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체인 #2. 철학 : 신뢰의 표현형

in #kr6 years ago (edited)

블럭체인 #2. 철학 : 신뢰의 표현형

블럭체인은 누구를 어떻게 믿을것이냐는 신뢰의 문제가 낳은 산물이다.
원시공동체 구성원 각자는 잉여 식량을 다른 구성원의 몸에 저장했다.
흡혈한 박쥐가 여분의 피를 굶주린 박쥐에게 주듯이.
구성원의 숫자가 적어 마치 대가족처럼 살던 원시부족은 타인의 몸에 먹을걸
저장함으로써 상호간의 신뢰를 획득했다.
신뢰라는 자본이 모든 구성원에게 분산되었던 것.
그러다 힘이 쎄진 부족장이, 신을 대신한다는 제사장이, 왕이,
교황이 신뢰를 독점했다.
인문이 발달해 아무도 의심치 않았던 권력자들의 신뢰성을 견제하는 장치들이 고안됬다.
정치와 행정, 경제를 담당하는 관료제, 진실을 주장하고 다투는 변호사와 재판과 사법제도가 등장했다.
관료제와 근대의 입법, 사법, 행정기제가 민중을 배신하자 마침내 현대적의미의1인1표제의 민주주의가 발화했다.
거의 모든 현대의 정치권력은 투표와 선거로 자신들의 신뢰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블럭체인과 비트코인은 은행, 특히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그 출발의 주요요인이었고 그들이 내세우는것 또한 탈중앙화다. 원장(은행 전산시스템에 통으로 저장되어 있는 모든 계좌의 거래원장)을 중앙에서 즉 몇몇 극소수 은행이 독점관리하지 말고 우리가(peer 또는 노드, 분산된 컴퓨터) 모두 검증하고 오류가 없다면 모두 같은 내용의 원장을 공유해 해킹이나 사기와 조작을 방지하자는게 블럭체인 가상화폐의 사상이다.
은행없이, 금융권력없이 작동하는 금융시스템은 곧 정부없이 작동하는 입법, 사법, 행정 시스템과 같은 개념이다. 원장과 거래의 신뢰를 분산한다는것과 그 처리비용이 무료라는 것과는 별개문제여서 블럭체인과 가상화폐 관리비용을 어떻게 조달할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또 모든 거래를 분산된 peer가 검증하고 저장하고 공유하다보니 거래속도가 참을수 없을 정도로 느려진다.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의제를 다루면 1년, 10년도 걸리는것과 마찬가지다.
신뢰, 신용은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누구를 대체로 믿지만 완벽히 믿지않는다. 제대로된 인간계 시스템은 불안하고 믿을수 없는 우리 인간을 전제로한다. 그래야 현실적이고 유용한 제도요 시스템이다.
그리고 모든 신뢰는 비용을 요구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밥을 사주고 피를 나눠주고 시간과 관심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도 배신당한다. 하지만 배신은 일종의 매몰비용 아닌가.
나는 블럭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중앙정부 개입없는 완벽히 분산된)가
성공할것이라 믿지않는다.
그들도 인류의 오랜 역사가 증명하듯 과점을 형성하고 몇몇이 독점하며 결국 기존 은행보다 더한 탐욕의 민낯을 보여주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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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블록 체인상의 신뢰는 비용과 더불어 모든 구성원의 투명성을 요구합니다. 투명 인간은 존재의 상실이고 투명한 사회 역시 그 존재의 소멸을 의미합니다. 비밀이 없는 인간은 그자체로 죽은 인간이며 비밀이 없는 사회 역시 죽은 사회가 아닐까 싶네요 . 블록 체인과 스팀잇의 최대 결함은 "비밀이 없는 투명함 " 입니다. 아마도 그 문제 때문에 나중에 필연코 댓가를 지불하리라 봅니다. 존재의 소멸일지 그 어떤 것이 될지는 모르지만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사회나 개인은" 필연적으로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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