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 안해원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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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 안해원

그저 까닭없이 흔들리랴
삶의 순간을 붙잡은 까닭이다
내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내게서 벗어나려는 몸짓이다
하늘아래 오도커니 서 있는것이 아름다움일까
허리가 굽어 부러지도록 삶을 붙들고 휘청거림이
그래도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것이지
놓치지 말아야 할 진실인 것이지


《작가노트》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을까. 지치고 힘든 어느날 강 가에서 강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나무를 무심히 보았다. "저러다 부러지진 않을까?" 나의 물음 앞에서 나무는 "살아 있다는 건 어김없이 다시 일어 서는 거야!"라고 대답하듯 다시 일어 선다. 난 그에게서 생명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보았다. 내게서 벗어나려는 삶을 부둥켜안고 끝내 버텨내는 것. 그것이 삶의 진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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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이 늘 그렇습니다.
오늘 또한 그런 날이니

흔들리다
흔들리다
흔들림이 제살이 되면...

흔들리다 흔들리다 어느새 자신이 바람으로 인해 튼튼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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