으로만 관찰할 수도 있다.

전혀 관심이 없는 얼굴로 그 사람들의 얼굴과 체형, 표정, 옷차림, 풍기는 분위기등을 보면서 어떤 사람

인지 무슨 상황인지 추리 해보기도 한다. 그런한 행동에 의미는 없다. 그냥 하는 것이다.

술을 먹으면서 적당히 취하고 노래를 들으면 감정이 두배로 살아난다.

노래 듣는 맛도 난다. 그러면 혼자라도 술 맛이 더 난다. 그럼 술을 더 마신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노래 듣는게 아니라도 무엇인가를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 심지어 한번은 혼자서 술집에 들어가서 책을 읽으며 마신적도 있었다.

물론 집에서도 술 먹으면서 책을 보는건 내 취미중에 하나다. 그럴때면 가족들은

날 외계인 보듯 봤다. 근데 그들이 안해봐서 그렇지 한번 해보면 좋다. 추천한다.

집에서 혼술할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술만 먹어도 괜찮은데

술집에서 가만히 홀로 앉아 오로지 술만 마시고 있노라면 마음이 너무나도

외로워 서글퍼지기 때문이다.

공든 탑이 하루만에 무너진 후 맨 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숨이 턱턱 막혀 왔다.

아침에 출근길에 바쁘게 움직이는 인간군상들을 볼때면 나는 뭐하는 인간인가 싶기도 했다.

평생을 꾸준히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그런 안정감을 꿈꾸는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공무원이 인기인가?

당시의 나는 돈을 복구 해야 된다던지 누군가 만나고 싶다던지 어떤 욕구도 없었다.

계속 술을 처 먹었다. 술을 처먹고 혼자 있는 방안에서 울어 본적이 있는가?

이름 모를 모텔에서 술을 처먹고 소리내어 울었다. 지난 몇년의 과거는 나만큼 긍적적인 인간도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크게 사무치는 한이 되었다. 슬픈 감정에 몸뚱아리와 정신을 내 맡기고

그 세상으로 들어가서 목 놓아 처 울다가 현실로 돌아오니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내 세상을 자각하니 현실은 티끌만치도 변한것이 없었다.

표현 하기 모호만 내적 변화만이 느껴졌다.

그것이 더 가벼워진 것인지 무거워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술을 과하게 먹다보면 기상했을때 속이 굉장히 쓰리고 허하다.

하지만 해장술이 들어가면 진정이 되며 어제는 잊고 몽롱하게 새로운 음주가 시작된다.

돈은 곧 떨어졌다. 어쩔수 없이 또 선택이 아닌 돈에 쫒겨서 마지 못해하는 도박을 했다.

결과는 DVD마냥 안봐도 뻔하다.

하지만 그래도 노숙은 없다.

그 쫑돈에서 조차도 품위유지비를 남겼다.

게임의 결과가 패배로 현실에서 나타날때 순간에 그 돈 마저 갖다 박고 싶은 욕구는 정말

강렬한 것이지만 그 돈으로 쉴 곳을 마련하고 배를 채우고 담배를 피울 무렵이면 잘 참았다는

생각 또한 아주 묵직하게 다가왔다. 지금은 겨울이다.

품위 유지비의 기준은 게임을 하기전에 총 시드의 %로 정해지는 것이기에

아무리 져도 소액이라도 밥 먹고 잘 수 있는 품위유지비가 남아야 한다.

총 시드가 품위유지비도 안될돈이라면 어떤 경우라도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

대신 숙소는 모텔에서 찜질방으로 격하 되었다.

그래도 또 술을 처먹기 시작했다. 한국에 들어온 후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다.

사람은 나에게 위로가 되지 못 한다. 오직 술 뿐이다.

가게에서 먹기엔 돈이 부담이 되었다.

술과 종이컵과 그리고 과자를 사서 노상에서 처 먹었다.

취기가 오르면 눈을 감고 뻗어서

내 격렬한 정신세계속으로 들어갔다. 쉬다가 술이 좀 깨면 간단한 컵라면이나

밥을 처먹고 찜질방에 들어가 잤다. 술에 취하면 찜질방 못 들어가기 때문인데

재밌는 점은 찜질방에서 맥주를 판다는 것이다.

취해서 들어가는것은 용납할 수 없지만 들어와서 취해도 된다는 것인가?

하긴 찜질방에 와서 이렇게 꽐라가 되는 사람은 없겠지.

찜질방에서는 맥주 외에도 치킨을 팔았다.

치킨과 생맥주를 먹고 싶지만 돈이 없다. 치킨냄새는 미칠듯이 코를 찔러왔다.

인터넷 도박에서 뽀찌나 쿠폰이 들어오면 그 돈을 도박을 하고 이기면 치킨처럼

먹고 싶은것과 술을 처먹고 가끔 길가에 파는 싸구려 옷이나 양말도 샀다.

돈이 남으면 모텔에서 잤다.

찜질방에서 먹고 싶던 치킨을 사먹었을 때는 정말 내가 뭐라도 된것 마냥 엄청난

만족감을 느꼈다.

나는 내가 그릇이 큰놈이라고 생각 했는데

치킨한마리와 생맥주 두잔이 내 그릇에 차고 넘쳤던 것이다.

만족은 짧았고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서글펐다. 게다가 배가 불러 치킨은 몇쪽 먹지도 못 하고 남겼다.

게임에 지면 당연스레 노상에서 술을 처 먹고 찜질방에서 잤다.

나중에는 돈이 없어도 경치가 멋진곳을 택해서 노상을 까기 위해 몸을 이동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루는 영도 다리 밑에서 노상을 깐후 벤치에 누워있는데 YH라는 친구를 만났다.

YH의 집안 사람이 건어물골목에서 유통 사업을 꽤 크게 하는데 YH는 스무살때부터

그곳에서 짬 날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생각해보니 그 돈을 받아서 술을 나에게

술을 사준 적이 있었다. 여기서 이놈을 만날 줄이야. 이런 추레한 몰골로 말이다.

정말 부끄럽기 이를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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