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영국 이야기 - 영국의 장례식.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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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의 블로그를 보신분들은 제가 Hertford에 다녀온걸 아실거예요. 여행기의 일부로 썼지만 사실 제가 Hertford를 다녀온이유는 저희 남편의 사촌형의 장례식을 참석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한국은 누군가가 돌아가시면 바로 병원에서 3일 밤낮 장례식이 치뤄지지만 영국은 사망이후 몇주 혹은 몇달뒤에 장례식이 거행되기도 해요. 돌아가신 사촌형의 장례식도 3주뒤에 치뤄졌습니다. 왜 장례식이 미뤄지는지는 사실 저도 알지 못해요. 조사할경우도 있고 장례식을 거행할 교회를 찾는것도 이유가 될수도 있고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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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참석했던 장례식도 큰 교회에서 이뤄졌어요. 날씨가 따뜻했던 날이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고인의 가는길을 지켜줬습니다. 모든 장례식이 슬프지만 채 50도 되지 않고 젊은나이에 돌아가셨기에 마음이 너무나도 무거웠어요. 아이들은 아직 초 중학교를 다니는 꼬마 아가씨들이고 암의 재발로 인해 너무나도 단시간에 목숨을 앗아가 모든가족들의 슬픔은 정말 표현 할수도 없었죠.

한국의 장례식은 손님들이 밤낮끊임 없이 찾아오고 식사대접을 한뒤 마지막으로 종교에 따라 식이 거행되지만 영국은 사망이후 장례식의 날짜와 시간을 정해 그때 지인들이 찾아와 교회에서 예배형식으로 대부분 진행 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장례식 이전에 결혼식이 진행 됐었는지 교회 문가에 꽃잎들이 흩어져 있더라구요. 요즘엔 장례식이라고 해서 모두들 검은옷만 입지 않더라구요. 남자들은 대부분 양복을 입고 여자들은 원피스같이 단정하게 입지만 색깔에 그리 구애받지 않는듯해요. 고인의 가족들도 밝은 색을 입은 사람들 그리고 청바지를 입고온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아무래도 영국의 장례식은 고인의 살았던 삶을 축하하고 같이 좋은 기억을 나누는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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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사촌형은 저도 한번 만나본적이 있는데 정말 자상하고 친절했던 사람으로 기억해요. 저희 남편도 정말 좋은사람, 남을 아끼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밖에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좋았다고 합니다. 고인의 부모님, 저희에겐 고모와 고모부의 슬픔은 말로 표현할수도 없겠죠. 이분이 돌아가신날 가족들이 모두 모여 바베큐를 했다고해요.

That's what my son would want.

왜냐면 생전에 너무나도 활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걸 좋아했던 고인이 아마도 남은 가족들에게 그날 슬퍼하는 대신 자신의 삶을 축하해주길 바랬던걸 알고 있으니까요. 물론 남은 가족으로써 나는 슬프지만 고인이 진정으로 원하는걸 해주는 가족들을 보고 많이 깨닭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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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들어가면 잔잔한 오르간이 연주되고 식이 진행됩니다. 대나무로 짜 꽃으로 가득 장식된 관이 들어오면 하객들이 일어서 경의를 표합니다. 관은 주로 가까운 가족이 들고 오는데요. 가장 슬펐던건 80이 넘으신 아버지가 고인의 관의 앞머리를 짊머지고 반대 머릿쪽에 짊머지던 손자가 혹시라도 할아버지가 무게를 가누지 못하실까 할아버지의 어깨를 꼭 붙들고 같이 들어오더라구요. 돌아가신 사촌형은 정원사셨고 평소 자연을 사랑하셨데요. 그래서 그가 좋아할만한 친환경적인 대나무로 역인 관을 선택했다고 하더라구요. 모두들 그 관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가족에게 이야기 했어요. 고인의 어머니인 저희 고모는 애써 웃음지으며 자식이 가는 길에 최대한 슬픈 표정대신 미소를 보여주려 노력하셨습니다. 그마음 어떻게 표현할수 있을까요??

식의 진행은 평소 고인이 좋아했던 혹은 좋아할만한 찬송가가 몇곡 포함되있고 중간중간 가족들이 나와 고인과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 그리고 의미있는 일들을 같이 나눕니다. 영국의 장례식은 슬픈 이야기만이 아닌 사람들에게 웃음과 미소지을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그래야 좋은 기억을 가지고 남은 분들도 힘들지만 살아갈수 있으니까요.

우리형은 다른가족이 아닌 자기가 암에 걸린게 다행이라고 했어요. 만약 자신이 아니라 다른 가족이 암에 걸렸으면 아마 형은 그 슬픔을 감당하지 못했을거예요.

동생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언제나 자신보다는 남을 우선시했던 형을 이야기 합니다. 딸은 아빠의 사랑을 이야기하듯 사랑에 대한 성경구절을 씩씩하게 읽고 평소 고인을 친아빠처럼 여겼던 조카는 삼춘이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해줬던 그리고 평생동안 기억할 조언을 이야기 합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너무나도 많은 아쉬움이 남았어요. 이분을 좀더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너무 먼거리에 있다는 이유로 단 한번밖에 만나보질 못했네요. 장례식을 마치고 평소 고인이 즐거 갔던 펍에 모든 사람들을 초대해 간단히 식사를하고 장례식이 끝났습니다.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그것보다도 그의 삶을 축하해줬던 이날 아마 오랬동안 기억에 남을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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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슬픔을 강조하는 문화와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작별이란 가장 큰 아픔이지만 반대로 새로운 시작이라고 봅니다.

결혼식 후에 장례식..같은공간에서 진행할수도 있기때문에 그렇겠네요..
영국과 한국 문화는 많이다르네요.!

한 사람이 인생을 잘 살았는가 못살았는가는 그사람이 죽을때 알수있다고 하죠, 주위에 진정으로 슬퍼해주는이들이 많다면 편안하게 눈을 감을수있을겁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빕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고인을 추억하는건
참 가슴 먹먹한 일인거 같아요 ..

참 아름다운 장례식이네요. 고인께서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에 명복을 빕니다.
어린딸들이 마음에 걸리네요. 아직 아빠에 손길이 필요한 나인데.

그래서 더 슬펐는지도 몰라요.. 다행이 씩씩하게 지내고 있어서 참 감사한일이죠..

옥자님이랑 남편분 많이 슬프셨겠네요..
그래도 가시는길 외롭지 않으셨을거라 생각되네요..
요즘은 여기도 장례식 분위기가 많이 밝아지긴 했어요..
슬픔을 애도하지만 식이 끝난후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참석해준 지인들과
담소도 나누고
전 나빠보이지는 않더라구요...
수고 하셨읍니다...

어떤장례식이던 슬프지만.. 이렇게 유럽식의 장례식이 남는사람들 그리고 떠나는 고인을 추억하기에 더 좋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장례식을 다녀오곤 참 많은 여운이 남았답니다.. ㅠㅠ

옥자님과 참석한 모든 분들의 고인에대한 슬픔과 사랑이 담담하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합니다.

아련하네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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